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0 3

커피의 향기

사진: 며느리가 아들 대신 뽑아준 커피-네슬레 캡슐커피다. 아들이 내놓는 커피잔보다 며느리가 준비한 빈티지 커피잔이 훨씬 고급이다. 간혹 음식 사진 대신 커피 사진을 찍을 때가 있다. 노인네가 뭐하나 누가 신경 쓴다 해도 상관없다. 커피를 좋아해도 기껏해야 고작 하루 두 잔이다. 그것도 오후에 일찍 마셔야 한다. 잠이 잘 오지않는 날은 낮에 늦게 마신 커피를 마신 날이다. 커피 사진를 보고 커피의 향기를 떠올리며 커피 마신 곳은 어디인지 추측을 한다. 간혹 이곳이 어디였더라 하며 절망적으로 장소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먼 훗날 치매가 아니길 기도해야 하는 날이다. 종로 재동 카페 "포엠" 현대 디자인 라이브러리 앞 카페. 처음 가본 곳 .2층 좌석이 있어도 조용한 1층에 자리 잡았다. 용산 아이파크 몰-에..

생활 2023.02.10

사위가 차린 식사

집에서 멀잖은 딸네집. 3.5Km 차로 7분 거리다. 외손자를 봐주기 위해 살던 아파트에서 재건축으로 이주 시 최대한 딸네집 가까이 집을 얻었다. 가까운 덕에 어쩌다 딸이 불러주면 식사를 하러간다. 집에서 우리 부부가 간단히 먹으면 그만이지만 성의를 봐서 가야 한다. 사위의 취미 중 하나는 요리이다. 유튜브를 보며 배워 가고 있는 중으로 파스타는 음식점 보다 훨씬 맛있게 한다 고기 굽는 솜씨는 일가견이 있을 정도로 자리가 잡혔다. 차린 식탁의 김치는 집에서 안사람이 퍼 나른 것이지만 맛있게 한 끼를 먹는다. 나는 식사 때마다 딸네가 사용하는 검정 그릇이 맘에 들지 않지만 입을 꾹 다물고 말한 적이 없다. 딸 집을 나서며 딸과 사위에게" 수고했다 맛있게 먹고 간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생활 2023.02.10

마포옥 설렁탕

이젠 위가 줄어 많이 먹기보다 단품으로 한 끼를 먹는 일이 입도, 속도 편한 나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알고 다닌 집은 제외하고 노포의 " 한끼 식사의 행복(김석동 지음)"에 소개된 집도 찾아보려면 얼마나 걸릴는지. 마포옥은 조지아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지인을 만나며 소개받은 집이다. 양지탕으로 이름한 마포옥은 미쉘린 가이드에 등장한다. 1949년에 개업했다는 집. 양지, 차돌박이, 사골로낸 국물이어서 첫 숟갈을 맛볼 때 입안에 감칠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설렁탕 중 최고다. 오늘은 김포에서 오는 친구의 시간도 줄여줄 겸 마포옥으로 약속을 잡았다. 주위 젊은 봉급쟁이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하는 건 우리의 예의다. 아니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다. 1시에 마포역에서 만나 1번 출구로 천천히 250미터 정도 걸으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