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세번째 터키여행 (조지아·이란)-2012

메스티아 떠나기

Jay.B.Lee 2012. 12. 20. 16:55

      

아침  "찌우리"집을  나오며 빈집과 문밖에서 늘 서성이는  늙은 고양이에게 안녕을 고했다.

떠나는 날 날씨가 가장 화창하고 설산은 가까이 와있다.

관광 안내소 앞을 지나며 어제 우리를 안내했던 기사를 만나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그는 오늘도  우쉬구리로 갈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의 일상이요 그의 삶이다

9시 40분.어제 Anna와 10시에 만나기로 약속한 구멍 가게앞.

차량도 사람도  없다.

구멍가게에 들어가 차가 언제 오냐고 묻자 주그디디행 마르주카(미니 버스)는 아침 새벽 6시에 벌써 떠났다는 것이다.

분명 잘못 들은 것은 아닌데 10시에 우리 네사람을 별도 차량으로 예약하지 않았던가.

5분전이 되자 안나,아다,카츠 셋이서 커다란 배낭을 지고 나타났다.

차가 없다고 하자 그들도 기가 막힌 모양이다.

 오늘 이곳을 빠져 나가는 길은 자가용 영업차를  이용하는 길 뿐이다.

나는 그들에게 이곳을 나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주그디디로 가는 지나는 차량에 각자 히치 하이킹으로 개별적으로 나가는 법,그러나 실용적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실질적인 방법은 자가용 영업차량을 이용해서 비용을 각자 분담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단지 금액은  Nego 여지가 있다했다.

뜻밖에 안나가 어제 얘기한 기사의 전화 번호가 있다고 한다.

전화를 걸더니 받지 않는다고 한다. 조지아인이니까.

일본 청년 "카츠"가 남자 꼬랭이라고 나서서 우선 관광 안내소에가서 정보를 듣고 구멍가게에 가서 차편을 알아보고 어제 짚차 기사에게 부탁해 본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관광 안내소 여직원의 주요Job은  의자에 앉아 자릴 지키는 것이라 그녀에겐 신통한 정보가 없을것이며  구멍가게는 이미 내가 확인한 결과 아침 6시에 출발,오늘은 더 이상 차편이 없고(두사람에게 확인했다) 우쉬굴리 다녀온 고물짚차로는  주그디디까지 달릴 수 없다고 해도 무례하게 어른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30분후 아무 소득도 없이 터덜 터덜 머쓱하게 돌아온 그에게  뭐 쓸만한 정보가 있더냐고 묻는다면 빈중대는 것이 될 것이고 그의 자존심이  더 상할 것이다

 일본 사람으로  한국인, 나이먹은  나에게 한방먹고 폴란드 숙녀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해 그렇잖아도 자존심이 몹시 상한 모양이었다.

 오랜 여행의 상징인 듯 긴 머리가 뭐 대단한 것 같지만 여행에 초보자같은 녀석이다.

경찰서 앞의 경찰 출근 차량과 우쉬굴리  Tour차량도 구별 못하는 녀석. 

 그저 입만 번드르하고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하는 유형의 인간들을 한두번 보았던가. 

우리가 몰려있자 슬며시 SUV차량 한대가 다가오더니  주기디디까지 200라리를 부른다.

180라리까지 네고가 가능할 것이다.

안나는 기사와 통화되었다며  차가 고장나 못 온다는 것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하자 안나는 믿기지 않는 눈치다.

10시 약속을 못지킬거라면 몸이라도 나오던지 구멍가게로 전화해서 소식을 전하던지 한시간이 지나도 아무 전화없다가 기껏 한다는 변명이 차가 고장났다고.

참, 조지아인이란 .....

신뢰관계를 신용으로 살아온 문명인에겐 남들도 모두 자기 같은줄 아는 착각에 빠진다.

그 때 다른 구멍가게에 뭘사러 다녀온 "아다"가 가게 여주인 친구가 160라리에 데려다 준다했다며  기쁜 소식을 전한다.

이윽고 구원자같이 나타난 일본 미쓰비시  Delica와 기사 Ali

배낭과 가방을 흩어 놓고 소동을 벌이고 있던 우리가 떠날 준비를 하자 구멍가게 여주인도 나오고 이웃 사람들도 나왔다.

무지하게 뚱뚱한 구멍가게 여주인을  내가  짧은 두 팔로 좌우로 한번씩 안아주며 너무 감사하다고 하자 모두 웃음 바다다.

