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가든의 꽃게장
꽃게장 정식
오랫만에 나선 지방 나들이다.
뜻하지 않게 대상포진에 걸려 몇주간을 몸조심하며 쉬어야 했다.
서서히 면역력이 떨어져가나 보다 .
몸관리에 대한 반성에 앞서 한편으로는 세월을 거스리지 못한다는걸 실감한다.
장거리 운전에 나선 날.
이제 하루 12시간을 달려도 끄덕 없던 과거는 영광의 시간으로 흘러갔다.
아직 이른 봄이어서 꽃이 피기에 지난 겨울이 길었다.
군산과 변산 격포리 부근 바다를 보고 다음날 청주 부모님 산소에 들려 올 계획이었다.
부모님 산소의 한쪽흙이 가라앉기 시작해 석물 회사에 의뢰했던 봉분 작업을 확인 해보아야 한다
군산에 도착하는 시간이 막 점심 때여서 군산 맛집으로 통하는 "계곡 가든"으로 향했다.
도로에서 토끼굴처럼 생긴 지하 통로를 빠져 나오자 계곡은 보이지 않고 넓직한 음식점 주차장터가 나왔다.
언덕위에 멋진 큰 기와집도 게장 집이나 허술해 보이면서 이미 이름이 나있는 계곡 가든으로 맘을 굳혀 먹고 들어갔다.
서울에서야 가든하면 고깃집으로 인식하나 이곳은 게장이 전문이다.
군산 맛집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어서 오고 싶었던 곳이다.
언제나 음식은 서울 이라는 지론아래 그래도 지방의 새음식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다.
꽃게장 정식을 주문했다.
게는 두마리로 게껍질때문에 밥비벼 먹을 때 싸울 일이 없다.
계곡 가든의 꽃게는 다른 집과 비교하여 싱겁하다는 종업원의 얘기다.
간장이 짜지않고 아주 싱거워 마치 꽃게에 간장을 살짝 뿌린 느낌이다.
싱싱한 게맛에 비해 숙성된 깊은 맛은 적다.
서울 '신사동 프로 게간장 '집은 짜서 그렇지 깊은 맛이 난다.
싱싱한 게를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밥도둑으로 충분하고 나머지 반찬은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음식점이란 원래 본메뉴에 충실해야 한다.
반찬의 반은 보통이고 나머지 반은 입에 맞지 않을 정도로 짜다.
굽지 않고 찐 생선은 보기보다 싱겁다.
우리나라도 만찬 수를 더 줄이고 반찬을 맛있게 했으면 싶다.
계곡 가든의 게장은 너무 싱싱한 나머지 먹은 뒤 비린내가 몹시 심하다.
그래서 화장실에 일회용 치솔과 치약이 구비된 유일한 식당이다.
이와 혀까지 정성껏 닦은 뒤 비누로 손을 한참 동안 씻어야 한다.
그 다음 무료 커피 자판기앞에 놓인 접시의 레몬 조각으로 손을 열심히 문질러두어야 한다.
그리고 자판기에서 달달한 무료 커피 한잔을 마셔두면 입과 손의 비린내에 대한 걱정은 거의 해소되는 셈이다.
신발을 신으며 "분실된 신발은 주인이 100%책임집니다"라고 써놓은 안내문을 또 읽는다.
"분실된 신발은 절대 책임지지 않습니다"란 각박한 세상이다.
모두가 내책임 아니라고 회피하는 세상에서 우리 부부는 감동하고만다.
어둠을 비치는 한줄기 빛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30만원 상당 운동화를 안심하고 신장에 넣은 뒤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거다.
신발을 지키는 주인은 없다.
주인의 정성어린 마음에 보답하려면 손님 각자가 자기 신발만 신고 가야하는 양심적이고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꽃게장 1인분 :W19,000원
주소:군산시 개정면 이동리 616번지
전화:063-45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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