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한심한 일이었다.
이제 5살된 손자가 놀러온날 오전 손자를 데리고 평상시 지나치던 어린이 놀이터에 갔다.
30년이 지난 낡은 아파트라 입주자 이주가 결정 나면 내년혹은 내후년부터라도 나가야할 6천세대 아파트 단지다.
손자에게 시소를 태워주고 그네를 태워주고 미끄럼틀에 다가가자 깜짝 놀랐다.
오래전에 만든 미끄럼틀이라 스텐레스 강판이 아닌 철로 되어 녹이 슨 것은 당연했다.
문제는 미끄럼틀 뒤에 있는 놀이용 나무 바닥옆에 " ㄷ"자로 얽혀 박혀있는 앙상한 철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타이어가 덮여있어 타이어를 타고 기어올라가게 만든 놀이 시설이었다,
즉시 관리 사무소에 전화를 하자 놀이터 관리 담당이라고 바꿔준다.
동호수를 얘기하고 지금 어린이놀이터 미끄럼틀 옆의 시설이 위험하니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수리는 그만두고라도 당장 위험물을 철거요청했다.
어린이가 발판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목이 부러져 사망하거나 팔다리가 꺽여 부러진다고 위협을 가했다.
실제가 그런 위험 상황이었다.
추가 설명을 요하는 게으른 담당자에게 당장 와서 눈으로 보고가면 알 것이라고 했다.
그날 저녁 제거하지 않은것을 보았으나 다음날 직원들이 와서 철구조물들을 뽑아내고 널부러진 타이어를 제거해갔다.
모래밭만이 들어나 안전해진 것을 확인했다.
며칠뒤 관리 사무소의 담당과장을 찾아 일단 조치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 담당이라면 한달에 두번이고 놀이터를 정기 순회하며 점검해 보아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관리 사무소도 그렇고 놀이터 옆동 주민들과 경비도 문제다.
자기가 직접 할일이 아니라면 신고라도 해주어야지.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급여 인상을 해주지 않아 년봉이 2천만원대에 머물러있어 일손이 달린다는 변명뿐이다.
자신의 업무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미리 대처하면 몰라도 민원이 들어오면 일한다는 안일한 태도를 가진자들에겐 2천만원대의 년봉도 아깝다.
여기 적합한 영어가 있다.
"Shape up or Ship out"-일을 잘하던지 나가던지.
폭설이 쏟아진다는 예보가 와도 제설제염화칼슘,모래 미리 미리 비치해준일 없고 빙판이 되어 주민들이 아우성 치면 그때서야 굼뜨게 작업하는 그네들이다.
한번은 아파트내 학교옆 횡단 보도 사이에 향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며 벌어져 건너는 사람은 다가오는 차가 않보이고 차에선 건너오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치명적이어서 관리 사무소에 얘기를 했다.
아파트 단지내인 것은 맞지만 구청에 속한 도로여서 나무를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 얘기였다.
아이들의 목숨보다 절차가 중요했다.
융통성 없는 사람들.
당장 조경 담당 직원을 보내 톱과 전지 가위로 잘라내고 다듬으면 될 일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뽑아버리던지 밑을 잘라주길 바랬는데.
차선책으로 초등학교 교장실에 찾아가자 여교장이 의아하게 나를 맞는다.
저 위험한 나무와 도로가 구청 소관이라고 하니 학교측에서 아파트 관리 사무소와 구청에 동시에 공문을 내어 조치를 취해 달라고 부탁했다.
"평상시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하는 변명 같지도 않은 여교장의 소리를 귓전에 들으며 교장실을 나왔다
생각만 하는 교육 공무원을 한두번 본 것도 아니다.
실천 ,실행이 더 중요하다.
며칠뒤 구청에서 와서 80여미터 달하는 중앙 분리대의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지들과 문제의 향나무를 깔끔히 정리해주고 갔다.
나중에 사고가 날경우 책임이 따르는 문제들을 살짝 건들여 관리 사무소와 학교장에게 일을 하게 시켰지만 자기 본분이 무엇인지 잊고 무사안일로 보내는 <기생충들>이 이사회에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부디 내가 오지랍 넓은 사람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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