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친구

Jay.B.Lee 2024. 3. 12. 07:00

사진: 더 케이트빌딩 앞, 경복궁 동십자각 건너에 있는 한옥.

화가의 집이다.사람이 살지 않는 듯 항상 문이 닫혀 있다.

 

친구를 불러내었다.

작년 말 만났나 중간에 두 번 전화만 하고 올해 처음 만난 거다. 

그나 나나 한가히 보내는 삶이 아니란 건 분명 하나 내가 추운 겨울에 그를 피하는 이유가 있다.

한여름 태양이 뜨겁게 내려 쬐는 날도 약속을 삼간다.

그는 아무리 추운 날도 , 더운 날도 모자를 쓰는 법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부인이 권해도 막무가내다.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다.

처음엔 어울리지 않아도 차츰 익숙해지면 괜찮다 해도 별로 마음에 새기려 하지 않는다

고급  모자 전문점도 소개하고  닥스( DAKS) 혹은 백화점에 가보라고 여러 번 권했다.

부인과 다녀봤는데 고르지 못하고 나왔다는 거다.

쭈그러지는 얼굴에 뭐 그렇게 어울리는 것을 찾는지 선택을 쉽게 못하는 우유부담함과 고집이  엿보인다.

나중엔 길바닥에  쓰러져 죽는 것보다 낫지 않냐고 협박도 몇 번 했다.

이점이 내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다.

그렇다고 그 나이에 머리숱이 많냐. 그렇지 않다.

 좌우에 남은 몇 가닥 머리카락을 제외한다면  거의 황무지다

 추위와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라 그만두기로 했다.

그와 나이 차이 나는 부인을 위해서도 그는 오래 살아야 한다.

벌써 암수술을 완치 후  다른 큰 수술까지 병원신세를 졌던 그다.

고심해 생각해 낸 방법이   추운 겨울, 더운 여름을 피해 친구를 만나는 게 최선이다

대신 봄가을에 자주 만나기로 한다.

이렇게 친구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나의 우정을 그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한일관 갈비탕.

 

광화문 더 케이트 타워에 있는 "한일관"을 찾았다.

평소 잘 먹지 않는 갈비탕맛이 어느 정도인가 궁금해 갈비탕을 주문했다.

이곳은 내게 우거지탕이 제일 입에 맞는 곳이다

친구는 우거지탕(18,000원)이 먹고  싶다더니 나를 따라 다시 갈비탕(18,000원)으로 바꾼다.

 

사진: 폴바셋  커피와 우유 생크림 롤.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카페 "폴 바셋(Paul Bassett)"에서 현재 종친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의 무용담을 들었다.

2대째 종친회장을 맡은 그는 전기 임원들의 냄새나는 거래에 증거가 없어 소송은 기각된 반면  몇 년에 걸친 정부와 소송 끝에 승소와 중재안을 거쳐 2건의 세금 환급을 받았다고 한다.

2건 합쳐 2억 원이 넘었다.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차 한잔하고 대화를 나누고 조금 이른 퇴근시간이라 경로석에 앉아 오던 날.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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