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토정 비결과 점이야기

Jay.B.Lee 2012. 2. 3. 08:52

어린 시절 12세가  넘자 아버님은 빨간 무늬로 된 책력을 사다가 생일을 계산하며  설날이면 토정 비결을 심심풀이로 봐주시곤 했다.

그때가 군대 복무후 복학하여 졸업할 시기였던가 보다.

그해 보았던 내 운세의 토정비결은 이렇게 시작된다.

"장안을 말을 타고 달리니 만인이 우러본다..... .한번 보검을 빼는 날 그 빛이 발하리라.... " 

취직을 앞둔 해여서 좋을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  그 해 가을 네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었다.

당시 놀러온 이종 사촌형도 운세를 봐주었는데 "북망산 바라볼제......"마지막 결론이 <죽는 괘>로 나왔다.

그러나 지금 이종형은 튼튼히 살아있다.

 토정 선생이 자기 아들 관상을 아무리 봐도 빌어먹을 상이라 토정비결을 만들어 주며 그걸로 빌어먹으라고 했다는 야화가 있다.

처음엔 잘 맞았는데 사화로 책들을 불태울 때 반이 뜯겨져  나간 것을  후세에  보완하여 엉터리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요즈음 토정비결은 일년운세외 달에 따라  상세한 해설이 나오는 데 그 소리가 그소리다.

토정 비결이란 물조심,이재 조심,사람 조심하란 얘기가 아닌가.

 

년말 친구들과 식사를 하다가 친구가 식사를 대접하는 친구 J와 오래전 함께 점집에 갔을 때 역술인이 J를 가르키며 "이 양반은 아무것도 없고 있는 것이라곤 妻福박에 없다"고 해서 우리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금융회사에 다니다 은퇴후 요리연구가인 안사람이 차린 음식점  카운터에 앉아 있던 그친구는  오는 손님마저 가고 싶을 정도로 정없게 굴었다.

우리가 보기에 지금도 처복으로 잘살고 있는 그를 보며   어떻게 역술인이 한번에 맞출수 있었는지 궁금하긴 했다.

역술로서 박사학위를 따고 강의까지 하고 다니는 동창이 있다.

술좌석에서 얘기하길 사업운이 안풀려서 오는 사람에겐 2-3년뒤엔 잘 풀릴거라고 얘기해준다고 한다.

오죽하면  찾아오며 지금이 바닥일 터이니 2-3년 뒤면 더 나아질 곡선을 타지 않겠냐는 것이다.

오래전 하숙생 시절.

하숙집에 세들어 사는 아주머니가 계룡산에서 오랜 동안 공부하고 온 도인이라며 데려와 복채도 없이 하숙집 아주머니의 말성 꾸러기 아들 사주를 보아주었다.

 나중에 아들 셋중 제일 효도를 할거라고 위로해 주더니만 미국 이민후 사망하여 제일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아내의 친구가 있다.

두 부부는 아주  부자로 보기에는 입는 것이나 용모나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둘이서 한번 역술인을 찾아가자 두 부부에 대하여 자수 성가아닌 "타고난 부자"라고 결론을 내리더라고 했다.

그에 재미들려 옷도 허름하게 입고 반지및 시계 없이 이곳 저곳 찾아가도 똑같은 소리를 하더라고 했다.

아내의 친구 남편은 평생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결혼후에도 부유한 아버지가 주는 도움으로 매월 생활비를  받으며 살았다.

그 아버님은 할아버지가 물려준 땅(서울 시내)을 한평도 팔지않았다고 자랑할 정도 였으며 증권회사 지점장들이 그분의 투자를 따라할 정도로  이재에도 밝은 분이셨다.

아내의 친구 남편은 형제가 셋이었는 데 한명은 지병으로 사망해 부친 사망시  상속 재산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그 남편에게는 홀로 독신으로 사신 고모가 있어 남편은 평상시 아들처럼 잘했다 .

고모가 죽으며  조카인 남편에게 재산 상속을 해주었는데 그 땅이 태릉 배밭이다.

얼마후 태릉 배밭이 아파트 단지로 편입 되어 수십억의 보상금을 받았다.

그 때가 IMF 사태가 났던 시절이라 보상금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넓고 좋은 땅을 싼값에 매입 할수 있었다.

3-4년후 우연히 그 땅 옆으로 군에서 도로를 신설해주어 토지 가격은 당연히  뛰어 올랐다.

그 부부를 볼 때 마다 '타고난 부자'라고 했다는  역술인들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은 내 사위가 총각때  술집 근처에 있던 사주 카페에서 사주를 보았던 모양이다.

동갑인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될 거라고 하였단다.

결국 동갑인 내 딸을 만나 이년후 결혼 했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사주를 믿고  결혼해야 할 여자라고 단정했는지 모를 일이다.

인간 개인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긴 하지만 믿을 것이 못된다.

단지 가장 확실한  우리 모두가 죽는다는 것 .또하나의 세상으로 간다는 것 -그것만 믿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