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수집 그리고 여행의 추억

수집 그리고 여행의 추억

Jay.B.Lee 2007. 3. 16. 19:52

 

사진:오스트리아 빈의 칼가게 쇼윈도우. 150,000원에서 250,000원짜리 칼들이다.

 

 

당신이 듣고 있는 것만 소유하라
언어를 알고 나라를 알고 사람을 알라
당신의추억이 당신의 여행 가방이 되게하라-"알렉산더 솔제니친"


"여행 최고의 기념품이란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잔잔한 잔영일 것이다"라고 어느 기자는 여행기 말미에 그렇게 썼다.
여행자들은 여행을 하며 훗날 추억으로 남게될 순간들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한다.
나일 들어 행복했던 시절을 반추하게 되거나 , 친구나 손자에게 즐거웠던 얘기를 들려줄 때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사게 된다.
  대부분 남을 위한 선물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는 셈이다.
자신을 위해 선물을 한다는 것-우아한 한끼의 식사,근사한 포도주 한병,따듯한 온천에 몸을 담구어보는 휴식.
 때론 꿈꾸는 일탈이 아닌  실제로 떠나는 여행같은  작은 호사를 자신에게나 배우자에게 선물 해보아도 부끄러울 나이가 아니다.
절약과 희생이란 미덕아래 언제까지 매달려 살아야 하는건지 한번 생각해 볼 시간이다.

우리가 수집같은 것에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에 주어지는 반복적이고 무의미한 숙제로 식물채집,곤충채집-어린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이나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생각치 않는  얼마나 무지한 교육이었나-상표수집 같은 것에서 기인 되었을 것이다.
친구들은 담배갑,성냥갑,상표등을 수집하곤 했다.
가난한 시절의 단조로운 생활에서 각종 다른 모양을 보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어린시절 즐겨 보았던 박기당 ,김종래,김경언 선생의 만화나 코주부 삼국지 혹은 중학교 시절 "날쌘돌이"나 "라이파이"등의 만화도 가지고 있다면 큰 돈이 되었을 터.
보통 친구나 대본소에서 빌려보던 시절이라 수집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던 시절이다.
 수집을 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한 즐거움 때문에 하는 것이지 먼 훗날 돈이 되기 때문에 한다는것은 수집가라 할수 없다.
근래에 나온 책중에 "수집"이란 책이 있어 아직 읽어볼 기회가 없었으나 수집가에 대한 정의와 수집에 대한 인간적 욕구에 대한 심리를 잘 설명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수집하는가?.
수집도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대상도 변하지만 사람의 식성보다도 더 다양한듯 싶다.
홍콩의 갑부중에는 차를 여러대 가지고 여자가 한세트로 요일별 일곱가지 색갈이 다른 펜티를 갈아 입던 것처럼 차를 칼라별로 바꿔 타던 수집가도도 있었다.
클래식 카만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북미에선 클래식 카의 날들이 지역별로 있어 그날 온 통 시내는 자전거 바퀴같은 타이어를 단 차에서 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영화의  "핑크 캐딜락" 같은 차까지 시내를 행진하고 넓은 잔디밭에 진열 ,교환 판매하는 행사도 치룬다.
보석을 수집하는 것도 돈많은 사람들의 취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위해서는 값비싼 보석을 선물하는 것- 변치않는 진리다.
명화를 수집하고 선조 대대로 물려오던 그림을 소장하여 대를 물리는 것은 유럽의 명문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선 순수한 마음으로 수집하다가 어느분은 전재산을 털어 넣어 빈털털이가 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수집한 물건을 막상 팔지 못한다.
많은 돈을 들여 구입한만큼 막대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대부분은 사후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혼자 볼수 없다는 사명감에 사설 박물관을 열기도 한다.
골동품으로 도자기를 수집하는 사람,서화 족자를 수집하는 사람,벼루 연적을 수집하는 사람.
동양화가 중에는 낙관만 수집하는 분도 있고.
옛 여인네의 노리개 장도 반지 귀거리 비녀 빗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고 옛날 자수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신라 백제 토기 고려청자 조선 백자등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고.
옛 가구 -옷장 반닫이 서가 서안 갓 갓끈등  수집대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본인에게 헐값에 반출되는 것이 싫어 대신 돌들을 사다보니  물량이 너무 많아 아주 박물관을 만드신 분도 있다.
용인 돌박물관으로  수천개의 맷돌 다듬이돌 무덤앞에 세우는 石像(石儀-石人,石獸)등을 보면 그분의 애국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두푼 자리도 아닌 물건들을 수집하는 사람을 보면 그 집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러한 수집가들이 있기에 물건들이 귀하게 여겨지고 또 잘 보관도 되지 않을까.


