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인구문제가 화두다.
우리나라 인구의 감소문제는 오래전부터 예견되어온 일이고 초고령사회 진입도 코앞이다.
단지 노인들의 구성비에 비해 옛날 노인만큼 쇠약한 것은 아니어서 청년들을 능가하여 일을 한다,
조금은 버팀목이 되는 통계에서 보는 미미한 요소다.
대부분 시간을 보내거나 즐기기 위한 일이아닌 생존의 현장에서 뛰는 분들이 많다.
요즈음 가뭄에 콩나듯 청첩장을 받는다.
학교 동창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했거니와 아직 혼례를 치루지 않은 자녀들은 앞으로 결혼을 하려는지 모르는 부류에 속한다.
38-40세들의 연령대다.
마침 교회 장로인 동창의 딸이 결혼하며 교회가 아닌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했다.
사돈네가 믿는 집이 아닌모양이 아니라고 짐작하며 오랫만에 만난 동창들과 한 테이불에 둘러 앉았다.
맥주를 두어잔 걸친 동창 하나는 어제 아들과 대판 싸웠다고 하소연이다.
자기가 집안 장남인데 아들이 딸 하나을 낳고 더이상 낳지 않겠다하여 손자를 기대하고 있는 그를 실망시켰다.
맞벌이하는 아들내외에게 손자를 낳으면 할아버지,할머니가 키워주겠다 그것이 싫으면 며느리보고 손자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라고 책했다 한다.
그가 손자를 원하건 간에 나에겐 그저 하나란 개념이다.
동창들이 서서히 털어 놓는 문제가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내 오른 쪽에 앉은 친구는 말이 없이 눈만 껌벅 거린다.
옆 친구가 거들어 설명한다.
그의 아들이 결혼한지 5년이 되었건만 소식이 없다고 한다.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얘긴지 요즈음 흔한 청년들의 무정자증 탓인지 물어 볼 수가 없다.
한 친구는 아들 둘에 딸 하나여서우리중에 자녀를 많이 둔 친구다 .
딸은오래전 출가하여 외손본지는 오래 되었다.
문제는 미국에서 공부시킨 장남과 며느리는 결혼후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떨어져 살아 자녀가 없다.
장남은 결혼한지 7-8년,막내 아들은 결혼한지 5년정도인데 현재 대기업 주재원으로 미국에 나가 산다.
무슨 꿍꿍이인지 어느 날 둘이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기가막혀한다.
그가 손자를 원한 적은 없고 손자던 손녀든 그에 대해선 개방적이다.
지인의 아들이 떠오른다.
한국에서 명문외고와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공부후 좋은 직장을 얻어 한국에 들어와 결혼후 3년후 이혼을 했다.
독자인 아들은 아기를 원하는데 아내가 아기를 갖지 않겠다는 고집을 꺽지 못했다.
결혼전 자녀관에 대해 피력하고 용납이 되면 결혼 할일이지....
내 주위에 함께 부부모임을 갖는 친구들 세쌍이 있다.
우리까지 네 쌍이다.
한 친구는 딸과 아들 모두 결혼시킨지 제법 오래 되었으나 손자,손녀 소식이 없다.
(이 글을 쓴후 소식없이 손녀를 낳았다 아기를 갖지 못한 친구구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다)
한 친구는 혼기를 넘긴 딸 때문에 애달아 하다가 딸을 시집 보냈으나 손주 소식은 없다.
아들은 게다가 장가를 아직 못가 부모의 한숨 뿐이다.
한 친구는 결혼을 조금 늦게 해 자식들을 늦게 두었으나 아들들이 시험에 매달려 결혼은 돌아 볼 틈이 없다,
친구 본인은 늦었던 결혼이나 지금은 자녀들이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었다.
우리에겐 식사 모임 자리에서우리 부부에겐 손자들 자랑은 자연스레 금기 사항이 되고 말았다.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
아들은 손자 하나를 낳더니 끝이다.
며느리는 하나 더 낳고 싶어 했다.
아들은 자신의 건강,앞날을 고려한 모양이지만 우리 시대처럼 용기도 무모함도 없다.
딸은 혼인전에 많은 아이를 기르며 사는 것이 즐거운 가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더니 맞벌이 현장에서 꿈이 깨지는 모양이다.'
우리가 돌보아주는 외손자로 인해 아내 몸이 여기 저기 삐그덕 고장이 난걸 걸 모를리 없다.
벌써 두곳을 시술했다.
차일 피일 하다가 이제 둘째를 가지기에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내가 살아보지 못하는 세상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까.
주위의 현실로는 초저출산 기준치 1.2명은 커녕 1명도 되지 않는 현실이다.
모두 부끄럽다.
지난 오랜 역사속에서 사라진 많은 많은 문명과 민족들은 그 이유가 어떻든 근저엔" <인구 감소>란 <멸망의 요소>"가 잠재한다.
남한도 북한도 그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란 구호아래 살던 시대가 인간답고 행복한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