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자전거 타러 온 날 본 "능내" 폐역을 다시 보러 왔다. 안사람에게 이런 폐역이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다. 그동안 차로 지나며 왜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하던 궁금증이 풀렸기 때문이다. 기차는 향수를 일으킨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메퀘한 역청탄 연기를 내뿜으면 달리던 경부선 증기 기관차들이 떠오른다. 유치원과 국민학교 언덕 위로 경부선이 달렸다. 군용 트럭들을 싣고 지나던 긴 기차를 보는 일은 어린 우리에겐 구경거리였다 휴전이 되던 1953년이다. 우리는 철로 침목 사이에 떨어진 구멍난 역청탄 덩어리를 주어 친구들 머리에 밀고 장난을 쳤다. 녹아 버린 역청탄 구멍사이에 낀 더벅머리 머리칼이 따끔따끔하곤 했다. 철길에 대못을 얹어 납작하게 만드는 놀이도 있었다. 학교엔 기차 탈선 한다고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