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평군에서 2000년경 촬영한 빈집
언젠가 기름끼 자르르 흐르던 작은 가마솥엔 밥이 끓고 군불때던 아궁이엔 부지깽이로 쑤셔대면 발갛게 불씨가 남아 있던 부엌이다.
식솔이 적었는지 부엌 뒷문도 없는 폐가.
창살 에 묻은 검댕 그을음이 세월을 얘기한다.
들이치는 빗물에 튀들어져가는 툇마루.
뒤꼍으로 난 작은 쪽문을 열고 퉤하며 가래침을 뱉던 쥔장이 살던 집이다.
엉터리 대목이 지은 집은 이미 가세만큼이나 기울고 잡초가 뒤덮힌 뒷마당에는 개구리들이 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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