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과 이주기

재건축 아파트 이주 이야기(1)

Jay.B.Lee 2017. 6. 9. 20:25


사진: 2017지난 봄 아파트 4단지 풍경.나무가 이렇게 많은 아파트는 우리나라에  유일하다.


아파트 단지 입구,도로 중간마다 경축 "관리 처분 승인"현수막이 나붙었다. 

재건축 얘기가 나온이래  10년이 넘어선지 큰 감동도 없다.

처음 시공사 선정시 주민들의 과도한 욕심에 S,G건설들은 일찍 보따리를 쌋다.

누가 손해 가능성을 보아가며 참여를 하겠는가 

대신 H,L 건설,H 개발등이 콘소시엄으로  시공자로 선정되었다.

지나고 보면 재건축 소리 나올 때 "팔고 튀어야"한다는 기본 전략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떠나면 그만이지만 교회 ,체육센터 이웃친구등 익숙한 것에서 자의로 떠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거주지와 직장에서 이미 경험을 통해 적응력이 좋은 편인데도  나이들어가며 움직이는 자체가 불편이 된다. 

재건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중간 중간에 주택 재건축 조합 현임원진을 다 내쫓아야한다는 반대파의 방해공작이 수없이 있었다. 

일을 할 것 같아 뽑아준 입주자 대표회의  대표회의 의장은 우리 재산 다 날린다며 관리 사무소를  장악한 이점을 이용 조합장과 대표위원들 내쫓자고 , 마지막 총회투표 반대를 외쳤지만 90%이상의 찬성으로 모든 안건이 진행되었다.

주민을 밤낮으로 방송으로 괴롭히던 사람들이 정작 투표장 앞에서는10여명이 총회 반대 현수막 들고 왔다가 돌아 갔다고 얘길 들었다.

반대 세력이 하나의 견제 조직으로 구성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 의미가 없다. 

입주자 대표회의 의장과 임원도 우리가 뽑아준 사람이요 재건축 조합장과 위원도 우리가 뽑아준 사람들이다.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 우리가 뽑은 사람들을 내쫓기로 하자?

세상에 이런 모순된 조직이 있을까.

재건축조합  위원장은 그동안 고소 ,고발로 14번이나 검찰에 불려갔으나 전부 무협의로 나왔다고 했다.

재건축 절차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자 지긋지긋하게 여긴 주민들은 빨리 진행되길 바란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누가 해도 더 잘한다는 보장도 없는 시기였다.

11,0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단지여서 여기저기 걸리적 거리는 곳이 너무 많았다.

아파트 곁에 조그만 습지가 있어 생태환경을 물고 늘어진 한 여자 주민의 민원으로 조사하고 관계기관에서 회신 받는데 6개월이 소요되었다.

환경보호란  올가미는 참 무서운 보검이나 진배없다

그분야 대표주자 비구니 "지율"이 왜 생각나는건지 .

"관리 처분 승인" 현수막이 나붙자 아파트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아파트 주민들이 조금씩 술렁대기 시작했다.

경부 ,중부 고속도로를  5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사방팔달이요, 지하철도 기존 5호선역외 9호선역도 거의 완공 단계다.

네모 반듯한 정방형 대단지는 길건너 뒤로는 일자산이 있고 바로 근처에 올림픽 공원을 두고 있고  주거단지로 매력적인 곳이다.

단지 흠을 잡자면 길하나 사이로 송파구가 아닌 강동구라는점이다.

올림픽 공원에는  영구히 새건물이 들어설 염려없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산다는 건 축복이다. 

학교 개학에 맞추어 전세입주자들 일부는 자녀들을 위해 재빨리 근처로 이사를 했다.

나이가 70대 중반 이상된 사람들은 완공이 되어 들어오면 빨라도 4년이라 살아서 무슨 영광을 보리요하고 정든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의 새아파트로 이사해 버렸다. 

솔직히 4-5년후 80세에 살아 있을지 죽어 있을지 확신도 없는 마당이다.

전세주고 나가있던 주인들은 단기로 다시 월세,전세를 주기 어려워지자 자기들이 직접 다시 들어와 사는 집도 우리동에 두세대다.

여유있는 어떤 주민들은 자기 자금으로 일찍 전세를 얻어 나가버리고 집을 비워두었다.

최소한 빈집의 아파트 관리비는 년말까지라고 부담하겠다는 의지다.

우리 동 40세대중 4가구가 벌써 비었다.

집들이 비어가는 건 길거리 주차장의 상태로 짐작이 간다. 

오죽하면 밤늦게 들어와 차를 주차하기가 어려워 비양심적인 장소-어떻게 저곳에 주차 했을까 하는 현상이 사라졌다.

(오래된 아파트라 지상 주차장만 있다)

내가 건강을 위해 새벽에 나가는 단지내 아침 첫시간 수영장 각반의 수강 인원이 여름이 가까운 지금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내가 참여하는 자유 수영 Lane 엔 회원이 8-9명으로 수영이 힘들더니 지금은 세네명으로 한적하다.

년말 까지 수영장을 운영한다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미리 미리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아파트 재활용 가구 집기를 사겠다(헐값에 먹겠다)는 업체의 광고 현수막들이 나붙고 서서히 <주민의 대이동>이 시작될 조짐이다

일주내 나온다는 이주 안내공문만 기다리고 있다. 

재건축 조합하는 일이 자기들 말보다 항상 예정보다 늦어 한달 더 늦어도 놀랄일이 아니다.

65-70%로에 달하는 전세 입주자들은 살기 좋은 곳에서 싼 보증금에 살다가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걱정이 된다.

경기도 변두리로 ,아님 다세대 주택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그러고 보면 사실 우리가 남의 걱정 할 때가 아니다. 

딸이 지난 1월 집에서 차로 13-14분 거리의 새아파트로 이사간후 외손자를 돌보던 아내가 지금은 매일 출퇴근이다.

일주일 5일간을 같이 살던 딸과 손자가 떠난후 그들의 짐을 빼고 버리자 집이 휑할 정도다.

손자 장난감과 책이 반트럭이 넘었다. 

자기집에 또있고 .

요즘은 매일 버릴 것 찾아 버리는 게 일과다 .

이사 준비도 된다.

버리는 일이 즐거운 소일거리 되었다.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요" Minimal Life "를 추구하며 스스로를 비우는 일이다.

인간들이란 쓸데없이 많은 걸 지니고 산다.

재건축 기간 동안 딸집 가까이 사는게 가장 이상적이나 가까이 어디에 거처를 잡아야 할지 미정이다.

전세가격은 오르고 더우기 물건은 없다.

전에 이런 기회가 오면 제주도나 강원도 속초에 가서 몇년간 살아보는 건 어떨까 수없이 생각했었다.

허나 맞벌이 하는 딸과 사위.혼자 두어야하는 손자를 생각하면 모른체 할 수가 없다.

손자를 돌보는 기쁨이 크나 손자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년 발목을 잡을 줄이야 .

일단 썰물 빠지듯 주민들이 나가고 몇년뒤 11,000세대로 지금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저층과 고층 아파트는 기대와 더불어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어쨋든 가장 확실히 할 건  그 때까지 살아있어야하고 건강해야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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