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하루,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작은 책방 -여행 서적을 판다는 서점을 찾아 가보기로 했다.
신문 기사를 보고 한번 와보고 싶던 곳이어서 이 곳을 찾는 일이 나에겐 작은 여행놀이에 속한다.
선릉역에서 순환선 2호선을 타고 오랫만에 시계 방향으로 돌아 가보기로 했다.
한강을 건너 홍대역,신촌역을 지나 이대역이다.
5번 출구로 나와 책방이 있음직한 지도상의 위치를 떠올리며 청년에게 물었다.
술집 가게앞에서 코털을 뽑고 있던 청년은 무조건 모른다고 대답한다.
길을 따라 올라가는 내 뒤에서 찔린 구석이 있었는지 그 위에 뭔 책점인가 있습니다라고 소릴 지른다.
"일단 멈춤"
책방위엔 간판이 없다.
전에는 뭘했을지 모르는 한가로운 골목길 모퉁이 위치한 책점이다.
들어서는 나에게 눈인사도 없는 단발머리 처녀가 주인인듯 싶다.
책점 안에는 인도향 아닌, 향초 내음이 번진다.
문간의 안내판이 없었어도 책들이 독립 출판사출판물임을 금방 짐작한다
여행 안내 서적이 없는 여행 책방.
어디를 보고 어디에 묵어야하며, 무엇을 먹고 어떤 것을 기념품 삼아 사와야하는 일반적인 안내서를 제외한 것은 잘한 일이다.
책들을 훑어 본다.
작가들의 의도가 담긴 여행 에세이등은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하는 가이드도 되겠다.
그러나 대형 서점과 달리 막상 한권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옛날 분식집의 수십가지 메뉴가 갑자기 생각이 날까 .
책은 많은데 한권 손에 쥐고 읽고 싶은 충동을 주는 책이 없다.
오래 여행을 쉬는 동안 마음이 말라버린 탓일까
TV에서 청년들이 희희 낙낙거리는 프로를 보면 체널을 돌려버리고 마는 나이에 이르러설까.
너무 담백한 맛이 꼭 좋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마포구 염리동 숭문16가길9(염리동9-30)
이대역 5번출구
1PM -20PM(일요일 휴무)
간신히 고른 책 한권-아직 가보지 않은 남미 지역에 대한 여행기에 '그림이 곁들여진' 순전한 이유로 샀다.
그림들이 없었더라면 18,000원에 사지 않았을 책이 분명하다.
카드기가 마침 고장나 카드를 받을수 없다는 웃음기 없는 책방 주인 처녀의 말이 왜 그렇게 당당히 들렸을까
'어슬렁'이란 필명의 작가
공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는 작가는 여성임을 그림으로 밝혀 최소한의 배려를 해두었다.
더운 날 장식용 우체통에 매달린 줄을 타고 아이비가 열심히 기어 오르고 있다.
이 곳에 들린 주인의 지인인 여행자가 놓고 갔다는 신발이다.
빽빽하지 않은 서가가 부담을 주지않아 좋다.
비교적 내용이 꽉찬 '스위스 방명록'과 '파리에서 살아 보기'.
린다 메카티니가 찍은 폴 메케티니 사진 같다.
입장권,동전등 추억의 소품도 진열되어있다.
향초, 일러스트의 명함까지
최소의 비용으로 장식을 한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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