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의 용에 관해 "용의 찬란한 부활"이란 전시회 소식을 듣고 평소 상여에 관심이 많으터라 대학로 동숭 아트센터 2층 "꼭두 박물관"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 박물관 방문시는 사진을 허용하더니 이번부터 금한다는 안내원 얘기다.
사진 촬영 금지표지도 없는데 미리 물어 본 내가 잘못이었나.
문화가 퇴보되는 느낌이다.
유독 우리나라만 선별하지 않고 <금지>란 획일적인 방향으로 움직여 박물관으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시품아닌 실내전경을 한번 찍겠다고 양해를 구한뒤 지난번 상여가 있던 전시실을 촬영할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
전시장은 입구에 들어서 오른쪽 전시실과 왼편 전시실로 나뉜다.왼편이 규모가 크다.
용마루와 용마루위의 꼭두들
전시기간:2012.2.2-9.29
장소:동숭 아트센터 2층 꼭두 박물관
<기획전시 안내서에 있는 글을 원문 그대로 싣습니다>
<기획의도>
"용의 찬란한 부활" 展은 꼭두 박물관과 "미술 사학자 강우방"이 용에대한 새로운 해석과 관점을 선보이기 위하여 기획하였다.
한국인에게 용은 매우 친근한 존재이다.
우리는 용이라 하면 고구려 고분 벽화의 청룡이나 궁궐과 사찰의 용장식을 쉽게 떠올린다.
그러나 용의 형상이 상여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전통 상여는 다양한 모습의 용장식물들이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그 조형미는 결코 다른 용 장식에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여에 이토록 많은 용의 형상이 있는 이유와 그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하여 상여의 용을 대상으로 하되 강우방의 영기 화생론을 방법론으로 하여 풀어낸 것이다.
전시를 통하여 우리는 상여에 쓰인 다양한 용장식의 상징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나아가 용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까지 얻을 수 있다.
<용의 찬란한 부활>
용의 부활은 인류문화의 부활,즉 인류문화의 참다운 르네상스를 의미합니다.
그동안 오류만 가득했던 용에 대한 지식을 버리고 ,용의 본질을 올바르게 파악함으로써 동서문화를 막론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것 ,보이지 않았던 것,잘못 알고있었던 것등이 우리눈에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런 조형들이 생각 보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양하게 표현되어 온 용의 조형을 채색분석한지 10년만에 마침내 동서고금 인류문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하였습니다.
서양의 르네상스는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의 참된 조형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잘못 파악했으므로 참된 르네상스가 아니며 그나마도 서양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용의 본질을 오랜 노력 끝에 인식하면 ,인류 문화의 모든 조형이 풀리며 개념이 달라집니다.
그런 만큼 ,용의 부활은 *부처의 현신이나 예수의 부활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중략>
******개인적인 의견으로용을 부처의 현신과 예수의 부활에 비유한 것은 학자의 의견으로 비약이 너무 심하지 않나 싶다.
<상여(喪與)와 용>
재현된 상여:광주 비엔날레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상여는 유택,즉 무덤의 성격을 지닌다.
상여 윗부눈에 용수판(용수판)을 앞뒤로 하는 장엄한 느낌의 긴 아치형 궁륭(Vault)은 천공을 상징한다.
고구려 고분의 내부 구조나 일반적인 무덤의 본분이 궁륭의 형태인 것을 감안하면 상여가 유택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여의 맨위족에 두마리의 용이 길게 교차하며 용마루를 이루고 있다.
그 용마루 양쪽에 용의 머리가 장식되어 있다.
기와집의 형태를 취한 상여의 맨 위에도 용마루가 얹혀있다.
상여의 선두에 두 용이 영기 화생(靈氣化生)하는 광경이 그려져있다.
이 두용은 상여를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상여 네 귀에는 봉황의 머리가 있고 봉황의 입에서 긴 *유소(流蘇) ,즉 기다란 술이 땅으로 늘어져있다.
이 유소는 봉황의 입에서 발산하는 영기를 상징한다.
그리고 곳곳에 화려하게 피어난 영기꽃이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이 영기 곷 또한 씨방을 지니되 그 안의 씨앗이 *보주(寶珠)가 되어
발산한다.
그 뿐만 아니라 갖가지 용의 입에서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고 있으며 ,봉황 역시 입에서 보이지 않는 무량보주를 발산하고 있다.
상여 건축물 중심에 사자(사자)가 있으며 ,사지는 용과 봉황과 영기 곷에 의해 영기 화생하여 여원한 삶을 누리게 된다.
용과 봉황과 영기꽃 ,이 세가지는 만물생성의 근원이다.
