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과 이주기

재건축을 위한 이사(이주)(13))

Jay.B.Lee 2017. 10. 2. 06:55




사진:다시는 보지 못할 아파트 풍경.

향후 어느 아파트 단지도 이렇게 미련하게 나무를 많이 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살던 404동 아파트

드디어 이주(이사)를 했다.

이곳을 떠나면 어쩌나  겁내하며 아쉬워하는  아내나 오래산 이웃들도  한집 한집 떠나기 시작하자 안타까움을 현실로 받아들였다.

아내가 이사후 교회 대표 목사님께 인사를 건냈다

 "목사님 저희 집엔 심방 오시지않아도 돼요. 기차길옆 오막사리 여서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교회 여집사님도 위례 신도시로이사를  했다.

목사님이 심방후 피곤해 입술이 부르튼 걸 보고 하는 말이었다.

 우리에겐 외손자 돌봐주는 일로  딸네집 가까이 집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부동산 과열로 정부가 집붖단속하자 모든 중개소가 문을 닫은 와중에 딸이 인터넷에 단 한건 올라온 이 곳을 발견했다.

외부에 있다가 그 날 즉시 방문 하여 주머니돈을 털어  지난 6월 가계약을 했다.

딸이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한정거장이다.

이사한 작은 아파트 는 단지 끝동에 자리해 12층 48가구가 산다.

멀지않은 옆의 고속도로로 차들이  달리고 문을 열면 지하철 차고지에서 회차하여 지상에서 지하로 서서히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 창문을 닫으면 들리지않는다.

서울의 끝자락으로 열풍이 불던  미사지구가 멀지 않다.

멀리 아파트가 늘어선  새로운  풍광이 좋은 편이고  흐르는 개천 옆으로 산책로에 이어  한강으로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있다.

개천에는 물고기가 있는지 낚시가 가능한지 알아볼 참이다.

없애버린 자건거를 다시 사야할지 모르겠다.

우리의 전입 여부를 알고자 통장 아주머니가 방문했다.

사람좋아 보이는 아주머니는 조용해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고  집에 놀러가지 오라고 아내에게 전한다.

엘레베이터 앞에서 처음 마주친 옆집아저씨는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고 입에 침을 바른다.

다 제 잘난 멋에 살듯  정들면 자기가 사는 곳이 좋은 법이다.

아내도 모두 살기 좋은 곳이라니 귀가 솔긋해 지는 듯 좋은 점을 보기로 했다.

우선 딸네집이 가까워 외손자 보러 오가는 데 편리하다.

정확히 8.5키로에서 3.5키로로 단축되었다.

차를 이용하지 않고 버스 이용시 시내 버스와 마을 버스가 우리 아파트 단지앞에서  딸네집 아파트 동 바로 옆에 선다.

전에 살던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서 봄이면  미세먼지에 쌓이던 일이 없어질 것이다.

가을이나 겨울  차에 쌓인  낙엽이나 눈으로  인해 마치 양평시골 전원주택에서 나온 차 같았다.

엘리베이터는 10층 에서 40가구가 마주치던 전의 아파트와 달리  10층 20가구에 한대라  1층에 항상 대기 상태다.

지하 1층 주차장엔 항상 출입구 가까이 자리가 비어있다.

특히 내겐 일을 자발적으로,효율적으로 하지 않는 관리소 직원들을 더이상 보지않게 된 것도 좋은 일이다

그리고 솔직히 나머진 다 불편하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듯 모두가 다 좋을 수 없다.

우선 행동 반경에서 모든 목적지에 30분을 더해 여유있게 잡아야한다.

전의 아파트 단지는 걸어서 단지내 수영장,하나로 슈퍼 마트,GS 마트,은행,병원,세탁소 ,치과 ,잡화점등에 갈수 있어 얼마나 편리했던가 

 그리고 길건너가 회사 직영 주유소에 세차장이 있고 우체국이 있었다.

몇년후 다시 더 편리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잡고 살아야한다.

그땐 5호선외 9호선 까지 연결된 뒤다.

불편함을 통해 그동안 얼마나 혜택받고 살았나 돌아볼 기회다.  

이번 기회는 Downsizing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교외 큰 주택을 팔고 시카고 시내에  거실 하나에 방하나 달린 Condo에 들어간 사촌형은 선각자다.

평소 많이 버리고 이사즈음 버린 뒤에도 5톤의 이사트럭과 1톤 짜리 트럭-모두 6톤의 짐을 지고 살았다.

우리 부부에게 남은 짐이다.

아직도 많은 책과 CD DVD가 적지 않은 분량이다.

재건축후 돌아갈 땐 5톤의 이삿짐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새 아파트에선 T에어컨 TV까지 준다니까. 

25평의 작은 아파트에 짐을 집어 넣을 수 있던 건 정리에 있어 달인경지에 이른 아내의 덕이었다.

37년간 (해외 거주를 빼면 정확히32년이다)살던 곳을 떠나 이곳에 이사하여 전과 같은 건  아파트가 남향이어서 여전히 남쪽으로 머릴 두고 잘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