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산책

가을 여행(11)-강릉 안반데기

Jay.B.Lee 2022. 10. 25. 19:32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안반데기"다.

행정 구역이 강릉에 속한 곳으로 실제는 멀어 강릉이라고 부르기에 애매하다.

별을 보러 온다는 곳.

별을 보기에 평창 청옥산이 낫지 않나 싶다.

가는 길에 차량이 서로 피할 수 없는 좁은 길이 나온다.

이런 길에 마주친 차들이 밤에 서로 욕하고 싸웠다는 얘기다.

도로 옆에 차를 간신히 피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그러나 왕복 차량들이  가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네비의 안내를 따르자 막다른 길 라마다 호텔 공사장에 들어섰다.

포기하고 서울로 가자는 아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항상 앞장서서 이끌고 온 내 삶에 변화는 없다

다시 네비를 시작하여 안반데기로 향했다.

골짜기 전체가 속초나 강릉보다 더 붉게 물든 산.

시간을 낭비한 탓에 안반데기 도착한 시간은 한낮이다.

사진 찍기에 제일 난감한 시간이었다.

 

촬영: Sony RX100 M3

 

화장실 앞이 주차장이고 주차장 앞엔 안반데기 카페가 있다.

우선 풍력 발전기가 있는 전망대로 천천히 올라갔다.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다. 

경사진 산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다니 인간의 힘은 위대하다.

밭은 비옥과는 거리가 먼 아직도 돌이 섞인 흙이다.

돌이 있는 건 흙이 쓸려 나가지 않기 위해 다 골라내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1995년 정부는 화전민들에게 그들이 개간한 토지를 개인 소유지로 인정해주었다 한다.

그전에는 국유림에 불법으로 농사를 진 거였다.

<안반>은 떡메로 떡을 칠 때 사용하는 떡판이며 <데기>는 땅이라는 의미다.

데기는 밭데기를 알면 이해가 쉽다

이곳 "안반데기"의 모습은 떡메로 움푹 파인 떡판의 모습처럼 푹 파인 모습이라 그렇게 불려졌다 한다.

이곳 사람들에게 안반데기란" 비탈"이기도 한다.

그네들의 자조적인 삶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안반데기에 약 30여 가구가 살며 일별해 본 그네들의 삶은 풍요로워 보인다.

펜션이 있고 카페가 있다.

고냉 배추를 심고 난 자리엔 봄이 오기까지 아무것도 심지 않는다 한다

하우스 농사를 짓지 않는 덕에 겨울은 쉴 수 있겠다.

 

이 길을 따라가면 전망대 정자에 이른다.

현재 전망대는 폐쇄하여 공사 중이다.

산 위에 올가면 뭐가 있을까.

계속되는 비탈길의 밭들.

욕심을 덜 부리고 중간중간 숲을 남겨 놓았으면 경작지로 이상적이지 않았을까.

봄을 위해 밭을 고르고 내려가는 트랙터.

카페 건물은 기울듯 설계했고 간판 디자인도 멋지다.

건물 내부는 심플하다.

커피 외 여러 가지 차가 있고  아이스크림을 사도 된다.(왼쪽 아이스크림 냉장고)

마을이 훤히 보이는 햇볕이 잘 드는 창 옆으로 한쪽 벽에는 안반데기의 역사를 말해주는 사진들이 있다. 

당시 신문사에서 취재하며 촬영한 사진들로 추측한다.

카페에서 핑크빛이 고운 털남방를 입은 노인을 만났다.

사진 속의 마을 지도자처럼 보이던 청년이 본인인가 묻자 그는 사망했다고 했다.

 위 사진에서  하단 소와 함께 찍은 청년이 자기라고 했다.

타이머신이다.

새파란 청년이 금방 초로의 노인으로 변했다.

안사람이 고냉배추 팔아 떼돈 버셨겠어요 인사차 농담을 하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 겨울에 눈이 얼마나 오는지 궁금했다

전에는 2미터 정도 쌓이던 눈이 지금은 눈이 조금밖에 오지 않는다 한다.

노인은 서울에 아파트 한채  사두었다는 자랑을 은근히 한 뒤 청색 자가용 더블캡 트럭을 몰고 떠났다.

건강히 풍요롭게 오래 살기 바라는 마음이다.

소를 잡고 있는 청년은 노인이 되고(좌측)

 마을 남쪽 끝도 궁금해 차로 와보았다. 이곳 역시 밭과 몇 채의 집이 계속 이어졌다.

 

떠나기 전 카페 아래  마을을 보고 싶어 차로 내려가 보았다.

마을엔 마을 회관과 정자 펜션이 있다.

왼편 위로 작게 보이는 카페 "안반데기"

늦은 점심을 횡계 "한우 국밥집(15,000원, 장터 국밥 10.000원)"에서 마쳤다.

귀경길에는 올 때와 달리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집에 도착했다.

별탈없이 여행을 다녀와 감사하다.

'국내 여행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릉 하슬라 Art World(2)  (2) 2022.10.29
국립 수목원의 가을  (5) 2022.10.27
가을 여행(10)-주문진항의 새벽  (4) 2022.10.25
가을여행-강릉 솔향 수목원(9)  (2) 2022.10.25
감자바우와 월화 거리(8)  (0)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