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아내에게 투자하기

Jay.B.Lee 2008. 1. 22. 08:58

지난 년말 동문회에서 환갑도 축하할겸 부부 동반으로  큰 모임이 끝난 뒤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집이 한 방향인 친구가 말했습니다
"김XX, 대단한 친구야"
"왜?"
"부인이 뭘 마시고 싶다하니까 일어나더니 얼른 음료를  가져다주데"
그날 식사는 부페였습니다.
"자넨 안사람에게 그렇게 안하나?"
"난 평생 그래본적이 없지"
"그 김XX가 대단한 친구면 나는 어떤가?

나는 안사람이 뭘 마실줄 몰라 찾기도 전에  후식으로 쥬스와 수정과를 안사람 앞에 미리 대령해 놓았지 뭔가

안마시는 것은 내차지고"
그 친구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우린 일찍 퇴직했고 그 방면에 선각자.

  내년이면 퇴직할 그 친구가 걱정이 됩니다.
평상시 미리 미리 투자해 놓아야 하는 데 깨달음이 적으면 나중에 힘이 듭니다.
아님 큰소리칠만큼 믿는 구석이 있던지요.


한국에서 계실땐 온 집안에서 그렇게 큰소리치며 사시던 숙부께서 미국 이민후 나이 드셔서 작은 어머니께   하루 종일 구박 받으시는 것을 보고   연민의 정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실 숙부께서는 숙모께 당해도 할말이 없을 처지로  나이들어 조카와 조카 며느리 앞에서까지 수모(?)를 감당하시며 사시는 걸 보며 우리 부부는 Florida 올랜도를 떠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불쌍한 작은 아버지!"
이제 두분 모두 돌아가셨고 숙부께서는 한가지 확실한 교훈은 몸으로 남기셨습니다.
안사람에게 평상시 잘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나중에 따스한 밥 한그릇이라도  얻어 먹으려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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