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침대에서 눈을 떳다.
항상 전화에 저장한 Alarm 시각보다 이른편이다
어제 밤 먹고 잔 타이레놀 덕분인지 몸이 가뿐하다.
어제 저녁 산토리니를 떠난일이 마치 며칠전 같다.
250명정도의 승객을 태운 작은 배가 Athinio 항구를 떠나 지중해로 나와 한시간여 지나자 배는 파도위를 흔들거리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는 배속에서 참으려 무던 애를썻다.
옆의 아가씨가 여닐곱개의 봉투에 토한 사이 나도 앞좌석의 봉투를 꺼내어 생애 처음으로 토하고 말았다.
흔들리는 배사이에서 용케 통로 사이를 쫓아 다니며 봉투를 나누어 주거나 토사물을 제빨리 수거해가는 승무원인 그녀가 존경스럽다.
울어대는 아기를 안은 젊은 엄마는 바닥에 앉아 어쩔줄 모르고 있었는데 모두 제몸둥이 하나 추르기에 바빴다.
예비 봉투 두장을 천국 가는 티켓인양 꼭 쥐고 잔잔한 항구로 들어 오기까지 눈을 감고 이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다.
어둠이 깔린 항구에 도착, 끌랑가방을 선반에서 꺼내 선착장에서 내렸을 때 낯선 이라클레온 항구보다 육지에 발을 디딘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안도했던가.
기다리는 사람이라곤 택시기사들로 친절한 택시 기사가 전화를 걸어주고 뒷동료에게 나를 부탁했다.
꼭두 새벽, 길에 나가 서있는 택시기사를 불러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1883-1957) 묘에 가서 15분 기다려 주고 왕복 요금 10유로에 합의 했다.
크레타섬을 꼭 와보고 싶었던 것도 크노소스 궁전보다 그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서 그의 묘지를 방문하고 싶었다.
이곳에 오기전 안소니퀸 주연의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아카데미 3개 부문 수상 "DVD까지 구해 보았었다.
이른 아침 나보다 먼저 온 그리스인 부부가 있다.
동양인으로 이른 새벽 그리스인 작가의 묘를 찾은 나에게 호기심이 생겼나보다
자기이름은 George라고 소개를 했다.
딸이 크레타에 교사로 있어 만나러 왔다는 부부는 내가 마침 메테오라 방문 계획을 얘기하자 자기들 사는 곳이 칼람바카(Kalambaka-메테오라가 있는 곳이다)라며 차를 마시며 얘길 나누자고 전화번호를 준다.
아쉽게도 내가 메테오라를 출발하는 날이 그들이 도착하는 날이다.
베네치아 성벽의 중심인 마티넹고 요새에 있는 카잔차키스의 묘지.택시 기사가 묘지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십자가는 소나무로 만든 것이다.
칼람바카에서 온 그리스인 부부 교사
카잔차키스의 묘비문: " 나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는다.나는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나는 자유이므로."
이라클리오 시내와 지중해
카잔차키스의 묘지를 사진 찍는 동안 기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던 부부.
기사에게 부탁해 그 부부와 사진을 함께 찍을 것을 .....택시에 오른 뒤 생각이 났다
전에 사진으로 보던 썰렁한 묘지가 단장을 해 덜 쓸쓸해 보인다.
살다보면 늘 후회 투성이다.
아침 일찍이라 꽃을 어디서 파는지 몰라 그의 영전에 바칠 꽃 한송이 조차 가져가지 못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번역한 고 이윤기씨는 1996년, 이곳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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