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기

카사블랑카(Casablanca)

Jay.B.Lee 2016. 8. 27. 04:40

 

사진: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새벽 거리의 모습

2007년 모로코 여행시의 본인의 여행기를 영화 카테고리로 옮겨보았다.



"여행을 통해 생각은 호기심으로 가득 채워지고 ,마음은 더욱 강인해지며,영혼은 그지없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인간의 사고란 한번 확장되기 시작하면 절대로 원래의 편협함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없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권 기왕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90키로 떨어진 카사블랑카는인구 4백만의 모로코 최대의 상업 도시다.
평균 기온이 여름 24도, 겨울 15도로  부담없이  여행 할 수 있는 곳이다. 
가장 더운 대륙중 가장 추운 나라라는 곳이 실감 나는 곳.
폴투칼인들이 15세기에  붙인 이름  "흰집"이 그대로 도시명이 되었다.
근처 인접  국가에서는 항로가 직접 연결되는 카사블랑카를 잘 기억하겠지만 Casa가  이방인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은 순전히 영화 "카사블랑카 "때문이다.
여행을 오기까지 카사블랑카가 모로코의 어디쯤 붙어있는  항구인지 솔직히  잘 몰랐다.
모로코에서 촬영된  영화중 가장 유명한 것은  Peter Otool 이 출연한 "아라비아의 로렌스"다.
물론 촬영만 했지  모로코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에서 수많은 낙타들이 질주하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현재처럼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지 않고 그 수많은 낙타를 한꺼번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중동을 다녀본 사람들의 얘길 들어 알고 있다.

또 최근에 개봉되는 맷 데이먼의 "최후통첩(Ultimatum)"도 모로코 Tanger에서 촬영,골목길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격투장면이  일품이라는데  화면이 크고 음향시설이 뛰어난 극장을 찾아볼 예정이다.


영화 카사블랑카는 "시간을 초월하는 명작"으로 불리워지기도 하는  멜로드라마면서 로맨스,음모,미스터리가 아주 적절히 잘 조화된 영화다.

 미국에서 선정된 100편의 영화중 두번째를 차지 한것을 보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알수 있다.
1942년 상영되었으며 이영화로 전시의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 각본상도 받았다.
명작은 긴 산고 끝에 탄생하기도 하지만 그 시대에  있어서는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1930년대 후반  극작가 머레이 베넷의 기행문에 기초, 연극 대본"Everyone comes to Rick's(모두가 릭의 술집에 온다)"를 기초로 씨나리오를 썼고 촬영하며 씨나리오를 고쳐쓰고 마지막 비행장 장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촬영 일주일 전까지 고심했다는데  영화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누가 누굴 권총으로 쏠 것이며   엘사(잉그리드 버그만)가 남편과와 떠나야하는지, 옛 애인 릭과 함께 떠나야 하는지.
어쨋든 이런 불후의 명작이 영화 제작사에서  일년에 영화 50편을 찍어대는 영화중의 그저 하나였다는 것(Just one of Fifty) 을 생각하면 김 빠지는 얘기다.
때론 모르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Rick(험프리 보카트)의 회상 장면으로 시작하는 Rick's Bar "Cafe  Americana"의 시끌벅적한  바에 릭의 전 애인 엘사(잉그리드 버그만)가 "Play ,Sam"하며 연주를 부탁하는 장면은 명장면중의 하나다.
"As times goes by(세월은 가도)"는 지금도 시공를 넘어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관객들의 마음을 적시는 곡이다.
영화상에서 신비주의자며 신랄한 독설가,자유주의자로 분한 험프리 보카트는 여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케서린 헵번과 주연한 "아프리카의 여왕"이나  정신 나간 함장으로 출연하는  "케인호의 반란"에서 보는 험프리 보카트의 연기는 그 당시 수준으로 보아도  잘 봐줄수 없었는데 "카사블랑카"에서는 그의 갈라지는 목소리와 함께 잘 어울리는 역할을 해내었다.
김지미씨의 아름다운 용모가 목소리로 깨어지 듯 험프리 보카트는 목소리 때문에  요즈음 시대에선  점수가 많이 깍일 배우다. 
어느 책에선가  brassy( loud and unpleasant)란 단어를 보았는데  험프리 보카트의 목소리에 꼭 맞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레이건 대통령이 배우였던 시절  릭 역에 로날드 레이건도 거론었다고 한다.
아마 그렇다면 현재까지 불후의 러브 스토리로 남아 있을까 의심스럽다. 
제작자인 헬 웰리스는 잉그리드 버그만이 엘사역에 맞는다고 생각했고 우연한 "횡재'였다고 말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이야말로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유일한 배우"란 확신 때문이었다.
실제로 모하메드 5세 광장 하이야트 호텔 1층에 '카페  아메리카나"가 있다지만 영화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이다.

