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과 이주기

아파트 이주기(8) -라상가와 김진호 치과

Jay.B.Lee 2017. 8. 14. 15:28




체육시설


아파트 동에서 약 70미터 거리엔 "라상가"라 부르는 각종  편의 시설이 있는 건물이 있다

1층엔 우리가 종종 이용하는 세탁 데포(Depot ), 크린 토피아가 있고 지금은 매각한 내  소형아파트를 전세 놔주던  가야 부동산이 있다

고향 청주에서 여선생님을 한 경력을 가진 부동산 대표는 야무지게 일을 잘해 가끔 부동산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좋았다.

머리는 항상 올백으로 뒤로 묶어 환하게 웃을 때 입술 모양은 줄리아 로버츠를 연상 시킨다.

그러던 그녀가 지금은 가발을 쓴 완연 다른 모습이어서  웃음이 난다.  

크린 토피아외 가끔 이용하는 다른 세탁소는 자체 세탁기계를 가지고 있다.

남자직원이 수선을 잘해   새바지를 사올 때마다 줄여달라 맡겼다.

여자분들이 하는 곳엔 곧 잘 짧게 줄여 나를 난처하게 했다.

세탁소 주인은 대학을 나와 오래전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이곳에서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했다.

영화를 좋아한 나도  오랜 단골이었다.

비디오 대여점 사장은  살갑고 성실해 라상가 자치회장을 오래 했고 화제가 풍부하고 이해심이 많은 분이다.

지금은 시대의 조류를 따라 비디오 가게를 접은지 오래고  기존 세탁소에서  동업하며  열심히 다리미 질을  하고 있다.

크린 토피아 앞쪽엔  이 아파트 사시는 아주 선하게 생기신 아주머니가 김밥집을 열었는데 두어번  밖에 팔아 준적이 없다.

김밥을 만드시는 걸 보면 정성이 대단하다

언제나 상냥하신분 ,아파트 길건너 가게를 다시 연다니 다행이다.

크린 토피아 앞, 1층 상가 입구에는 반찬 가게가 성업중인데 원래 김밥집이었다.

 아주머니가 어느 날 마음먹고  반찬 가게로 전환하자 솜씨가 좋은지  날로 날로 잘되자 사람도 고용하고  점점 크게  다른 가게 자리까지 확장했다.

진열된 반찬들은 보기에도 맛나게  보여도 안사람은 반찬을 사온 적은  없다

반찬가게 옆으로  외환( 하나 )은행 ATM이 있고 여름이나 겨울에는  방이 제대로 구실을 한다.

 라상가 1층 중앙에는 한 15년전 정도  컴퓨터 가게를 차린 청년이 들어 왔는데 그 자리가 양쪽으로  문이 통해 명당인것 같아도 장사가 되지않았다.

 수시로 업종이 바뀌더니  현재까지 컴퓨터 수리업이 자리를 지킨다.

젋은이가 하드웨어 를 잘 다루어 나도 몇번 신세를 졌다.

지금은 그도 중년이 되었다.

 1층에 <삼성 인테리어 >와  <현대인테리어> 두곳의 인테리어 가게가 있다.

 안사장은< 현대인테리어>에서 일하다 자립하여 <삼성 인테리어  >를 만든 전라도사람이다.

대한 민국의 재벌회사이름 만으로 신뢰를 쌓았다.

그도 청년 시절 시작해 지금은 중년이 되었다.

 키도 크고 잘생긴데다 성실하고 시원 시원해 전에 아들이 살 신혼집 작업을 맡겼었다 .

우리 부부가 머리를 쥐어짜 만든 작은 아파트 실내와 특히 작은 아파트 주방은 모델 하우스가 되었다.

6개월 시한부로 못을 박은뒤  수시로 그의 예비고객들과  방문했고 인테리어  홈피에 올랐다.

우리에게서 아이디어를  배워 고마워했고 그후 몇년동안 아들집은 물론 우리 아파트까지 무료로 봐주는 Handyman 이기도 했다.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며 집고치는  일거리가 떨어지지않나 하는 우려와 달리  작업 트럭도 한대 더 사고 올림픽 아파트, 타지역 공사로 늘 바쁜걸 보면 성실과 솜씨가 뒷받침이 된다.

그의 장점은 가능한 한 고객이 원하는 작업 시간을 맞추려 애쓰고 자기 업무 분야에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

자재도 싸구려 물건으로 고객을 속이지 않는다.

