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할아버지의 외손자 육아 일기

Jay.B.Lee 2014. 2. 6. 06:42


사진:외손자(23개월).-보통 아이들이 귀찮아 하는 한복을 벗지 않고 잘도 입고 있다.


딸이 2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인 은행으로 돌아갔다.

딸이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에도  일주일에 2-3일씩 집에 와 있어 외손자에게는 우리집이 아주 익숙하다,

며칠을 걸러 뛰어 왔을 땐 기쁨에 겨워 환호의 소리를 까르륵 지르곤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름이 "환호"다 

발음하기가 어려워 사위가 정해온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정작 외손자는 자기 이름을 잘 발음한다.

"똑똑똑 ,누구지요?" 

"화노"

늦게 특수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사위는 일주일에 한두차례 우리집에 들려간다.

주말이면 자기들 집에 돌아가  세가족이 모여 지내고 온다.

자기집에서 셋이서 지내는 순간이 그립고 행복한 모양이다.

"So do I "

그네들이 주말에 가면 우리 부부도 토요일 하루와 일요일 한나절  진정한 평화를 얻는다.

모두가 고통을 조금씩 나누어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힘든 일주일은 잊은 채 일요일 저녁이면   환한 모습으로 할머니,할아버지(나야 당연히 후순위로 부른다)를 찾아오는 손자를 기다린다.

이제 3주째.

조금씩 익숙해졌다,

아내는 손자 육아를 위해 수년간 맡았던 눈 질끈 감고 교회 봉사부장 자리를  내어 놓았다.

수요 저녁 예배도 나 혼자 가야한다.

딸이 아내에게 육아비를 준다고 정한 모양이다. 

그리고 아이 식대등은  별도로 더 준다하고

손자를 빙자하여  돈버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자식,손자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면 사실 노동의 대가로는 너무 적다.

나는 나나름 대로 손자에게 오전 한차례 바깥 바람을 씌우기 위해 밖에 데리고 나간다.

아내가 숨고를 시간이다.

 아일 운동을 시켜 피곤하게 만들어 낮잠을 잘자게 하고 그 시간 동안 아내가 쉬길 바래서다 . 

밖에 사는 고양이들도 보여주고 놀이터에서 운동도 시키고 마트에 가서 과일 구경도 시킨다.

손자 보는 할아버지는 나뿐인 것 같다.

오후에도  잘 놀려야 직장에서 피곤하게 늦게 돌아온 딸이 손자와 편히 잠을 잘 수 있다. 

직장의 상사인 차장들은 40대 노처녀라는데' 여성의 적'은 항시 여자다. 

애 엄마들을 잘 배려해주어야 하는데 내가 일하던 시대와 비교해도 구태의연하고  나아진  구석이 없다.

왜 일도 없으면서  본인들은 퇴근 않고 직원들에게 어정쩡해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지.

직장 다니는 워킹 맘들의 고통스러운 애환이 이제 점점 실감된다.

손자는 성격이 좋아 잘 울지 않고 울어도 몇초 뿐이다.

얼마나 독립심이 강한지 뭐든지 "내가,내가"다. 

할아버지 등을 말탄다고 올라가며 "내가 잘할께"해서 무척 놀랬다.

어젠 부엌에서 고기냄새가 나자 아내에게  "할머니~, 나 불고기 먹고 싶어요"라고 말해서 깜작 놀랬다고 한다.

아이들은 모두 천재다. 

모두 커 가면서 평범해는 거겠지만.

"할아버지 ,티비 많이 많이"

식사후 아기 유료 만화영화를 많이 보여달라는 얘기다.

 아내는 규칙적으로 만화 영화를 보여주느라 "리코콘(리모콘의 손자 발음 )"를 찾는 손자와 매일 싱갱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엄마가 출근해 없어도 할머니가 옆에 있어주면 아빠처럼 회사간 것으로 완전히 이해하여 낮동안 엄마를 찾지 않는다.

3월이면 두돌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예약을 해놓은 모양이다.

어떻게 보면 잔인하고 애잔하다.

아이  하루인생이  지루해질 때 어린이 집이 더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생길 터이니까.

손자가 어린이집에 익숙해지면 손자 보는 축복속에 엉망이 된 내 생활을 재 구조 조정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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