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산책

가을 여행을 떠나며

Jay.B.Lee 2015. 10. 17. 18:08

내일이면 여행을 떠난다

 작년 갑자기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병상에 누웠을 때 제일 마음에 걸리던일- 이제 여행은 끝났나 싶었다.

스스로 그만 두는 것과 건강문제로 그만두는 것과는 다르다.

건강에 자신을 찾으며 3개월전 예약한 출발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여행시마다 마음 설레이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네번째 방문으로 비교적 익숙한 나라 터키와 조지아(그루지야)여서일까 긴장감이 적다.

홀로 여행하며 부딪치는 긴장감이 여행의 묘미다.

 

지나번 여행시 "이해인"의 시가 좋았다.

 "예측 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릎쓰고 먼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하여 주십시요"-<가난한 새의 기도 중에서>

정말이지 고독과 자유를 즐기려면 홀로 떠나야한다.

가을을 노래한 시도 마음에든다.

"남은 시간  아껴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다"-이해인의 <가을노래>

여행은 이별의 연습이다.

언젠가 서로 결별의 순간을 맞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예행 연습이다

아픔을 덜어내는 구도의 수행이다.

"삶에서 잃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 것도 잃지 않는다"-에픽테토스

 가을에 떠나 가을로 들어가는 일이 얼마나 다행인가

겨울에 떠나 햇볕 따가운 바닷가로 가거나 앙상한 나무가지 아래에서 꽃들이 화사한 계절로 이동하는 건 이성적으로 익숙하나 실제 기이한 느낌이다.

가방을 싼다.

언제나 그렇듯 가벼우면서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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