35년간 영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와 경매장을 통해 수집한 자기와 유리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셀라뮤즈 박물관(평창동)의 수집품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멕시코 대사였던 이복형 관장이 30여년간 부인과 중남미를 돌며 수집한 1,500여점의 물건들은 고양시 중남미 미술관에 예쁘게 잘 전시되어 있다.
(의정부 방향 39번도로에서 박물관 표지를 따라 들어가기전 우측에 "진미"설렁탕 집이 아직도 있다면 꼭 들려보시라. 이집에선 뜨거운 물에 데친 깍두기가 아닌 아작거리는 잘익은 깍두기가 나온다 )
물건을 수집할때는 한분야를 전문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인사동에 있는 "목인"박물관은 사라져간  우리나라 상여의 장식품을 수천점 모아 그중에 일부를 전시한 곳이다.
탱화나 불상을 수집하는 분야와는 달리 마치 민화를 수집하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은 민초의 삶과 희락, 슬픔을 잘 나타내 수집하시는 분의 취향도 짐작케 한다.
(입장료에 포함된 막 뽑은 커피를 들고 옥상 테라스에서 인사동을 내려보라)
옛 등잔이 좋아 수집하다 박물관을 차린곳,단순한 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기능과 모양이 좋아서 수집하다  차린 쇳대박물관도 있다.
남근 숭배사상과 불끈 솟은 남자의 그것(Private Parts)이 좋아 수집하다보니 성박물관까지 열게 된곳도 인사동에 있다.
관운장 관련 것만 수집하여  박물관을 삼청동 국무총리관저 부근에 열었다던데 한번 가 볼 생각이다.
세상 어느나라에나 악기가 있고  음악이 좋아 세계를 돌며 민속악기를 수집하다 악기 박물관을 낸 곳도 있다.
수집가로서 우리나라 분중 진짜 존경할분은 "강릉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관장님이다.
세계에 2대밖에없는 에디슨 축음기중에 한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한대 한대가 엄청난 값일 터인데 재산을 다 팔아 사모은 것을 보면 존경심이 우러 나오지 않을 수없다.
당시 정부의 지원없이 그 초라한 전시장에 그명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
그곳에서 60여년전 미국 극장용이었다는 스피커로 들어본 음악은 그 소리의 웅장함이나 음색이 지금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어 참으로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후일 부천에서 박물관을 지원 ,일부는 옮겨 갔다던데 그나마 다행이다.

 

문화를 모르는 국민은 어디서나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한다.
역사와 문화가 없는 민족은 어디서나 당당할 수 없다.
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존 할 줄 모르는 민족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개인이나 경제적 수준이 달했음에도 불구 하고 관심분야에서 제외 된다면 졸부와 다를게 무언가.
뉴욕 센트럴 팍옆의  National History Museum에 있는 초라한 한국관을 보라 .
 전시품이란 것이 노란 저고리를 입고 등잔불 옆에서 바느질하는 아낙네요, 옆에는 서안 앞에 앉아 책읽고 있는 무능한 선비의 모습이다.
이웃한 일본관의 사무라이의 강인한 그림 앞에 더욱 초라할뿐 아니라  태국,베트남,몽골관만도 못한 전시관이기 때문이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 없는지 얼마전 여행을 다녀온 젊은이가 인터넷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차라리 불상이나 청자 백자 서화를 전시함만도 못하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부차드 가든"(세계에서 아름다운 정원중의 하나다)의 일본 정원,시카고의  일본 정원,클리브랜드의 진주캐는 일본 해녀,토론토 온타리오 Place의 일본 종각,뉴욕 시티은 행 본점 아시아 본부 회의실에 쭉 걸렸던  일본 정원 사진들.
일본은 수십년 전부터  "문화적 침투"를 통해 사무라이나 닌자의 나라가 아닌 강대국, 문화 선진국 대접을 받기위해 철저히 준비해 오고 있었다.


