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은 주일이 다섯번이 있어 일년 두번은 통상대로 마지막 주일은 은퇴하신 원로 목사님 두분이 설교하시는 날이다.
한신대 교수님이셨던 목사님 차례인데 몸이 불편하셔서 하반기에 예정 되었던 거동이 조금 불편하신 이상훈 목사님이 대신 오시기로 한날 ,집사 한분이 모시고 왔다.
(참고로 우리 작은 교회는 한국의 네개 대표 신학대 교수이신 목사님들이 돌아가며 설교하신다.교파가 없다)
이 목사님은 과거 서울 신대 교수로 우리교회 초창기 부터 목회 설교를 하시다 원로 목사로 은퇴하신지 벌써 여러해가 되었다.
한때는 미국의 유명 부흥사의 설교를 통역한 적도 있고 저술을 많이 하셨다.
마지막 저서 "예수의 이야기-성찬에서 부활 승천의 사실적 변증까지 모든 것"는 신학생이나 성직자들이나 일반 성도들에게 흥미로운 책이다.
성경속에서 예수께서 말한 예수의 자기 증명을 어학적 방법으로 확인하신 강의자료를 정리하신 책이다
서두에 쓰셨듯 신학대생들이 현장적 요구에 부응, 교회의 성장 ,설교이론 , 실제 선교이론과 현장 교육등 실천 신학에 집중하여 모든 신학의 기초이며 전부여야하는 예수의 연구가 부족함을 우려하셨다.
30년에 걸친 연구물을 읽다보면 항상 수려한 언어를 선택해 물흐르듯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음성을 듣는 듯하다.
오랜만에 오신 목사님은 이제 눈이 침침해 잘 안보이고 보청기가 없으면 전혀 들으실 수 없는 연세가 되었다.
고질병으로 달고 있는 당뇨는 친구 삼아 인슈린주사를 집에서 맞아가며 건강 관리를 해오시다가 3년전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져 고생하셨다.
이제는 지팡이가 없으면 걷지를 못하신다.
혹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설교라고 생각하셨는지 살아온 지난날을 간증하셨다.
6.25당시 신학대 1년생으로 충주에 있다가 인민군에 잡혀 끌려가며 이제는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셨단다.
당시 돈이 없어 신발은 군화를 신고 아랫바지는 군복을 입고 머리는 짧게 깍아 군인으로 볼만도 했다고 했다.
죽음을 앞두고 간절히 기도할 때 마침 먼 친척이 우연히 큰 나무를 지나다 조카를 보고 "이친구는 내가 비서로 쓰려고 아침에 얘기했는데 저녁까지 답을 달라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둘러대더라는 것이다.
그 먼 친척 아저씨는 충주 인민 위원회 위원장이라고 했다.
군인들은 "그래요" 하며 어제밤에 낙하산 타고 내려온 공수부대원들을 색출중이라며 목사님의 손과 손가락을 보고 총을 많이 쏴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혔는지 신발을 벗겨 행군을 많이 해 발가락이 헤지고 발바닥에 굳은 살이 있는지 확인하더라고 했다.
그리곤 상의를 벗겨 오른 쪽 어깨에 총끈에 의해 멍이들어 있는지 확인하더니만 "아닌가보네.동무가 알아서 하시오"하고 다른 사람들만 끌고 갔다고 했다.
안되겠다 싶어 원주집으로 돌아와 있다가 이번에는 밀고 올라온 국군에게 피난 안가고 남아 인민군에게 부역한 수상한 놈들이라고 또 잡혔다고 한다.
동생은 울고 마당에 실신하다시피한 어머님을 뒤로 하고 군인들에게 끌려가며 이젠 죽겠구나 하고 간절히 기도하고 인솔하는 군인에게 자기가 신학대학생임을 밝혔다고 한다
마침 옷에 달고 다니던 방패형의 학교 뱃지를 보여주자 자기도 기독교인이라며 놓아주는데 저기 김집사님도 데려 가야한다고 해서 둘이 간신히 살아 왔다는 것이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 돌아오자 정말 어머니는 맨발로 뛰쳐 나오셨다고 했다.
54년 신학생으로 학업을 마치고 군종 장교로 근무하다 60년대에 미국의 에스버러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으신후 오랜동안 서울 신학대학에서 후진을 가르치신 분이시다.
1985년 기독교 100주년사에서 일백인중 한국의 대표 신학자 13인에 선정 되시기도 하셨다.
옛날의 수려한 언어 구사로 낭낭히 설교 하시던 모습은 사라지고 당신은 건강하다 하시지만 이제 세월은 막을 수 없는 연세가 되셨다.
통상 설교 예정 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50분이 지났다.
하고 싶으신 말씀,남기고 싶은 말씀이 너무 많으셨다.
이날의 설교 제목은 "내게 금과 은은 없거니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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