모두를 한바탕 웃겨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이틀간 머문  아름다운 마을 Mestia를 떠났다.

 

 

 이 사진부터 달리는 차에서 깨끗하게 닦은  차창을 통해 찍은 사진들이다.

 

"주그디디"에서 빗길을 달려 올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전개된다.

앞기사 Ali옆에 앞자리에 앉은 덕이다.

Ali는 영어를 약간 구사했다. 

Ali에게 내가 조지안 Folk Song 을  하나 알고 있다면서 "Suliko"의 멜로디를 부르자 그가 따라서 노래를 불렀다.

Ali는 아시아에서 온 여행자가 조지아 노래를 알고 있어 즐거우면서 놀라는 눈치다.

Anna도 놀라고.

힘들게 다녀온 Mestia를 떠나 다음 여행 목적지로 향하는 우리의 마음은 활짝 개여가고 있는 날씨 만큼이나 가벼웠다.

나의 다음 목적지는 주그디디와 Tblisi  중간에 위치한 조지아의 옛 수도  "Kudasi"다.

메스티아에서 주그디디로, 주기디디에서 조지아의 수도인 Tbilsi까지 간다면 너무 먼거리라 시간의 안배가 필요해 중간 도시에 머물기로 했다.

 

 

 메스티아에서 한시간여 가면아스팔트길 대신  잘 포장된 시멘트 도로가 이어진다.

 

 

 

 

 

 

 

 

 

 

 

 

 

 

 

 

 

 

 

 

 

 군용 트럭 .트럭에는 사병 셋이 앉아 있다.

내가 웃으며 경례를 부치자 군인들이 진지하게 경례를 받는다.

허나 계속 손으로 사인을 보내도 뒤에서 따라 가고있는 우리를 위해 양보해줄  마음이 조금도 없다.

차도 많이 다니는 곳도 아닌 도로에서 외국 관광객을 태우고 달리는 속도 빠른 민간차량이라면 잠시 양보해 주면 좋으련만 .

군용차량 꽁무니를 줄 곳 따라 달려야 했다.

저렇게 중앙에 걸쳐 운전하는 동안 추월할 틈새를 주지 않는다.

정말 운전 기사 마음대로다.

조지아의  군인들은 시민위에 군림하는 모양이다

 

 

 

 

 

 레스토랑.

우리가 타고온 차량. Ali의 차유리창이 깨끗해 달리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감사하다.

 기사인 알리와 무슨 얘기를 하는지 휴게소의 아저씨.

분명 이곳은 중간에 위치 휴게소로 적당한 위치다.

간이 레스토랑도 있고 모텔인지 새로히 건물을 짓고 있다.

지은지 얼마 되지않은 화장실  세면대엔 수도 꼭지 손잡이가 없어진지 오래다.

수도 꼭지는 반짝이고 있는데.

 

가는 길에 Ali는 댐을 보여준다며 잠시 길을 벗어나 댐으로 향했다. 친절한 친구다

앵구리(Enguri) 강 댐.댐 높이가 100미터라고 라리가 설명해 주었다.

우린 두시간 반을 달려 마침내 눈에 익숙한 주그디디 기차역앞에 내렸다.

Ali 에겐 요금과 팁을 조금 얹었다.

짐을 꺼내  짐보따리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이상이 없다.

역앞에서  나를 알아본 어느 택시기사가 손가락을 세우고 흔들며 웃는다.

이틀 전 짐을 잊어 바보같이 소동 피웠던 사람아니냐는 의미다.

나는 "양압기 "가방을 높이 들어올려  웃으며 인사로 대신했다.

잠시 이틀간 함께 하며 정들었던  안나와 아다와 작별을 고한다.

거지같이 뻗뻗한 긴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가츠"에게도 여행을 잘하라고 악수를 하며 보냈다.

런던에 이발사로 있는 일본친구에게 가서 머리를  자르겠다는 그다.

안나 일행과 가츠는   Batumi로 간다.  그후 행선지는 어디인지 묻지 않았다.

여행자는 각자의 길을 찾아가면 된다.

우린 자기 길을 가던 여행자가 아니었던가.

이번에는 기차역 앞에 몇대의  "마르쥬카"가 대기하고 있었다.

 차량앞에 꿀벌 엉덩이가 연상되는 조지아어와 분명한 영어로 "Kudasi"표지판이 반갑게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