잠깐  얘기가 벗어났다.
여중시절부터 부엉이가 좋아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부엉이 관련 물건만  3,000여점을 모아 전시한 삼청동 "부엉이 박물관" 아줌마도 대단한 수집가로 해외 여행중 부엉이 인형만 보아도 부엉이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부엉이는 학문과 지성을 뜻해 학사모와 안경쓴 부엉이 그림에 모두 익숙할 것이다.
관람비에 커피나 차도 포함되어 있다.
전세계에서 광석을 수집한 분도 대단하신 분이다.
곧 박물관을 곧 만든다던가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 "그때를 아십니까"박물관을 열었던 채창운씨.
지금도 일산에 있는지 궁금하다.
잡동사니 박물관을 보면 디트로이트 Spring Field에 자리한 포드 생활 박물관이 연상된다.
지난 100년간의 온갖 생활용품들을 다 모아 후손들에게 근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케네디 대통령이  저격당했던  당시의 그차까지 전시되어 있다.
원래 검도를 하셨던 분으로 3,000여점의 칼을 해외에서 수집한 인사동의 Knife Gallery 관장도 수집가로 대단하신 분이다.
대단한 수집가중에서도 (주)솔로몬 대표 김민석씨는 25년간 70개국,320만 키로를 일하며 여행하며 모은 예술품 10만점은 박물관을 차려도 무리가 없다하니  그중 또한 돋보인다.
그 수집품중에서 테마별로 <세계 성문화전><세계가면전> <세계민속 인형전>을 개최한 그 방대한 수집품만 보더라도 진정한 "Collector"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과거 필립핀의 이멜다처럼 2,000여 켤레의 구두를 가졌어도 아무도 그녀를  "Collector"라고 부르지 않는다.


개인이 흔히 수집하는 것은 일상에 접하는 것들로 책을 좋아하는 분중에서도  특이하게 잡지 창간호만 수집하는 분들이 있다.
 외국에는 책중에 초판을 귀하게 여겨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우표,동전,지폐,엽서,사용한 전화카드,복권등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세계의 저금통만 모으는 수집가도 보았다.
사진을 좋아하다 카메라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클래식 카와 카메라는 옛것일 수록 더 멋지다.
수석을 직접 캐고 줍고 모으다 수집한 수석이 몇 트럭이 넘어 아파트에 이사 못가고 커다란 지하실이 달린 단독주택에서 그대로 살고있는  직장동료도 있다.
태엽으로 감는 벽시계를 수집하는 분들도 있다.
큰 열쇠로  시계판의 좌우 두구멍에 넣고 태엽을 감던 어른들의 모습이 눈에선하다.
방송에서 본 태국의 수집가도 대단했다.
온집안의 벽들이 온통 태엽기계로 가득했었으니까.
지금은  특별한 곳에서나 볼수 있는 "붕알시계"가 그립다.
또 돈이 많이 들어 그렇지 손목시계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을 볼 수 있는 장소에 둘러 싸여 살면서도 고가의 수동식 스위스 시계가  잘 팔리는 것을 보면 결혼예물의 의미 이외에도 수집가들도 기여하고 있슴이 틀림없다.


어떤 사람은 만화책을,유명한 화가가 그린 책을 수집하거나 모형자동차를 수집하고 조립식 플라스틱 장난감도 수집한다.
테디 베어(Teddy Bear) 여성 수집가들도 많아  어떤 곰 인형은 수백만원에도 거래된다
음악이 좋아 LP를 사모으는 사람이나 CD도 같은 곡을 여러 연주자 형태로 사모으는 사람도 수집가다.
전 방송인 황인용씨도 대표적 음반 수집가에 속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DVD 시장이 포화상태로 Title 이 만여종이 넘지 않나 싶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지독한 영화광으로 많은 영화를 수집 소장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수집가들은 단순 스토리 위주가 아닌 스페셜 Feature 가 수록되고 감독의 해설등이 있는 한정판  Special Edition을 수집한다.
술을 좋아하는 분중에는 양주와 포도주를 마시다 아예 희귀한 술을 수집하는 분도 있고 문화적 트렌드가 변함에 수집도 변해간다.
어떤 포도주 애호가는 자기가 마신 포도주  콜크마개를 모아 액자를 만드는 분도 보았으며 프랑스 청년은
포도주를 먹을 때마다 라벨을 떼어  그날 함께 먹었던 사람들과 맛 분위기등을 기록해놓는  포도주 일기용 라벨을 수집한다고 했다.
라벨이 떼기 어려워 쉽게 떼어지는 약도 판다.
골프를 좋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플레이 했던 해외 골프장의 로고가 새겨진 골프 모자를 수집하기도 한다.
미국 루지아나주에는 평생 4만개의 로고가 새겨진 공을 수집한 사람도 있다.
온통 벽이 골프공이다.
나도 한동안 각 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100여개의 골프공을 모은 적이 있다
외국의 골프가게에선 골프공 수집가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하여 만든 골프공 액자를 팔기도 한다
보통 골프공은 회사의 접대,기념으로 주는 것으로 주문 제작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골프공은  빨간 여자 나체 그림이 새겨진 공과 빨간 글씨로 "OH, SHIT!"이라고 새겨진 공이었다.