뭔가를 기대했다면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중의 기억할 만한 대사:
"세상의 모든 도시의 하고 많은 술집중에서,그녀는 우리 술집에 걸어 들어와야만 했다."


새벽 싸구려 호텔에서 일어나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어제의 피로를 푼다. 
아침 공기가  상쾌한  길을 걷다보니 길에서 둥그런 밀가루 부침개같은 것을 굽는 아주머니가  있다. 
아침에 파는 것을 보면 아침식사로 먹는 것 같고 호기심에 한장을 샀다.
손바닥만한 것 한장에 200원.
마침 옆에 새벽부터 문을 연 카페가 있어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방금 산 부침개를 맛보았다.
인도의 '난'처럼  맨 빵도 아니고 기름에 튀긴 것도 아닌 , 기름을 둘러 구운 것이 정확한 표현 같다.
달작지근 하고 고소한 것이 입맛에 잘 맞는다.
게다가 커피와도 잘 어울리고.
아침 곧바로 난길을 따라 중심가 쪽으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우중충한 건물들이 이어지고  하얀  건물들이 이곳이 카사임을 말해 주었다.
지도없이 감각에 의해 거리를 걷는 다는것이  불편했다.
다운 타운으로 보이는 대로에 이르자 조금 떨어진 곳에 모스크(Mosque)가 보인다.
아침 출근들을 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보이고 어디나 사람 사는 모습은 같다.
아침부터 길에서 생오렌지 쥬스를 짜서 파는 아저씨가 있다.
나보다 먼저 쥬스 짜는 것을 기다리던  아가씨가  이방 여행자를 위해  먼저 마시라고 양보를 한다.
그렇게 해서 커피,부침개,  쥬스로  오늘  아침은 해결이 된 셈 이었다.

카사에서 볼 곳을 점검해본다.
1.모하메드 5세 광장
2.Hassen Mosque
3.Ancienne Medina(구 시가지)
4.Nouvelle Medina(신시가지)
5.Bar Casablanca
6.Port Casablanca
7.등대
8.마하리프 시장

카사같이 큰 상업도시에서 큰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여행자의 권고가 떠 오른다.
"치명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마라케쉬(Marrakesh)"의 유혹이 손을 뻗힌다.
호텔로 돌아가기에 너무나  많이 걸어 왔다.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와 말이 통하지 않아  수갑찬 흉내를 내고 판사가 방망이를 두드리는 시늉을 하자 알았다며 법원 앞에 척 내려준다.
호텔이 법원 부근에 있었기 때문이다.
카사를 생략하고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기차역은 호텔에서 도보로 5분 이내의 거리다.
마라케쉬행 기차를 탈  역이름은   Gare  Casa  Voyageurs로, 카사에 있는 4개 역중의 하나다.
아담한 크기의 역 대합실은 깨끗했다.
기차표를 파는 매표소 위의 디지탈 시계,매표소 건너편의 벽시계,개찰구 위에 달린 고색이 짙은 둥근 벽시계-3면의 모든 시계가  모두 5분 간격으로 다 틀린다.
대합실의 옆의자에 앉아 있던 승객에게 모든 시계가 틀리다고 가르쳐주자 웃으며 별거 아니란 표정이다.
별것 아닌 시계를 믿는니 개찰구에 나아가  승강장에서 오는 기차를 기다리는 편이 확실할 것 같았다.
또 한가지를 배운다. 
기차역의 시계도 믿지 말 것.-오직 너 자신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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