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장으로 점심을 먹고 근처 채원병 가옥을 둘러 보기로 했다.
고택을 둘러 보면 조상들의 숨결이 있어 좋고 입장료가 없어 좋고 붐비지 않아서 더욱 좋다.
옛것이라 천박하게 치장시키지않아 은은한 옛조상들의 멋이 살아 있어 좋다.
양반 혹은 세도가들의 집이 아닌 부농의 집이라 더 흥미롭다.
조선 후기1860년대 지어졌다는 건물은 여러채였는데 지금은 사랑채,안채,사당만이 남이 있다.
사랑채와 안채만으로 옛모습을 지켜보기엔 충분하다.
사랑채에 달린 문은 대문이 아닌 중문에 해당된다.
집의 규모에 비해 좁은 것을 보면 전에 바깥채에 별도의 대문이 있었을 것이다.
돌계단과 수석을 보면 이곳 자체가 하나의 정원모습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안채와 사랑채를 구분짓는 보통 대가집에 있게 마련인 중문이 이 가옥에서는 사랑채에 붙어 있다.
중문를 걸어 잠그면 사방이 집으로 둘러싸여 안전한 가옥이 된다.
문을 들어서자 검은 중개가 요란히 짖는다.
가까이 다가가 쓰다듬어 주려하자 눈에는 반가운 빛과 미안함과 낯선이에 대한 공포가 서린다
조금전 당당히 짖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바싹 꼬리를 내린후 도망가 버린다.
똥개다.~
개가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이 거처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외출했는지 기척이 없다.
중문옆에 방문이 달린 것을 보면 이집 주인은 실용적인 것을 많이 추구했다
조선 후기 부농의 집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면서도 재미난 구조다.
중문 사랑채와 안채 사이의 거리가 다른 집에 비해 유난히 가깝다.
특별히 의미가 있기 보다 북향으로 지은 집뒤가 고봉산으로 이어지는 언덕이어서 대지 면적이 좁아 그렇게 지은 것으로 짐작한다.
보통 중문에 들어서면 부엌안이 보이는 것이 지저분하게 보이는지 부엌문을 바로 앞으로 내지 않고 우측으로 치우치게 낸 재치가 보인다.
창문을 안을 들여다 보진 않았어도 방과 방사이에는 고개를 숙이고 통과해야 하는 작은문들이 달려 있을 것이다.
1901년(대한 제국 광무 5년) 지었다는 사당.제일 높은 곳에 위치했다. 돌계단을 오르며 조용히 조상들을 추모하기엔 더할 수 없는 자리다.
가을이면 대나무 숲에서 울음 소리 들릴듯하다.
안방, 건너방 방 둘을 지나면 대청이다.
보통 안채의 안방엔 시어머님이 ,그다음방에는 안주인이 차지하게 마련이다.
뜨럭이 높지 않아 힘들진 않게 생겼다.
댓돌은 살짝 다듬어 놓은 돌로 자연미가 돋보인다.
마당의 정원수는 원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안채에서 본 사랑채에 이어진 바깥채.별도의 독립된 광을 짓지 않고 중간에 광을 두었다.
이곳 곳간 열쇠를 가진 여인이 실력자가 되는 셈이다.
사랑채 옆에있는 커다란 문은 광으로 쓰였을 것이다.사랑채 뒤로 툇마루를 내었다
.부엌과 손님방이 동선 거리가 짧아 진지상은 빨리 받았을 것이다.
따듯한 방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던 주인장이 거하던 방이다.
집의 규모는 크면서 과시적인 면이 없어 아담한 느낌을 준다.
경상도 안동 부근 세도가들의 고택에 비하면 너무 수수하다,
안채의 기둥은 사랑채처럼 네모난 기둥을 쓰지 않고 두리기둥(둥근 기둥)을 사용,절이나 궁처럼 상당히 정성을 기울여 지었다.
안채와 사랑채,행랑채는 재목과 집지은 솜씨로 보아 시기적으로도 차이가 나고 동일한 대목이 지은 집이 아닌 것 같다.
중문 밖에 비틀어진 노송 한그루가 그림이다.
사랑채 누마루는 삼면이 탁트이지 않고 두면은 문으로 닫을 수 있게 하였고 동쪽으로 확 틔여 정원을 바라보고 대문으로 들어 오는 손님도 맞았을 것이다.
댓돌이 높이가 현격히 차이가 있는 것을 보면 집안 어른 중에 키가 몹시 작은 사람이 있었다는 증거다
아니면 어린 아들 손자를 배려했거나.
사랑채 누마루에서 바라보면 지금은 족히 100여년 된 듯한 커다란 백일홍 나무가 있다.
안내문에는 별채,사랑채가 어떻게 없어졌는지 설명이 없다. 전쟁때 소실되었는지 뜯어 팔았는지.
규모로 보아 5천석에 가까운 부농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위치:군산시 성산면 고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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