상여를 이 셌으로 둘러싼 것은 사자가 생명의근원으로 돌아가 영생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유소:다회(多繪)로 매듭을 짓고 끝에 술을 드리운 장식
*보주(寶珠):보배로운 구술.불교 미술에서 보주는 매우 중요한 도상이다.
<용수판(龍首板)>
사진:용수판 -전시품중 작년 사진을 이용하였다.용수판은 용장식 달린 용수판,영기의 구름이 가득한 용수판,입에 물고기를 문 용수판으로 대별된다.
용수판은 한자 그대로 용의 정면 얼굴을 얇게 조각한 목판으로 그 크기가 크고 표현이 역동적이어서 위압적이다.
한 때 기와의 용 정면 얼굴을 귀면이라고 불러왔으므로 이와 같은 모습을 한 정면상의 상여 용수판을 귀면(鬼面)이나 도깨비라고 부르기도 했다.
용의 정면 얼굴을 매우 크게 표현하고 있으며 ,입에서 갖가지 영기문을 발산하고 있다.
상여의 용수판의 조형은 매우 다양하다.
용수판은 항상 쌍을 이루고 있는 데 그모습을 같게 만들기도 하지만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왜 용수판은 반원형인가.
상여 맨 위의 구조는 천공을 나타내기 위하여 긴 아치형천정 형태로 마들었기 때문에 천정 양쪽에 들어서게 될 용수판은 반원형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므로 어찌보면 그 긴 궁륭자체가 용의 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 천정 위에는 용마루가 놓여있다.
<영기 화생(靈氣化生)하는 용(龍)>
상여 앞 난간에서 두 용이 얽혀 올라가며 맨 위에서 각각 양쪽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두갈래로 뻗어나가는 용의 몸 곳곳에 구름 모양의 영기문의 형태가 보인다.
흔 히 구름속의 용이리거 말하지만, 이 형태들은 구름 모양 영기문에서 두 용이 영기화생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상여가 앞으로 나아갈 때에 두용이 홀연히 나타나서 선두에서 길을 인도하는 것으로 짐작한다.
상여에는 용수판을 비롯하여 용마루의 두 용,그리고 영기화생하는 두 용등 수많은 용들이 있다.
이 용들로 가득찬 상여속 주인공은 그 강력한 영기의 힘으로 영원한 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용마루>
용마루는 본래 건축물의 두개의 지붕면이 만나는 부분,즉 지붕의 중앙 부분에 있는 수평의 마루인데 상여에서도 이 용마루의 형태를 찾아 볼 수 있다.
두용이 얽혀서 양끝의 용수판을 연결시키고 있는 상여의 용마루는 곧고 길다하여 일자형으로 부르고 있지만 ,상여의 건축적 요소로 볼 때는 용마루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기와집 용마루의 경우 양쪽에 용의 꼬리가 있으며 ,용마루는 용의 몸이 되고 중간에 보주가 있다.
즉, 중앙의 보주를 향하여 용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통도사 적멸보궁과 금산사 대장전에서 이러한 용마루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예천 용문사 소장 팔상탱에 그려진 상여가 그 형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여에서는 맨 위에 두 용이 각각 방향을 달리하여 한 용은 앞을 ,다른 용은 뒤를 보고 있는 형태로 앞과 뒤의 용수판과 상응하고 있다.
그리고 두 용으로 이루어진 용마루 위에는 동방삭(東方朔)이 앉아서 길을 선도하고 있다.
동방삭은 원래 BC2세기 전한(前漢)의 문인이었지만 ,속설에 곤륜산 서왕모(西王母0의 복숭아를 훔쳐먹고 장수 하였다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으로 일컬어졌으며 신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상여는 신선나라,곧 곤륜산으로 향하는 사자(死者)의 긴 여정을 인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있다.
<용(龍)과 봉황(鳳凰)>
용의 형태를 분석하여 보면 전체가 갖가지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수판에서 볼 수 있듯이 입에서 보주 ,연꽃,제1,제2,제3영기삭,물고기등 다양한 영기문이 발산된다.
영기화생한 용의 입에서 나오는 갖가지 영기문은 다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어 만물이 생겨난다.
봉황은 새 모양이지만 역시 조형을 분석하여 보면 ,역시 갖가지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의 입에서 나오는 것과 똑같은 영기문들이 봉황의 입에서도 발산한다.
따라서 봉황 역시 만물의 근원으로 새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용의 속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불교의 사원이나 궁궐 건축물의 지붕을 받치는 *공포(栱包)에서 항상 용과 봉황을 엇갈려 배치한 것을 보면 용과 봉황이 동급(同級)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법당이나 궁궐의 천정에서 보주를 가운데 두고 용이나 봉황이 회전하는 조각을 두는 것에서 용과 봉황이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용의 조형적 특성이 봉황에서도 보이고 ,봉황의 조형적 특성이 용의 형태에서도 보이는 것이다.
