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행·산책

북한산 둘레길 12구간 -충의길

Jay.B.Lee 2020. 10. 20. 22:19

사진:12구간 입구 가는 길(모두 스마트폰 사진)

 

 

월요일. 이번 주는 12구간을 걷는 날이다.

구파발 역에서 내려 704번 버스를 타고 사기막골 가는 버스를 탔다.

20여분 걸려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나혼자다. 대부분 북한 산입구에서 하차했다.

사기막골-충의길-솔고개-교현리 까지  구간으로 약 3.7Km거리다.

1시간 45분정도 소요된다

사진찍고 ,쉬고 천천히 걸어 2시간 반을 잡아 본다. 

"사기막골"은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이고 "교현리"는 양주시 장흥면 북한산로로 시경계를 지난다 

전날 배운 수업을 복습하듯 지난번 11구간 끝에서 내려온 길을 다시 오른다

 

산빛이 일주일 사이 변해 길도 깨끗해 보이고 가을이 더 가까이 왔음이 실감난다

 

충의길 시작 지점

 

북한산 근처에서 가장 좋은 풍경을 전망 할수 있는 곳.

인공 구조물이 없는 이유다

12구간은 미니 출렁다리가 세개나 있다.

일부러 흔들어 보는 재미가 있다.

어찌나 튼튼하게 만들었는지 흔들리는 것도 잠시다.

다리 하나만이라도 좁게, 많이 흔들리게 만들어 둘레길에 활력을 넣어야했다.

 

좌측부터 첫째봉우리가 인수봉(8125미터),숨은 벽,가운데 큰 봉우리가 백운대(8365미터), 사진 가운데 세번째 큰 봉우리가 염초봉(662미터)이다

미니 출렁다리

 

우이령길은 전에 한번 걸었다.

하루 출입 인원을 제한하여 인터넷으로 신청하거나 "경로"에 해당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전화 접수를 받아준다.

현재는 어떻게 운영하는지.

우이령 길은 글자 그대로 길이라 걷기가 수월하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금방 새로 포장한 아스팔트처럼 폭신한 길이 나온다.

산길도 아스팔트 같은 길이나 불량 도로 같은 길이 있다.

잘닦여진 시멘트 도로 같은 부드러운 길도 있다.

숲냄새에 코끝이 시원한  느낌이더니 금방 끝났다.

길끝에서 몇그루의 소나무가 주는 위로란  그 동안 잡목사이를 걸어온 보상이다

큰 도로로 나가기전 요새같은 집을 만났다.개인 주택아닌 연구소.

계속 따라다니던 헬기의  요란한 프로펠라 소리도 뜸해졌다.

주택가 담장에 마치 제철처럼 활짝핀 빨간 장미 한송이가 왜 그렇게 이쁠까

 

뜰안의 가을.

대로로 나서면 나무로 가려진 군부대와 마주친다.

언제고 적들과 싸울 준비는 되어 있는거냐?

큰 길 옆의 오래된 개인 농원이 있다

나무 사이로 오래된 조각 몇점이 모두 폐기 직전이다. 

석고를 부어 만든 조각이다.

너무 궁금해 통통 두드려 보았다.

 

 

아지트.

러시아어 Agitpunkt에서 온말을 뜻하는걸까.

원래의 러시아 단어는 사상,선동 교육센터였다.

저항 조직원이나 범죄자들의 로 변형되었다.

둘만의 공간을 의미하는 거라고 넘겨 짚어 본다

이층에 가면 전망이 좋겠다

 

12구간의 끝에 발견한 갤러리 카페 "다솜"

몇십톤은 족히 되어 보이는 바위는 저절로 굴러온 것 같지 않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넓은 정원을 보며 천천히 올라갔다

집이 요즘 스타일로 지은 집이 아니다.

옛 빨간 모터 사이클도 있다.

너무 조용하고 사람이 없어 밖에 앉아 있던 큰 키에 골격이 좋은 백발이 멋진 주인에게 카페를 열고 있냐 물어야 했다.

정원에 흐르는 음악은 재즈의 선율이다

 

 

실내의 모든 장식이 오래된 ,마치 유행이 지난 물건들을 잘 간직한 클래식한 분위기다.

 

남자분은 조각가. 부인은 화가라고 소개를 한다

두분 다 카우보이 모자를 썼다

대부분 유화가  오래된 그림이다.

최근에 그렸다는 봄의 북한산은 은은한 보라빛이 신비스럽다 

설경 그림들이 좋다.

 

주인 아저씨가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왔다는 믹스견 강아지.

어려서 ,사람이 그리워서 누구에게나  달라붙어 물어대는

귀여운 강아지.

얼굴이 순수 그 자체다

 

다솜 카페 방문은 뜻밖의 수확으로 갤러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12구간 끝에는 "양평해장국" 이 있다.

오늘 점심은 '두유,단감, 떡,파프리카.말린 체리로 대신했다.

배가 불러 가져간 사과는 먹지 못했다.

마지막을 커피로 마무리한 12구간 코스다.

사진으로만 보아 아름다운 코스로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너무 평범하고 걷기 쉬운 구간이다.

사람에 따라서 실망스러운 구간이 될수도 있다.

그러면 왜 걷는가?

북한산 둘레길을 걷기로 나자신과 약속한 이유가 그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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