지난번 TV에 보도되었던 분으로 1,500여점의 오리 관련 물건만 모아 온집안을 채운 재미난 수집가도 보았다.
전시회를 다니며 유명화가의 포스터를 모으는 분도 있고 옛날 영화 포스터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
커피를 좋아해 수동 커피 분쇄기를 대하다가 각종 수동 커피 분쇄기를 수집하는 분도 있다.
전기식 원두 분쇄기를 쓰면 그 열로 커피향이 변할것 같은 염려가 드는 것은 사실이다.
총기 소지가 허가된 미국이라 어느 비행 소년들이 주택을 털었다가 훔친 장물과 함게 잡힌 적이 있다.
경찰에서 조사해보니 놀랍게도 장물은 모두 총기로 그 화력이 일개 경찰서의 화력을 능가했다고 하니  수집가는 기관총까지  수집하였나 보다.
권총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동차 모델처럼 한번 나오면 늘 나오는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들면 사지않고 못배긴다.
칼중에 옛 전투용 장검이 아닌 단검만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
낚시용 작은 칼부터 멋진 단검까지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 진것으로 칼에 새겨진 조각이나 보석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다.
수집가들을 위해"Knife"란 월간지가 발행되고 어떤 보석 박힌 페르시아 단검은 수억을 호가했다.
수많은 악기가 있슴에도 장인들이 정교하게 수작업으로 만든 Music Box도 수집대상이다.
영화 "황야의무법자(A fistful of Dollars)"에서 짧은 음악을 들려주던 회중시계처럼 작은 것에서 부터 신품도 수백만원까지가는 타자기만한 큰 뮤직박스까지 있다.

 

 옛 소형 다리미를 모으는 여자 또는 세계의 골무를 모으는 여자분도 있다.
군장비에 미쳐 견장,훈장,수통,군모,2차대전 당시의 독일 군복등 군인 용품만 모으는 수집가도 있다.
자명종 시계(Alarm clock)만을 광적으로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허긴 수집가들 치고 약간 광적이 아닌 사람들이 있나.
요즈음은 축구 선수의 등판 번호가 새겨진 셔츠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고 북미에선 야구 선수의 사진과 기념품만 파는 곳도 있다.
어린이들은 사진들을 교환하고 귀한 사진은 비싸게 팔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운동화 수집에 미쳐 아예 운동화 사업가로 나선 젊은이도 있었다.
 헌 신발도 아니고 비싼 신발 사느라 돈을 엄청들였다고 했다.
수집가중엔 유명인만 쫓아다니며 싸인( Autograph)을 받아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그가 어렵게 얻은 것일수록 기쁨도 또한  클 것이니 고상한 취미겸 수집이다.
 변태처럼 여자들의 팬티,부라자를 수집하는 사람은 수집가라기 보다 여성의 신체적 접촉물건에 집착하는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한다.
옛날 정신병자를 그린 납인형의  비밀이란 공포영화를 기억하시는지.
사람들을 죽여 밀납으로 입힌뒤 정교한 인형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 그의 수집품이었다.
최근의 공포영화 "The House of Wax"는 납인형의 비밀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또 영화상의 괴상한 수집가로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Everything is Illuminated)"의 엘리야 우드(반지의 제왕 주인공 포르도역)다.
그는 가족에 관한 자질구레한 물건이나 사진을 수집해둔다.


