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이 한장의 사진

Jay.B.Lee 2007. 3. 12. 22:35

 

 

소실되지 않고 용케 보관해온 사진이다.

증조모 상을 치루고 집안이 모두 모여  안채에서 찍은 기념사진으로  사진을 볼때마다 조상들에 대한 유대감을 느낀다.

일찍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의 모습은 사진에서 조차 뵙지 못한다.

신혼의 아버님 어머님 모습도 보인다.

가까웠던분들 모두가 떠나셨다.

당시 경성(서울)서 제일 고보(경기 전신) 다니시던 두 숙부님도 작년(2006)과 올해(2007) Florida와 서울서 타계하셨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교통편과 학생들이어서 못내려 오신 것으로 짐작된다.

이제 남은 분들은 두분의 당고모와 앞의 어린이들-4촌 아니면 6촌들이다.

어린이 중에서 이미 두분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아니하다.

우린 모두 떠난다.

흙에서 흙으로,빈손에서 빈손으로.

지우개로 지우듯 모두가 지워질 무렵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을까.

 

 앞줄에선 사촌형님(장손으로 그시절 털코트를 입었다)의 모습으로 미루어 추측해보면 사진은 69~70년 전,1937~1938년경 으로 보인다.

내가 태어 난것은 그후 오랜 시간이 흐른 10여년후다.

기와집은 약 125년전쯤 지은 것으로  지금은 사랑채와 안채를 나누던 중문은  없어지고 지붕과 뜰에는 잡초가 무성한채 쇠락한 모습으로  덩그라니 고향에 남아 있다.

조상들의 탄생,죽음,기쁨, 슬픔이 있었던 그곳엔 이제 누구도 남아있지 않다.

자손들은 400여년 살아온 고향을 떠나 부산,대구,대전  ,광주,청주,서울,미국,유럽등지로 흩어져 각자의 삶을 성실히 살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따라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자손된 자들의 의무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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