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를 무시했다는 사람들 때문에 보란듯이 성공하겠다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성공 이후입니다."-혜민스님
12,3년전 얘기다.
직장 선배 한분이 이사를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월급장이로 대기업 이사를 끝으로 직장을 떠났으니 평년작은 된 셈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사유로 회사를 떠나며 도태당하며 ,알지 못하는 사이 저만큼 밀려나는지 오랜 세월이 지나고 보면
그 때 그사람들이 아니다.
선배는 한부서에서 잠시 나와 함께 근무하다 이곳 저곳을 거쳐 지방 공장을 거친후 판매본부를 끝으로 회사를 나왔다.
선배가 회사를 새로 설립했다는 얘기를 듣고 태헤란로의 회사를 찾았을 때 깜작 놀랐다.
직원들은 25명 정도에 기사가 있고 비서까지 있었다.
대기업에서 보고 배운 바는 있어서 완전히 구색을 잘 갖춘 회사였다.
세련된 고가의 가죽의자와 고급 탁자 ,대기업에서도 보기 힘든 가구들로 일류 회사를 방불케했다.
회사 입사시 일등으로 입사했던 선배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오기가 많았던 선배다.
소프트 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전 직장을 거래처로 열심히 뛰었건만 밀어주라는 회사의 지시가 없는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무모하게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까지 걸었다.
매출은 미비하고 밑빠진 독에 물붓듯 2년이 지나자 선배의 사업은 완전히 거들나 버렸다.
그 사이 살고 있던 고가의 아파트가 운영자금으로 날아갔고 또하나의 아파트마저 팔아야했다.
게다가 사람 좋았던 선배는 후배 보증까지 서주어 결국 2억원을 부담해야했다.
보증은 어리석게 왜 서주었냐고 묻자 부부가 집에 찾아와 울면서 부탁하는데 어떻하냐고.
다행히 지금은 분양 받았던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쇼핑몰 운영에서 얻는 수입으로 최악은 면했다
집기도 중고로 몇개 사고 ,사람도 몇명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야 했었다고 과거의 오욕을 되색이며 선배는 회한의 눈물을 삼켰다.
자기를 내보낸 회사 사람들에 보란듯이 과시하고 싶은 '성공의 욕망'이 선배의 눈을 가려 버리고 말았다.
성공 이후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가 더 중요하다.
생존이 달린 문제라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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