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경 너머로 물속을 들여다 본다
비치는 형광등 불빛에 얼렁이는 물빛을 보며 햇빛에 어른거리던 하얀 모래위의 인도양 바다를 생각한다.
수영장에 온지가 몇년만인지 전에 아파트 단지내 7-8년간 휘트니스 클럽에 다니면서도 수영은 좀 멀리해왔다.
그후 어깨 회전 근개골 파열후 수술하고 부터는 운동자체를 멀리 해온 셈이다.
운동을하다 결국 몸이 두너번 상하고서야 깨닫게 된거다
더 이상 건강해질 수 없고 현상유지가 최선이다 .
걷고 ,소식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임에도 어디 말처럼 쉬운 노릇인가.
요즈음 들어 몸에 무리없는 수영을 해보려고 "새벽 자유 수영반"에 한달간 등록을 했다.
하도 오랫만이어서 언제 신청해야 하는지 신청 기간도 잊어버렸다.
신청시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하다고 우선 거절이다.
65세이상은 꼭 필요하다며 완전히 노인 취급이다.
요즈음 어디 입장권 살 때 경로우대 할인을 받는 가벼운 마음이었지 어디 수영하다 심장마비나 뇌경색으로 쓰러질줄 나이가 된줄 알았나.
동네 병원 가정의에게서 가벼운 심전도 검사와 혈압 검사를 거쳐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겨우 접수가 되었다.
그동안 더벅머리 총각같던 남자 직원도 늙어가며 그대로 있고 예쁘장한 아줌마도 변함없이 근무하며 나를 반긴다.
요즈음 짧은 트렁크형 수영복보다 긴 바지 수영복이 유행이라고 해서 지하1층에 있는 수영복 가게에서 하나를 샀다.
30년 넘게 수영복 가게를 하고 있는아저씨.
아직 살아있다.
서로 나이 먹어가긴 마찬가지다.
새파란 청년들이 수영반 강사다.
그들의 호르라기에 따라 준비운동을 하고 자유 수영반은 가장 자리 제일 넓은 Lane을 따라 물살을 헤치며 나간다.
시골 냇가에서 친구들과 개헤엄을 배우던 시절
중학교 시절엔 독학으로 수영을 배우고 대학 신입생 시절엔 여름 방학 동안 대한 적십자에서 한달간 훈련을 받았다.
고급 인명 구조원과 수상안전 강사 자격을 얻은 지가 47년전이다.
세월엔 약이 없다
약해진 체력을 고려하여 살살 시작해본다.
저수지를 가로 지르거나 강을 가로 지르며 헤엄쳐 건너던 시절
집안 형님이 근무하던 수산고등학교 실습선을 타고 나가 용유도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던 20대
인명 구조원 자격을 취득했어도 한번도 사람을 제대로 구해낸 적이 없다 .
내 앞에서 물에 빠진 사람이 없어서다.
참 신입사원 하계 훈련시 설악산 깊은 소가 너무 맑아 얕은 줄로 착각하고 뛰어 들었다가 깊은 물속으로 잠기며 허우적 거린 입사 동기생을 무릅을 잡아 물밖로 밀어내 준적이 있다.
그리고 하와이 "하마우마 비치"에서 스노크링를 하던 아내가 물을 먹고 당황해 허우적 거리는 것을 꺼낸적이 있다.
아내를 구하기위해 미리 인명 구조법을 배워 두어야 할 운명이었는지.
25미터 거리 Lane을 오간다.
자유 수영자들이 입수하기전 천천히 평영(平泳:개구리 헤엄)으로 물을 가른다.
맨몸으로 수영을 하듯 맨손으로 헤쳐온 세상의 물결이다.
이제 남을 의식할 필요없이 천천히 나만의 유영을 즐기며 생의기쁨을 누린다.
여유롭고 평화롭게 .
나의 남은 날들도 그러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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