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변화된 새 삶

Jay.B.Lee 2012. 8. 9. 07:05

 

오랫만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다.

 동창들 십여명이 모인 자리에 그가 지팡이를 집고 나타났다.

살짝 뇌경색이 왔다며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들이 자길 제일 부러워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복권에 당첨돤 사람이 얻어 먹기만 해서 되겠냐고 오늘 맘껏 고기와 술을 먹으라고 큰소리다.

장인에게서 유산으로 받은 20여억 때문에 복권 당첨된 걸로  소문이 난걸 본인도 아는 모양이다.

사실 그를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수십년 성당을 다닌 친구앞에서 성경 귀절을 줄줄 외더란 얘기가 궁금했다.

대학 때 막걸리를 마시고 강의실에 들어가자  내어 쫓는 교수를 다른 친구((그는 나중에 목사가 되었다)와 함께 그 자리에서 두들켜 팬적이 있다.

대학에서  퇴학 당한후 다행히 숙부가 이사장으로 계시던 대학으로 옮겨 겨우 졸업한 전적이 있는 친구다.

대학에 있던 친구들이 어떻게 그의 전력을 소문 내어 놓았는지 선배인 ROTC들 조차 골치 아픈 녀석으로 간주하여 건들이지 않았다 한다 .  

학교 졸업후 사업을 시작하며 업무용 자금을  개인용으로 마구 써버려 결국 빚과 함께 다른 친구에게 인계하고 말았다.

아침엔 호텔 사우나에서 시작,아침 식사까지 그 곳에서 마치고  일주일에 한번 룸싸롱 순례, 그리고 경마로 보내던 망나니 시절이다.

집안이 좋아 나중에 지방 백화점 사장까지 맡겼지만 신통찮아 오래 붙어 있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 직업다운 직업없이 후리 랜서 부로커  비슷하게  전전하며 지내왔다.

인물은 훤칠하고 천성이 말주변이 좋아 인간 관계는 좋은 편이었다.

다행히 처복은 있어  한국 최고의 명문여고, 대학을 나온 약사를 배우자로 만났다.

삼남매를 두었는데 그들이 모두 잘자라 훌륭한 사회인이 된건 순전히 부인의 공이다.

자녀들이 머리가 영특한 것은 어머니를  더 닮았다.

동창들 아들, 딸 결혼식에  한번 간적도 없었는데막상 자기 큰 딸 결혼식엔  50여명의 친구들이 직접 와주었고 축의금만 보내준 동창들도 30여명 되었다고 너무 감사하다던 친구.

그 후 동창들 결혼식엔 꼭 빠지지 않고 나타난다.

술과 담배를 끊은뒤에 찾아온 가벼운 뇌경색.

그래서그가 신앙인이 된것인지 아내를 따라 이제 교회를 다닌다고 한다.

오늘도 술자리에서 맥주 한모금 조차 마시지 않았다.

자식들조차 믿지 않지만 자기의 변화된 삶은 "아내"만이 안다는 고백이다.

언제 불러갈지 모르는 우리의 인생이다.

시간이 흘러 자식들에게서 진정  변화된 삶을 살았다고 인정받아 부디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기를!

그 간  살면서  부인에게 지난날 안겨준 고통은 마지막 날까지 참회하고 보상해야 한다.

교회를 나가고  성경모임에 나가  말씀을 묵상하며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서 기쁘다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린다.

 그가 지난날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아는 사람들에겐  정말 믿기 힘든 삶의 변화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