상가 2층엔 사진관이 있다.

 가끔 여권사진이나 증명사진을 찍는데 찍을 때마다  대체적으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진사 아저씨가  얼굴 자리를 잡기위해 지시사항이 많아  자연스러운 표정보다 딱딱한 표정이 많아진다.

사진 솜씨(카메라 캐논이 낡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파트 단지 외부의  사진관의 가격과 불친절이 싫어 늘 이용한다

 요즘은 얼굴까지 늙어서 사진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2층엔 미장원이 둘있고  무슨  학원 두어군데와 전에 얘기한 태권도장이 있다.

도장 설립자인 관장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치유중이다.

아들과 딸이 2년,1년을 다니다 해외로 갔다.

미장원은 아내의 단골로 모든 정보가 집결되는 모양이다.

잠실에 사는 누나도 누나네  아파트 단지보다 반가격에 머리는 더 잘만진다고  이곳에 온다.

지하 1층엔 수퍼 마켓이 들어서 장사가 되지 않아 주인이 2-3년 간격으로 자주  바뀌었다.

물건이 신선하지 않으니 가지 않게 되고 장사가 않되니 신선한 물건이 올리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전에는 건물 주변에 너저분한 박스에 쓰레기들을 쌓아 더러워 수퍼 마켓 물건 자체도 더럽게 여겨져  조금 멀지만 종합 상가 농협이나 GS 마켓을 이용했다.

오지랖 넓게 슈퍼 사장을 만났을 때  슈퍼 마켓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며 장사하면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내맘에 드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나  지금까지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고 농협 처럼 배달제도등을 도입했다.

과일이나 야채도 신선하고 특히 과일의 경우 조금 비싸도 농협보다 좋은 물건을 판다.


라상가 2층 복도엔 칫과를 알리는 커다란 치아 모형 두개가 덜렁 달려있었고 치아 모형 위엔 먼지가 수북했다.

서울대  치과 대학을 나온 김원장은 53년 생으로 천주교인이고 유머어가 풍부하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름 휴가시마다 해외 여행을 하는 것이 낙이다.

내가 치아 치료를 가서 여행중 치통을 대비해 약 처방전을 부탁하면 어디로 여행을 가는지 꼬치 꼬치 묻곤 했다.

우리아들이 결혼할 때 예비 며느리까지 축의금 대신 스케일링을 해주었고 딸과 사위도 혼례시 신세를 졌다.

멋을 아는 치과 원장이다.

지금 나이가 65세인 김원장이 치과를 어떻게 할건지 퍽 궁금했다.

나의 치아 주치의가 어디로 가냐에 따라 나의 치아 운명이 변한다.

아직까지 사랑니를 제외하고 28개의 이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한개는 시원찮아 뽑아도 되건만 자기 이 만한게 없다고 정직한 치과의사는 뽑으란 소리를 아직 않고 있다.

 다행히  5호선 강동역 오피스빌딩에 개업을 한다고 한다

65세로 그만두기엔 너무 젊으나  젊은  의사들과 경쟁하기엔 나이가 들었다.

집에서 잠시 걸어 오면 되던 것을 이제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편의 시설들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멀어진 다음에야 안다.

예약한 날자 시간에 치과를 방문했다.

지상 1층이 지하 1층이라하고  지상 2층이  1층이라고 쓰인 요상한 오피스 텔 빌딩을 찾았다.

전보다 세배는 넓어진 병원 새진료실이다

새로 도입한 진료 의자는 양치질을 하기위해 일어날 때 전 의자보다 불편해 용을 써서 일어나야 했다.

의자를 만드는 사람들이 실제누워보지도 않는 모양이다.

가볍게 크리닝하러 간건데 김원장은  이참에 스케일링을 하자고 한다.

 원장 자신이 스케이링을 해주는 치과는 이곳 뿐이다.

간호사에게 맡기고 적당히 넘기는 치과가 수두룩하니까.

치과로 말하자면 오랜 관례를 넘어 "적폐 대상"이 아닐까.

접수 담당 여직원에게서 오랫만에 받아 보는파란 비닐백의  개업 선물 .

칫솔과 프라스틱 이쑤시게통등이 얌전히 ,가득 들어 있다.

새 지역에서 새출발하는 김원장의 치과가 번창하길  기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