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들이 런던 출장길에 사온 케나커피.커피빈이 아닌 Ground Coffee다.
이제 아들은 커피 좋아 하는 아버지에게 가끔 커피를 사다주는 것이 효도의 일부로 여기는 모양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물묻은 것처럼 번쩍이는 아프리카 대륙 그림.노란 별표가 케냐가 있는 곳이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은 커피산지인 낯선 곳을 여행하는 기분이고 ,커피향은 낯선만큼 멀어진 공간을 가깝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백화점,남대문 커피코너에 가면 즐비한 것이 각국산 커피다.
또 게다가 커피콩 볶는 집도 하나 둘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 안내서처럼 커피 안내서가 읽히고 대한 민국은 이제 명실공히 커피공화국이 오래되었다.
베트남이 세계 3대 커피 생산국이 된 이래 우리나라의 인스탄트 커피 공급국이 된 것은 참 다행이다.
세계 각국의 스타벅스 매장을 돌며 커피 시음을 하고 인터넷에 글을 써 올리던 미국인을 취재한 프로를 본 적이 있다.
커피샵이 많긴 해도 한국처럼 이렇게 커피샆이 많은 나라는 처음 보았다고.
강남역 부근의 거리를 걸으며 그가 한 말이다.
한집 건너 다방이 아닌 한집 건너 카페다.
한국 전쟁 당시 어린 나는 미군 C 레이션에 들어 있던 구두약통같은 잼이며,크래카며,Pork Bean같은 것을 먹는 것이 큰 낙이었다.
허쉬 초코렛이나 7가지 무지개빛 네모난 젤리는 최고의 행복이었다.
깡통 바닥에 붙은 티자형 작은 깡통따게로 풀려 나오는 양철을 칭칭 감아 가며 따는 것이 신기했고 포터블 깡통 오프너로 처음 구멍을 낸곳에 맞추어 깡통뚜껑을 둘글게 잘라내던 형이 위대해 보이던 시절이었다.
C 레에션에는 작은 은박지들이 들어 있었다.
아무도 없는 날 혼자서 박스속 은박지를 꺼내가지고는 검은가루를 침을 묻혀가며 혀로 핥아 먹었다.
인스탄트 커피였다.
미국사람은 참 이상한 것도 먹는다며 내뱉지를 않고 끝까지 핧고는 쓴맛을 가시기 위해 따로 전지 분유 보다 조금 맛있는 가루 우유(크림이다)가 든 봉지도 열심히 핥았다.
물을 끓여 타먹는 것임을 안것은 시간이 한참 지나서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맛이야 있던 없던 자주가던 클래식 다방에서 한잔의 커피는 의무적으로 마셔야했다.
간혹 누가 블랙으로 해서 마시면 '지가 무슨 미국놈이라고 ' 비꼬던 시절이다.
가루 커피에서 조금 고급인 그레뉼 커피가 나온 것은 다방에서 톱밥과 담배꽁초로 커피를 만들어 한동안 한국 사회가 가짜로 떠들석 했던 뒤다.
석회 두부니 빨간 비닐 실고추가 동시에 등장하던 시기다.
중국인의 불량식품 비난 기사를 대할 때 돌아보게 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시골에서 상경하여 다방에서 처음 커피를 마셔보았고 더우기 달걀 노른자가 든 모닝커피는 처음이었다는 고백하던 회사 선배.
처음 회사에 입사하여 구매부로 발령받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의 거래선을 방문하며 하루에 마신 커피잔이 몇잔이었는지
대접해주는 커피를 피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도리가 아니었다.
요즈음 처럼 무얼 마시겠냐하는 선택 없이 여직원이나 비서가 무조건 내어오던 커피다.
요즈음 우스개 CF처럼 커피를 너무마셔 밤늦게 하숙집에 도착하자 "코피"가 터지고 말았다
북미로 발령난후 스몰 커피 한잔(아메리카노-왜 커피잔은 그렇게 큰지 )을 아내와 둘이 나눠마셔도 한참 걸리더니 각각 한잔씩 마시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 출장오는 길에 전에 근무하던 부서 미스김이 타주던 커피가 예전처럼 맛있지 않고 독약처럼 느껴진 것은 오로지 간사한 혀때문이었다.
북미에서 자동차 여행길에 맥도날드나 KFC가 아닌 도넛 가게"티모시"에서 남들처럼 줄을 서서 커피를 마시게 된 것은 그집 커피가 월등히맛있다는 것을 알고 난뒤다.
나자신 커피에 서서히 중독이 되어가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일층,이층 주방에 커피 메이커가 있었다.
직원들은 유리 보온 커피 포트에 있는 커피를 마신후 타직원들을 위해 커피를 내려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문제는 시간이 좀 지나면 탄내음이 나서 버리고 새로이 커피를 내려야 했다.
낭비가 이만 저만 아니었다.
