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어느 화가의 화실

Jay.B.Lee 2015. 2. 7. 22:49

 

 

 

화실; 여러개의 인물 그림은 과거 자신의 얼굴들을 형상화했다.

 

그의 화실을 방문한다는 것이 그의 개인전 이후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가게되었다.

마침 조지아에서 포도주를 담그다 겨울을 한국에서 지내기위해 돌아온 지인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말에 전 직장 동료의 화실에 한번 가자고 약속을 잡았다.

오랜 외교관 생활후 은퇴하여  조지아(그루지야) 시골에사는 동안 문득 중학교때 곧잘 그림을 그려 상을 타곤던 일이 생각나 그림을 시작해보고 싶었다한다.

마침 조지아 시골에 프랑스에서 미술공부를 하고온 화가가  있어 조지아 청년과 둘이서 지도를 받기 시작한 지가 3개월이라고 한다.

전 직장 동료의 화실은 홍대역에서 마을 버스를 타야했다.

연남동.

마침 버스정류장에 나온 그를 따라 화실에 올라갔다.

 오래된 작은 건물에 후질구레한 수십년전 유행한 빛바랜 하늘색 철문들이 달려있다.

그의 옆방도  화실이다.

화실을 얻어 이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한지가 3년이라고 한다.

온기없던 그의 방에 전기난로를 키자 벌겋게 열이달아 오른다.

아침 8시 반에 출근하여 저녁 9시 ,10시에 집에 간다는 하루의 일과를 듣는다. 

긴 소파와 냉장고, 마이크로 웨브 오븐이 있다.

간혹 그리다 소파에서 밤잠을 자기도 한다는 그는 그의 말대로 그림이 "업(業)"이 되었다.

물론 생업의 의미는 아니다.

법조인이었던  할아버지 .

그 시절 집안의 분위기에 그는 고교시절 화가가 된다는 꿈을 일찍 접었다했다.

직장을 그만두고서야 비로서 꿈틀거리는 그의 젊은 날의 꿈을 실현해보고자 다른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을 한다.

거의  모든 모임 같은 인연을 끊고 은둔 상태로 지낸다. 

싱글이었던 골프 실력때문에 가끔 전화가 오지만 그도 작심하고 끊은 지 오래라고 한다.

그것을 보아도 얼마나 독한 결심을 햇는지 놀랍다.

한국에서 화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상황을 설명한다.

개인전에서 두점의 그림이 팔렸고 사우지와 집지에서 자기 그림을 사용했다고 한다.

함께 동행한 지인에게 남의 그림을 그리지 말고 자신의 그림을 그리라고 그림 선배로서 충고한다.

옆방의 화가도 그렇게 자신에게 충고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남에게 그림을 배우지 않는다.

은퇴후에 한참이나 남은 시간을 청년시절의 못이룬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위해 정열을 쏟는 그들을 본다.

단순한 집착의 경지를 넘어 존경스럽고 부러울 뿐이다.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그림(중앙)

세종로를 걷는 남녀를 스케치한뒤 그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