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스페인-네델란드 축구 관전기(觀戰記)

Jay.B.Lee 2014. 6. 14. 08:32

6월14일 토요일 .

새벽 4시5분전 잠이 깨었다.

평상시 5시 정도 깨던 것이 어제밤 입력해둔  잠재의식 덕이다.

자고 있는 식구들을 생각해 TV를  무성영화 보듯 경기를 지켜봤다.

처음 스페인과  네델란드는 팽팽했다.

높은 볼 점유율을 자랑하며 전통 "티키타카" 전술로 볼이 오갈때만 해도 누가 스페인의   5-1의 참패를 예상했나.

네델란드선수들의 고의적인 반칙은 흥분하기 쉬운 스페인 선수들의 신경을 계속 건드렸다.

신체적인 우월감,상대방을  계속 피곤하게 만드는 작전은 루이스 판 힐 감독이 특별히 주문했을 것이다.

그의 작전은 완전히 먹힌 셈이다.

덩치 네델란드 선수들은 왜소한 스페인 선수들을 심한 태클이 아닌 작전으로 기를 빼놓았다.

 마치 권투에서 후반전을 노리는 상대방 힘빼기 작전을 보는 같았다.

처음 알론소의 페널티킥으로 미소의 여신은 스페인편인 듯 했다.

패스 축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스페인 선수들 .

레알 마드리드의 유명한 간판들이다.

속으로 비열한 네델란드보다 스페인이 이겨주길 바랬다.

그러나 네델란드의 수비를 뚫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페인은 여러명이  공들여  패스하며 전방까지 간신히 공을 올리곤 유효슛하나 제대로  날리지 못햇다.

골프에서 그린위에 공은 일찍 올리고 홀컵을 계속 오가는 안타까움이 있다.

 페르시가 선제골과  로벤의 현란한 발기술과 상대방을 속여 무력화하는 기만술엔 노련함과 교활함이 배어 있다.

그 여유가 부럽다.

네델란드는 마치 로마제국이 전쟁에서 패하면 철저히 원인을 분석해서 나중에 적을 참패시키듯 루이스 판힐 감독은 스페인을 격침 시키고 말았다.

운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티키타카 "전술을 무용지물화 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명키퍼 카야시스가 실수로 공을  허용하기 시작하자 그는 거의 자제력을 잃은 것 같았다.

나중에  볼을 선방했지만 그야  훈련에 따른  본능적 방어였다.

축구경기를 통해 평생 그가 그렇게 절망하는 순간은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를 바라보기가 참담했다.

네델란드와의 경기를 통해 스페인 축구를 보며 스페인 축구의 몰락사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본다

왜 우리나라는 수많은 수난을 겪어온 민족답게 축구에서도 힘겹게 어려운  축구만을  할까 .

힘들게 힘들게 겨우 겨우 공을 올리고 나면  금방 수비에 막히고 만다.

대신 공은 아주 쉽게 내어주는 비 효율적인 축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네델란드와 스페인 축구의 축소판 같은 한국 축구다

우리 선수들의 공을 받는 순간 공의 체류 시간이 긴 것도 최대의 약점이다.

발재간이 따르지 못하는  것이고 어릴때부터 기본기 훈련보다 이기는 축구 경기를 많이한 탓이다.

향후 월드컵에서 그려질 한국 축구의 그림은 우울하다

어린 선수 하나 하나는 우수한데 2002년 처럼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줄수 있는 선수가  휙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경기에 져도 좋으니 월드컵에선 제발 축구같은 축구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