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에서 내려다본 아끈 다랑쉬.
아끈은 작다란 의미로 작은 다랑쉬로 보면 된다.
다랑쉬오름을 오르고 그냥가기에 미안도 하고 시간여유도 있어 아끈 다랑쉬마져 올라가 보기로 했다.
해발 58미터.
사진에서 보는 매끈한 작은 분화구가 사실 헤치고 걷기 힘든 억새밭이다.
힘이 남아서보다 시간이 넉넉해서였다.
소요시간 30분.
다랑쉬 오름 주차장에서 확연히 들어나 보이는 길을 따라가면 억새풀이 반긴다.
역광으로 보면 저녁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 깃털이 황금색으로 빛난다.
연금술사의 기적이다.
입구에 안내판(경고판)이 있다.
"이 오름은 사유지이므로 이곳을 오르며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은 오로지 당신에게 있습니다"
당연한 말로 자신의 책임이어서 조심해야한다.
아끈 다랑쉬에 자란 유일한 나무 한그루.
이 나무 한그루와 작은 아끈 다랑쉬를 다듬으면 보물로 변할 수 있다.
이곳까지 올라 오려면 급격한 경사를 올라야하고 까맣게 변한 화석 흙들은 미끄러워 넘어지기 쉽다.
다행히 별도로 가져간 K2 케쥬얼 트레킹화가 도움이 되었다.
나무를 지나 10미터 더 올라가면 그때부터 평지다.
이곳의 분화구는 낮아 평평하다
아끈다랑쉬에서 올려보는 다랑쉬 오름
오름 소유주의 조상 무덤(?)
오름을 돌지않고 반을 간다음 가운데 분지를 반자르듯 난 길을 따라 걸었다.
3분의 2정도를 가서야 길이 없어졌음을 알았다.
실제 걷기 보다 중간 억새 가운데사진을 찍으러 많이 들어왔다는걸 짐작하게 한다.
사진에서는 단순해 보여도 억새밭을 헤치고 나와야 할만큼 거칠고 빡빡하다.
뒤돌아 본 분화구 지름길
나홀로 다시 반겨주는 나무.
아끈 다랑쉬 밑에서 작은 기쁨을 선사한 날.
참하게 생긴 처자가 일행과 떨어져 혼자 스마트 폰을 이리저리 얼굴과 맞추며 힘들게 셀피를 찍으려 하고 있었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처녀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마침 잘되었다는 표정이다.
위치와 거리를 바꿔가며 네장을 찍어 주었다.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었는지 갑자기 "야호"하며 방방 뛰는 모습이 조금전까지 참하던 처녀가 맞나 싶었다.
몇발자욱 걷자 억새속에서 개를 안고 있는 여자를 사진 찍고 있는 키 큰 남자를 보았다.
키 큰 청년에게
"사진 함께 찍어줄까요?"
"그러시면 좋지요."
안고 있는 개는 어린 갈색 콜리(양치기개)였다.
가깝게 다가가고 ,방향을 조금 다르게 ,구도를 달리 하여, 세워서 네장을 찍어 주었다.
저녁 햇빛과 개와 칼러풀하게 입은 그네옷이 잘 조화되어 사진이 곱다.
인물들도 아주 밝고.
사진을 확인해보며 입이 벌어진 청년
'아 ~왜 이렇게 사진을 잘찍으세요? 하고 소리를지른다.
마지막에 한말이 더웃긴다.
'" 저희랑 한번 더 올라가세요.ㅎㅎ"
밝은 청년들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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