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친구 아들

Jay.B.Lee 2012. 2. 22. 08:39

일년에 두서너번 초등학교 모임을 가지게 된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어서 언제 만나도 마음은 포근하다.

 간혹 자녀 결혼식이 있으면 그날은 또 하나의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되는 셈이다.

 상당수는 초등학교 동창이 중학교 동창이고 중학교 동창이 고교 동창이기도 하다.

지방에서 서울와서 살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은 남녀  50여명.

그중 20여명이 열심히 나오고 마침 연말이면 캐나다 벤쿠버에 이민한 친구가 들어 오는 때여서 마치 동창회 참석하러 오는양 자주 보게 된다.

초등학교 친구중엔 은퇴한 대기업 중역출신도 있고 금융인출신,오토바이 상사 사장,약사,개성을  오가며 사업하는 사업가,전산감리 대표,동양 철학가,약사,전직 고위 관료,변호사등과 전직 여교사,여류 물류사업가 ,영관급으로 예편한 간호장교 출신도 있고 가정 주부등  다양하다.

이북을 오가는 사업가인 친구가   맛을 보라고 이북에서 가져온 "들쭉주"를 가져왔다.

조금 조악해 보이는 포장케이스와 재생유리로 제조한듯  투명유리병에 담긴  보라빛 술빛이 탁하고  촌스럽다

친구 얘기론 그래도 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이 라고 하니까 이북의 기술 수준,사정을 짐작할만 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한 맛이라는  술한잔씩을  들고는  각자  근황 이야기를 한마디씩하기로 했다.

그중 한 친구의 얘기가 흥미롭고 안타깝다.

 

중학교때도 한반이었던 친구는  잠시 금융권에 몸을 담았다 지금은 화장품을 제조 ,미용실과 피부관리실에 공급하고 있다.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들마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알고 있지만 사고 이야기를 상세히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친구는 4년전 택시를 타고가다 네거리에서 충돌하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뒷자석에 좌석 벨트없이 앉아 있다 나중에 얘기듣기로 자신이 뒷자석바닥 사이에 끼어있더라ㅣ했다.

그는 사고로 어깨뼈와  팔뼈가 조각조각 부서지고 말았다.

수차에 걸쳐 없이 수술을 받으며 회복 될 무렵 오토바이를 타던 아들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를 듣고 병원에 달려 갔다고 한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 얘기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란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아침,뜻밖에  남동생이 병원에 연락도 없이 왔다고 한다.

 출근하자마자 지난밤 꿈이 이상해 형회사에 전화를 걸어 형이 병원에 갔다는 직원의 얘기를 듣고 왔다고 한다.

지난밤 꿈에시커먼 사람들 서넛이 보이고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나  어머님이 작은 책상같은 것을 내리쳐 뽀개버리라고   몽둥이를 주시더란다.

어머님이 시키는 대로    몽둥이로 책상을 힘껏 쳐놓고 보니  이상한 꿈이라 형회사에  전화 했던 것이라며 조카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한다.

어머니가 시키는대로 했다는 믿음에서 나온 동생의 말이었다.

아들은 조사결과로 달리는 차에 친후  다시 자동차에  후드와 유리창에 부딪치며 43미터 거리를 날아 갔다고 한다.

몸이 하나도 다치지 않은 것은 떨어지며 차후드에 부딪쳐 완충작용을 했다고 했다.

 문제는 헬멧을 착용했어도 입은  뇌손상이 제일 문제였다.

혼수 상태에 있던 아들이 깨어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친구는 결혼이 늦어 아들 딸이 다른 친구들 보다 많이 늦다.

아들이 깨어나면서 한말은 우리말이 아닌 영어였다고 한다.

우리말을 잊은 듯 계속 영어로만 얘기하는데 평상시 영어를 잘했냐는 우리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 기가 막힌것은 드라마에서 보던 아들의 부분 기억상실증이었다고 한다.

미술대 1년이던 아들은  깨어 난후 자신을 고교 1학년으로 알고 있더라고 했다.

누나도 같은 대학 미대생이고  해서 나중에 많은 선배등 대학 친구들이 찾아와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는 1년전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기억 못해 왜 할아버지 할머니는 찾아오지 않지 하더라고 해서 기가 막혔다고 한다.

지금은 다행히 기억이 많이 회복 되었다.

 단지 평생 여러가지 운동은 못할 것이란  의사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친구는 지난 4년여 동안 부모님이 2개월사이로 돌아가시고 본인 교통사고,아들 교통사고등 너무 좋지 않은 일들만 있었는데 올해 부터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고 밝은 표정이다

친구는 아들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순간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 못해주어 후회되더라 했다.

이제는 아들에게 전화할 때나 얘기할 때 "아들아 사랑한다"하고 말을 하고 얘기를 시작한다고 한다 .

처음엔 아들이 엄마에게 아버지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하더라 했다.

나는 부모님이야 워낙 연로하셨으니까 2개월 간격으로 돌아가신 것은 불행이 아니고 복이라고 해주었다.

 또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교통 사고 날 확율이 얼마나 되며, 둘다 죽을 뻔 하다가  살아날 확율이 얼마나 되냐고 물었다 .

기적이 따로 없고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고 위로해 주었다.

 친구로 하여금  아직 하나님이 그들을  사랑하고 늘 보호하며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