호텔을 나와 당연히 터키 친구가 아는 줄 알고 따라 간것이 내 잘못이다.
미니버스가 러시안 바자르( Bazar)옆에서 떠난다는 정보를 가진채 한참을 걸어 거리의 청소부에게 묻고는 다시 300여미터 간길을 되돌아와 정문을 지키고 있는 군 초소 잔다르마(Jandarma:군인)에게 묻고 , 30여미터 걸어 구멍가게주인에게 묻던 그 터키녀석을 따라 1키로를 걸었다.
썰렁한 해변에 있는 큰 중고차 시장을지나 바자르까지 갔다.
시장에 놀러나온 소녀들이 한국 노처녀를 붙잡고는 같이 사진을 찍고 야단이다.
드물게 보는 동양 여자이고 더욱 빠지는 인물은 아니어서 인기였다.
터키 녀석이 잘못 온 것을 깨닫고는 길 건너 멀리 보이는 정류장에서 돌무쉬("가득 채운다"는 뜻으로 미니합승 버스 혹은 합승택시)를 타고 우리가 출발 했던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길을 가면 엉뚱한 것을 보게 되는 즐거움은 커녕 야간버스를 타고온 당일 아침부터 거리를 헤매고 있는게 우스웠다.
돌무쉬를 타려면 고속도로 위로 길게 난 육교로 건너 가야 하는데도 자기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 미안한지 이녀석 고속도로로 막 가는거다.
육교위에서는 한아이가 못간다고 소릴 지르고 .
내가 중간 분리대에도 철조망이가 있어 못간다해도 막무가네다.
설령 없다해도 수없이 달리는 차를 어떻게 피한다 말인가.
터키 녀석, 고속도로앞을 막고있는 철조망까지 다녀오더니 포기하고 모두 먼 육교로 올라가자 육교위에서 놀고 있던 꼬마가 얘길한다.
"거봐요,제가 못간다고 했잖아요."
나는 알지 못하는 터키말을 알아 듣는데 터키 녀석은 자기 모국어 터키어를 이해못하는 것 같다.
돌무쉬를 타고 다시 돌아온 곳이 슈멜라 수도원 돌무쉬 정류장(사진)으로 과거 러시안 바자르가 있었던 곳이다.
우리가 투숙한 잔 (Can)호텔서 겨우 150미터 거리에 슈멜라행 돌무쉬가 있는 것이다.
두시간을 헤매다 도로 제자리에 온 것이다.
작은 호텔 주변으로 풍성한 여인들이 보이는 것이 Hooker임에 틀림없다
나중에 안것이지만 공원옆 "울소이 버스회사"에서 투어용 미니버스를 타면 10리라(8,000원)에 수도원앞까지 가는 것을 공연히 시간낭비,돈낭비만 했다.
작은 미니 버스안에서 졸면서 수도원 밑에 도착하자 치켜본 절벽옆에 자리한 수도원이 멀리 보였다.
돌아가는 돌무쉬가 오후 2시 15분으로 겨우 두시간이 남아 있다.
수도원까지 걸어가면 40분거리다
시간없다고 택시타자고 주장하는 노처녀와 택시값이 너무 비싸다고 티걱태걱하는 두사람을 놔두고 나는 혼자 걸어갈 터이니 알아서 하라고 나는 걷기 시작했다.
걷다가 차가 오면 히치 하이킹이라고 할 작정이었다.
처음부터 여행을 함께 하자고 한 사이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마나 여행이 같은 방향일 뿐이었는데 완전히 장님에게 안내를 맡긴 꼴이 되어 버렸다.
내가 나서지 않은 것은 터키녀석이 저희 나라말로 오죽 잘하랴 싶은 생각이었고 이스탄불에서 호텔까지 운영(실제 주인인지? Manager인 것은 확실하다)하고 있다는 '믿음'때문이었다.
노처녀는 오스트렐리아에서 1년간 있었다는 것 말고 여행에 능숙하지 않고 터키녀석 하는 꼴을 보니 여행과는 거리가 먼 친구다.
그저 오로지 관심이 있는 것은 한국처녀가 아닐까.
여행중 무엇을 물을 때는 조금 배움이 있고 알만한 사람들을 골라야 하는데 안내자로 청소부,초소일병,구멍가게 주인을 골라내는 녀석.
터키 말만 잘하고 여행경험이 없는 친구다.
조금 걷다보니 빈 미니버스가 올라온다. 손을 들어 세우니 공짜는 아니고 3리라(2,400)만 내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목적한 슈멜라 수도원에 도착한 것이다.
5세기경 처음 두명의 수도사가 은둔장소로 세웠다는 수도원.
밑은 4월의 봄,먼 저 높은 산엔 아직도 눈이 남아 대조적인 풍경이다.
수도원을 내려가는 계단.
수도원 안뜰로 들어가면 작은 기도실,예배당들이 있고 벽과 내부는 프레스코 그림의 성화다.
9세기경 그렸다는 프레스코화.보존 상태도 안좋고 수없는 낙서가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지배자가 아닌 현대의 파괴자들이 어디나 존재한다.
굴뚝위로 보이는 설산.
동굴을 뚫어 예배당을 만든 천정에 그린 성모 마리아.
이수도원은 슈멜라 "메리예마나(성모마리아를 의미)"라고도 부른다.
예수그리스도.
봄속에서도 녹지 않고 있는 산의 눈. 터키가 좁은 나라가 아님을 말해준다.
수도원 관람을 마치고 잠시 쉬는 동안 이곳에 놀러온 대학생들을 만났다.
사범대생들이다.어느 곳이나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즐겁다.
제일 앞 남학생이 카라(kara),오른쪽 여학생이 세린(Selin)이다.
성격들이 밝고 기본이 무슬림 사회에서 여학생조차 무척 개방적이다.
그들의 사진은 여행후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그들과 얘기하는 동안 한국 노처녀와 터키녀석이 올라왔다.
수도워 안뜰 밖으로 보이는 건물은 14세기에 건축한 것으로 여성 수도자들이 기거 하던 곳.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서도 크리스트교를 인정 받아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다니 지배자의 관용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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