*공포:사원 건축이나 궁궐건축의 기둥위에 있는 복잡한 구조로서 지붕의 무게를 받치기 위한 것이며 아름다운 조형을 띤다.
특히 공포의 살미 부문은 용이나 봉황이 영기화생하는 형태이다.
<영기 靈氣 꽃>
전통 미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 ,모란,연꽃과 같은 꽃들은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곷들이 아니라 영화(靈花)되 꽃들이다.
꽃에 영러가지 영기문을 부여하거나 형태를 변형하여 이들을 다른 차원의 꽃으,로 만든 영기화(靈氣花)는 용이나 봉황의 입에서도 발산되고 있다.
또 영기 꽃에서는 용,봉황과 마찬가지로 무량한 보주가 화생하므로 ,만물을 탄생시키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연꽃만 하더라도 형태가 분명히 연꽃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그 형태가 변형되고 갖가지 영기문이 부여되어 최고의 신이라 불리우는 용이나 봉황의 입에서도 발산되고 있다.
모란도 마찬가지다.
언뜻보면 모란 같지만 모란의 조형을 분석하여 보면 현실에서 보는 모란이 아닌 전혀 다른 차원의 영기 꽃임을 알 수 있다.
고대 이래의 전통 미술에서 보이는 꽃은 모두 영기 꽃이며 ,근대에 들어와서야 현실에서 보이는 꽃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꼭두>
용과 봉황과 영기 꽃으로 장식된 화려한 상여에 오른 사자 死者는 영기 화생하여 다시 태어나려는 염원을 지니고 있다.
상여에 머무는 사자는 그 길고도 긴 여정에서 동행자가 필요하다
그들이 곧 꼭두이며 ,영혼을 시위하고 보호하고 즐겁게 하려는 마음이 역역히 보인다.
그래서 호랑이나 용이나 말을 탄 꼭두가 있는 가하면 무기를 든 곡두나 관리 신분의 곡두가 있기도 하고 ,일본 강점기 때는 순사 모습의 꼭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사자를 안내하거나 보호하는 꼭두이외에도 뒤에서 시중을 드는 여자 꼭두들.그리고 쌍계를 튼 어린 꼭두들도 있다.
갖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도 많다.
흥미로운 것은 유희하는 꼭두들 가운데 춤추는 광대 꼭두들이 있는데 그 중 유난히 물구나무서기 하는 꼭두가 많다는 것이다.
신들 세계로 가는 긴 여정 에 동행하는 꼭두들은 생시에 같이 지내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을 작은 인형으로 만들어 상여 난간에 늘어 놓아 생시나 다름없이 사자의 영혼과 동행하도록 하고 있다
동숭 아트 센터 1층 로비
<박물관 설립자 김옥란 관장의 꼭두 이야기>
-제가 꼭두를 처음 만나 것은 1970년대 후반입니다.
나의 정체성을 자문하면서 올바른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그 때,청계천 5가의 어느 골동품 가게에서 버려지다시피 놓여 있는 꼭두 하나를 만나게 돤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 꼭두는 제 삶을 이그는 새로운 방향이 됐습니다.
저는 소박하면서도 익살 스러운 곡두의 매력에 마음을 사로 잡혀 다양한 형태의 곡두를 수집했고 ,그렇게 하나 둘씩 모은 꼭두를 본격적으로 되살리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중략>
꼭두는 이릉없는 장인들이 만들어낸 한국의 독특한 전통 문화 유산입니다.
동숭 아트센터가 이꼭두를 알리기 위해 곡두 박물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앞으로 20,000여점에 이르는 소장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꼭두 박물관이 건랍되기까지 세월이 많이 흘렀고 ,어려운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꼭두에 대한 몰이해였습니다.
꼭두가 지배층 문화에 속해 있지 않으므로 세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그리고 상여 장식이므로 죽음과 연관 되어 있다는 것이 몰이해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60-70년대의 급격한 경제 개발과 근대화 과정에서 꼭두는 사람들의 홀대 속에서 대부분 사라져갓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곡두의 모습을 보고 마음 속 깊이 아픔을 느긴이가 있었고 ,그의 따듯한 손길이 닿아 몇몇 꼭두가 살아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꼭두가 꼭두를 불러 꼭두 공동체가 살아 남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꼭두가 해외에 나가서 많은 관람객의 호평과 외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꼭두가 무엇이고 ,그 가치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이가 많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꼭두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인정할 수 있으루 때 비로서 꼭두는 우리의 곁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꼭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인사동 "목우 박물관"이나 자하문 "쉼 박물관"을 방문해 보길 권한다.
2층 꼭두 박물관 아트샾 앞의 어린이를 위한 Photo Z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