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파트 이웃과 인사를 시도한 모니터 요원에게 인사를 받아준 사람들은 30프로에 불과 했다고 쓴 기사를 보며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학위를 얻어 귀국하여 교수 얘기가 생각났다.
교수인 목사님이 지금도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이웃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는 것이다.
오래 전 해외에서 귀국하며 다시 옛날 살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나의 개인적인 경험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북미에서처럼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인사를 하다가 한 반년이 지나자 나도 모르는 사이
한국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먼저 보는 사람이 Hi! 한다던지 Good Morning 하며 인사를 던지던 북미의 습관이 완전히 잊혀진거다.
출국전 몇몇 알고 지내던 이웃 외에는 인사가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서서히 읽어 가는 순간 서서히 동화되고 말았다.
이곳은 한국인거야.
나는 한국인이고.
아파트 같은 단지 내에서 다른 동으로 이사를 한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도 다시 시도해 보았건만 별로 신통치 않았다.
몇살 연상인 부부에게도 꼬박 꼬박 인사를 건네보았지만 인사를 제대로 받는 적도 없고 먼저 하는 법이 없었다.
교만한 사람들과 인연이 없는편이 나아 엘리베이터안에서 마주쳐도 다시는 인사를 않자 왠일인가 궁금해할지 모르겠다.
등산을 가도 전처럼 올라가고 내려오며 기다려 주어 감사한다던지 인사하는 사람들이 적어진 세상이다.
재건축 대상인 아파트에 원주민은 점차 줄고 세입자가 많아져 시간이 가면서 이웃과의 관계는 더 소원해지고 있다.
먼친척 보다 이웃 사촌이 더 낫다라는 말이 아직은 유효하나 어느 날 그 말마저 사라졌을 때는 우리의 삶은 너무 삭막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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