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가 이제 두살 하고도 6개월이다.
한참 케익에 필이 꼿혀 케익 하나 가지고 촛불 끄고 해피버스데이 송을 몇번이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더니 그것도 오래전이다.
요즈음은 날씨 탓인지 길거리 분수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전에는 침대위에서 바둑알을 위로 던지며 분수놀이를 하더니 이젠 그림이다.
손자가 아프면 가는 집부근 병원 앞에 분수가 있다.
시간에 따라 높이 혹은 낮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분수를 보고 와선 "공내과 분수"라고 그림을 그린다.
한번은 반포 대교를 다녀 왔는지 "반포대교 분수"라고 그림책에 그린다.
백지에 온통 파란 칠 투성이다.
지난 주말엔 집에와선 혼자 파란 색연필로 분수라고 그리더니 나에게 "까딱 까딱 분수"를 그려 내란다.
종이 두장에 한반향, 반대 방향으로 으로 쏠린 분수를 그려 앞뒤로 보여준 할아버지 그림은 퇴짜다.
떼쓰는 손자에게 아들이 백지위에 파란칠을 한 종이를 움직이며 보여주자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않아 결국 화장실의 샤워기로 "까딱까닥 분수"를 만들어 보여주자 흐뭇한 표정이다.
이제 건설 공사장 차를 가지고 놀며 포크레인과 굴착기를 ,기중기와 크레인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두 단어를 사용한다.
'뭣땜에?, 뭣땜에? " 끊임 없는 질문이 지금은 "왜?,왜?'로 바뀌어 우릴 괴롭힌다.
알파벳송을 끝까지 다 부르는 손자를 보고 불러 할아버지는 천자문을 슬슬 가르치고 싶다.
유년의 기억이 성인이 되어서도 뿌리 깊게 남게 되는 것은 훈과 함께 무조건 암기한 천자문이다.
"하늘천 따지, 검을 현 누르황, 집우 집주, 넓을 홍 거칠 황"까지 혼자 외우면 할머니,할아버지의 박수가 거침없이 쏟아진다.
이제 막 대소변을 가린다.
바가지에 소변을 보고 나선 고추에 오줌방울이 남지 않도록 고추를 한번 흔든다.
아빠가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아들과 며느리가찍은 손자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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