추억을 안고 돌아오기 위해  여행지에서 무엇을 살 것인가?.
내가 아는 은퇴한 신학대 교수 한분은  여행시 만년필을 사모으고 있다고 했다.
되도록이면 카드리지 잉크가 아닌  잉크를  직접 넣는 옛스타일의 만년필을 산다.
 봉투따개 칼 (Paper Knife)을 수백개 모은 수집가도 있다.
자기와 봉제 인형으로된 개구리 인형만 모으는 분,세계 각국의 장식용 접시를 수백개 모은분도 있다.
그런분들은 기념품점에 먼저 가서 기념품을 제대로 된것으로 사놓아야 희열을 느끼고 여행을 잘한 기분이 드는 수집가들이다.
대개는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거나 아내의 취미에 눈을 감는 현명한 남편인거다.
 전에 해외의 직장 동료의 아내는  본 차이나(Bone China) 수집가였다.
그 부인의 핑계는 항상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정작 손님만 데려간다면 인상만 쓴다는게 그 동료의 불평이었다.
영국에 살다 엔티크 가구에 미쳐 골동품 감정사 자격을 딸 정도로 외국 고가구 수집에 열중하는 하다 아예 고가구 사업가가 된 분도있고 또 가구중 유독 의자만 수집하는 분도 있다.
파이프 담배를 좋아 했던 분들은 갖가지 파이프를 수집해 진열해 놓은 분도 있다.
돈암동에 사는 배낭여행가인  전직 여교사는 500여개에 달하는 열쇠고리를 모아두었다.
부피가 작은 것,비싸지 않은 것을 사자면 그것이 적당하겠다.
병따개가 조금무겁지만 그걸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지의 기념품 파는 곳엔 꼭 있게 마련인 종(Decorative Bell)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
머그잔도 훌륭하지만 너무 무겁다.그러나 어쩌랴 수집하는 분은 못말리는 법.
가벼운 것으로는  모자를 사 모으는 분도 있다.


이젠 많은 시간이 지났고 그 많은 추억의 꾸러미들도 세월따라 천덕꾸러기로 남게 되었다.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남들에게 또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마지막 수집품으로 안사람과 함께 모으고 지니고 있는 것은  기념스픈(Sourvenir Spoon) 뿐이다.
실제 사용않는 장식용으로 은제품 Pewter 동 혹은 스테인리스로 만든 것이다.
스픈 손잡이에 여행지의 지명이나 여행지의 상징이 그림으로, 조각으로 잘 나타나있다.
허나 언제까지 안경 끼고 돋보기로 들여다보랴.
아직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마지막으로 수집하고 있는 것뿐이다.
 이 모든 것이 시간이 가면 부질없음을 안다.
특별히 스픈 수집가를 위해 제작된 스픈걸이 케이스는 북미에서 여러번 이런 경로 저런 경로로 구입하여 가져왔다.
 똑같은 모양이지만 북미 판매회사에서 제조 수입선을  태국에서 대만으로, 대만에서 중국으로 바꾸어 원산지가 여럿이다.
스픈걸이 홈구멍이 좁은 것,넓은 것 제멋대로여서 처음엔 이상했다.
각국의 기념 스픈 굵기가 달라 미리 알아서 배려한 것임을 나중에 알았다.
거실 벽에 걸린 4백여개의 스픈은 대부분 여행의 전리품으로 일부는 아들,조카들이들이  사다준 것도 있고 ,몇개 가지고 있다가 모으는 사람이나 모으라고 지인에게서 몽땅 받은 것도 있고 국내서 수집한 것도 있다.

 


드브로부니크 "플라차(광장)" 거리 한모퉁이 기념품 가게에서만 아주 잘만든 기념스픈을 발견하고 하나 구입했다.
어느 나라나 작은 물건치곤 가격이 만만치 않다 .
보통 품질에 따라 다르다.
후진국일수록 더 비싼것은 기이한 일이다.
우리나라처럼 여행객이 원하는 걸 팔기 보다는 내가 팔고 싶은 것을 많이 내어 놓다 보면 외국 여행객-수집가들이 살 것은 별로 없다.
수많은  여행자 속에는  수집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깊히 생각하지 않는다.
여정을 끝낸후 돌아갈 때 여행의 최고 기념이란 스픈 한개가 아니다.
스픈을 포장해주며 크로아티아인 같지않게 나를 웃겨주었던  쾌활한 주인 청년, 내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도움을 받았던  친절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 내가슴에 남겨진 작은  여운들이  최고의 기념일게다.
추억이란 이제 가슴속에 쌓아 가야할 나이이고  기념품 ,수집품들로도 채울 수 없음을 안다.
시간이 흐르면 어차피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기는 마찬가지일테니까.
그러나 한가지.
한평생 한번도 무언가를 수집해본 사실이 없다면 삶에 대한 열정이 적거나 감정이 무디거나 인생을 재미없게 산 사람 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면  일찍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던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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