마침 비즈니스 쇼(전시회)에서 새로운 커피 메이커를 발견했다.
일단 커피를 내리면 탄맛없이 마지막 잔까지 처음 잔과 동일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새 장치였다.
당장 커피 메이커를 교체하고 ,커피 브랜드를 몇몇 직원들에게 시음후 투표로 선택케 했다.
내 입맛에 맞추면 후일 불평이 나올 것을 사전에 봉쇄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Creamer 대신 연유로 교체했다.
일회용 컵을 없애고 전부 머그잔을 사용하도록 했다.
커피맛의 향상,직원들의 시간 낭비방지,청소용역회사의 청소 시간 단축-무엇보다도 커피 관련 소모품 비용이 엄청나게 줄었다.
이른 봄 가족들과 여행시 뉴욕주 Ithaca의 모텔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커피를 마시고 싶어 아침부터 문을 연 커피샵을 찾았다,
코넬대학이 있는 작은 교육도시여서 이른 아침에도 불구 커피샵에는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현재처럼 커피메이커로 주문한 커피를 금방 준비해 뽑아주지 않고 10여개의 일본산 보온병에 커피 종류를 써 붙여 놓았다.
드맆방식으로 모두 만들어 놓은 것으로 바쁜 시간을 절약하고 여러가지 커피를 탄내음없이 서빙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차갑고 커다란 머그잔이었다.
커피맛을 반감시킬 정도다.
아내와 나는 우리가 이민와 이곳에 커피샾을 차려 따듯한 커피잔에 서빙만해도 돈을 긁어 모을 것 같다고 얘길주고 받았다.
내가 에스프레소를 처음 대한 것은 가족들과 유럽을 렌트카로 여행한1991년이다.
암스텔담에서 출발 로마를 거쳐 스위스로 올라가던 이태리의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커피를 주문하자 무조건 내주는 것이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다.
그만큼 이태리인들이 즐겨 마시며 더우기 점심시간대라 더 그랬다.
전신이 버뜩나는 그 강열했던 맛을 잊지못해 다시 마시게 된 것은 명동에서 이태리 커피점 "Segafredo"를 발견하고 부터다.
명동에 갈 기회마다 그곳에서 각종 커피를 마셔볼 기회가 되었다.
초창기여서 본국에서 파견나온 이태리인 바리스타가 만들어 주는 커피의 진수를 맛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전통적인 커피의 맛대신 나중에 대중속에 다가온 스타벅스의 위력앞에 움추려 들었는지 일찍 한국에 진출하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명동의 Segafredo가 사라진후 아내와 체코여행시 <쿠트나 호라> "에서 세가프레도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따스한 햇살속에 구시가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던 시간은 행복했다.
잠실 롯데 케슬 1층에 자리하고 있고 서울에서 몇개의 커피점만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Segafredo"다.
우리나라의 커피샾의 터무니없는 가격에비해 외국 여행시엔 커피를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커피 가격이 가벼운 주머니의 여행자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스트리아 < 쉘부룬 궁전> 을 내려다 보며 아내와 케익 한조각과 커피를 들던 시간.
체코 < 체스키크롬로프>에서 아내와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마셨던 커피.
크로아티아 시골 휴게소에서 커피를 주문하자 커피와 우유잔을 따로 가져다 주며 알아서 섞어 마시라던 소박한 아주머니.
영국 < 요요크 >관광길에 마셨던 커피맛은 훌륭했다.
굉장히 비싼 커피라로 하였더니 눈이 동그래지던 아가씨.
내가 이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한국에서 오느라 항공료가 1,000파운드가 들었다고 농담하자 웃음을 터트리던 아가씨였다.
새까만 색갈에 비해 부드럽던 네팔커피.
연유에 커피를 얹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베트남 화이트 커피-더운 날 마시기엔 환상적인 맛이다.
구수한 슝늉맛이 나는 인도네시아 커피.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안에 있는 이태리 커피점 "Illy"에서 조용히 커피를 즐기는 동안 앞에 놓인 "세마 의식"을 치르는 빙글빙글 도는듯한 도자기 인형을 오랜동안 쳐다 보았다.
커피는 추억을 만든다.
커피는 진정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커피와 함께하는 시간은 여유로움이 있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언제나 그렇듯 음식점의 무료커피나 인스탄트봉지 커피이거나 집에서 내가 직접 내려먹는 커피이거나 혹은 전문점의 커피이건 간에 항상 마실 수 있다면 족할 일이다.
일요일 우리 작고 작은 교회에 찾아오는 노인 노숙자들 .
부지런히 주위의 15개교회를 돌아 몇푼의 돈을 마련하는 일로 마음과 몸이 바쁜 가난한 분들이다.
그 중 한분은 오자마자 생수통 옆에 비치한 "마일드 커피"한봉을 얼른 뽑아 내집처럼 한잔의 커피를 마신다.
현금을 받아 가기전 마시는 커피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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