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갑자기 아들이 결혼을 하겠다기에 9월초 성당에서 결혼시킨다는 소식이다.
평상시'지들이 가겠지 '하고 방관적인 입장으로 오로지 집에서 키우는 개두마리에만 관심이 있는 그였다.
개를 얼마나 끔찍히 사랑하는지 친구가 베트남 하노이 근무시 내가 그의 집에 머물다 온후 친구는 아내는 한국에 남겨두고 애완 동물을 태울 수 있는 특별 비행기편을 기다려 개를 데려 갔었다.
늘 개가 죽으면 보석 목거리를 만들고 싶다든지 혹은 복제 강아지를 만들고 싶다고 하더니 종자견으로 빌려준 집에서 감사의 표시로 강아지 한마리를 받고 복제 강아지건은 일단락 되었다.
애비와 가장 비슷한 숫강아지 한마리를 골라 온 것이 커 가면서 모양이랑 성격이 애비와 전혀 달라 처음엔 크게 실망한 눈치였다.
친구집을 방문 할 때마다 우리 부부를 환영해 주는 두마리 식구 때문에 한 5분은 그 녀석들에게 시달릴 각오를 해야한다
그 친구와 교분을 가진지가 26년이 넘었다.
같은 그룹사 직원으로 뉴욕 웨체스터 Citi Corp 연수원에서 한달간 함께 연수를 받았고 주말에 맨하튼에 나와 그의 꼬임에 빠져 배우들이 全裸로 출연했던 뮤지칼 "Oh,Calcata"를 부로드웨이에서 본 추억이 있다.
또 그의 뉴욕 처삼촌집에 머물며 함께 아틀란타 시티 카지노에서 슬로트 머신을 땡겨 한참 따다가 마지막에 다 털린 적도 있다.
그후 그는 런던에서 7년을 주재했고 나는 토론토에서 5년을 보냈다.
그는 귀국하여 선물 옵션 주식 관련 책을 경제 신문사를 통해 두권이나 낼 정도로 주식 선물옵션 이론,실무에 대한 선구자요 전문가다.
곧 나이가 60이 되는 그의 부인처럼 세상 때가 묻지 않은 사람도 드물다.
결혼후 시댁에서 살다가 철없고 순진한 며느리에 기가 막혀 시어머니에게 둘이 내쫓겼다는 신혼기 얘기는 들을 때 마다 웃음을 자아낸다.
지금도 애잔한 마음에 동네 길고양이 밥을 주며 보살피느라 저녁마다 개들과 산책을 나간다.
고양이중 한마리가 새끼를 낳았다고 그 중 한마리를 입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해 왔는데 손자때문에 거절하여 지금도 미안하다.
친구부부는 아들만 둘로 아들 둘은 영국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형제는" 절대 수혈을 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미국에 등록 되어 있다.
광우병의 원산지 영국에서 살다온 "훈장"이다.
형은 졸업후 뉴욕에서 방송관계 일을 하고 있고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영주권을 받았다.
동생은 한국으로 귀국 하였다.
1997년 우리나라에 IMF구조 금융 조치를 받았을 때 친구는 아들이 재학중인 미국의 유명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에게 편지를 썼었다고 했다.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편지 한장만으로 한해 등록금을 면제해준 교장 얘기를 들으면 <신뢰>란 무엇인지 생각한다.
친구 부부는 성당에 다니다 오랫동안" 냉담(성당을 나가지 못함을 이름)"중에 우리 집 근처에 살 때는 우리의 인도로 함께 교회를 다녔다.
교회에 나온 것을 기회로 이젠 다시 성당으로 돌아갔지만 신앙을 회복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잘 극복해 낸 것을 지켜보면서 친구로서 여간 보람있는 것이 아니다.
그 친구 부부와 만나면 우린 흉허물 없이 떠들어도 부담이 없어 너무 좋다.
마침 성당에 결혼식이 취소된 건이 있어 날짜를 잡으며 아직 상견례도 못했다고 한다.
친구는 미국에 있는 장남은 결혼을 하거나 말거나 상관않겠다며 한국에 있는 작은 녀석만 결혼하면 백프로 시킨것과 같다고 여유작작 궤변을 푼다.
요즈음 참 보기 힘든 20대의 신랑, 신부 결혼식이다.
더위가 멎고 9월이 되면 우리 부부는 아름다운 날에 친구 아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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