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첫번째 터키 여행(2008)

도우베야짓

Jay.B.Lee 2008. 6. 20. 15:46

 

사진:도우베야짓 중심가 -Van 행 돌무쉬를 타는 곳.

 

 도우베야짓에도착하여 내리자  왠 젊은이가  다가온다.

우선 영어를 하니까 Van 행 버스타는 곳을 물었다.

우리가 서있는 곳을 가르치며 이곳이 메인 도로이고 300미터 가면 돌무쉬가 있고 2시간 마다 출발하며 숙소들은 100미터왼편으로 있고 이샥파샤 사라이(궁전)가는 돌무쉬는 요 바로 앞에 있다고 친절히 일러준다.

로비부터 우충충한 호텔 Kent 에 싱글룸에 짐을 풀었다.

동부의 호텔들이 좀 후지다고 얘기듣던대로다.

일박에 10불로 미화로 지급해야하며  침대는 좋지 않았다.

시트는 그래도 하얀 것이 다행이고 양변기가 있고(꼭 물을 내려본다) 따듯한 물이 나온다니 다행이다.

우리나라처럼 뜨거운 물이 금방 나온다고 하면 오산이다.

기름보일러가 아닌 태양열에 의해 덮힌 물인지 한 3,4분을 물을 빼어내야 미지근한 물부터 나와 그런데로 감기걸리지 않을 정도의 따듯한 물이다.

새벽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쿵쿵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을 청해야 했다.

근처에 작은 수공업 공장이 있나보다.

추천 숙소 리스트중에 이호텔을 택한 것은 터키 여행중 숙소에 대한 유일한 실수였다.

 

 

 

 

사진:Yakar 씨와 일곱명의자녀.

 

중심가에서 빠져나와 뒷길을 걸으며 멀리 보이는 아라랏산을 바라보며 걸을 때 11살-12살 정도보이는 남자 아이들 서넛이 계속 따라오며 "헬로우""헬로우"라고 외친다.

외국인에 대한 반가운 인사가 아니고 심심하던 차에 본 동양인을 동울원 원숭이 구경하듯 보는 것이 분명하다.

갑자기 왠 할아버지가 집문을 열고 나와  그들을 내 쫓아 버렸는데  지나던 그의 이웃 노인과 함께 차를 마시자고 초대받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의 마당은 한 60평 정도로 잔디밭이 있고 마당 끝에 집이 있다. 

 구석에는  자급자족용 닭장이 있었다.말하자면 토종 닭이다.

주인장이 안에 대고 아일 부르자  초등학교 5년생인 그의 아들이 담요와 방석을 잔디밭으로 내다 깔고  급히 차이를 대접했다.

이웃집 노인도 과거 독일 베르린에서  알바이트를 한적이 있다 했다.

그들 모두 크루디쉬라고 떳떳하게 얘기했다. 

키가 큰 부인이 외출하며 주인장과 얘기하더니만 주인장이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다.

그의 친절이 감사도 했고 과연 그들은 저녁을 어떻게 먹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응하기로 했다.

 

사진: Yakar씨의 초등하교 아들이 차려내온 저녁식사.

 

비상용으로 가져나간 옆의 컵 신라면은 물이 덜 뜨거워 맛이 없었는지 아들은 두번 먹더니 내려 놓았다.

고기와 다른 요리 없이 먹는 터키인(크루드족)의 식사는 한 마디로 신선하고 담백한 건강식이었다.

집에서 키운 닭의 달걀로 부친 스크램불 비슷한 달걀부침은 꽤 고소했다. 빵을 찢어  고추,토마토,오이와 달걀을 함께 싸 먹었는데

빵은 보기보다 부드럽다.옆의 흰것은 차이(홍차)용 설탕이다.

저녁을 먹는 동안 그의 아들은 식당의 웨이터 처럼 옆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뭣을 시킬 때에도 대답도 않고 즉시 시행할 뿐 말이 없었다.

식사가 끝나자  사진을 찍겠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꾸역구역 나오는데  모두 Yakar씨 자녀다.

큰딸이 19살로  곧 결혼 할  예정이라고. 꼭  엄마를 닮았다.

쿠르드족 가장의 권위는 집에서 절대적이어서 아버지에게 꼬마조차 응석부린다거나 말대답하는 법이 없이 무조건 순종하는 것으로 보였다.

수십년전 우리나라 가장의 모습이고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태도다.

그곳에 있는 시간동안 아이들은 아버지의 손님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른채 밖에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버지의 권위가 얼마나 살아 있나 느낀 크루드족 집안의 모습이었다.

가족의 사진을 찍고 후일 그의 자택으로 우송해주었다.

차와 조촐한 저녁식사지만 처음보는 외국인인 나에게 베풀어준 친절함은  잊지 못할 것이다.

 

저녁을 먹고 약간 어두어진 길을 걷자 길에서 놀던 좀 남루한  열세네살먹은  7,8명의 아이들이 포토,포토하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아마 디카에 대한 호기심이다 싶어 사진을 찍고 LCD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걷자니  헬로 헬로 하며 계속 따라오는데 그만 가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돈을 좀 달라는 것일까?

."아 새끼들이 얼마나 쫓아다니든지"하던 샤플란 볼로에서 만난 여간호사말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여자라면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다.

정말 짜증이 나기시작했다.그만 가라고 해도 막무가내다.지겨움이란 이런 것일게다.

"Fuck Off ! 이 자식들아"

참다못해 소릴 버럭지르며 돌아서 한녀석을 붙잡아 혼을 내주려하자 모두 잽싸게  도망가버렸다.

큰 소리에 옆의슈퍼마켓에서 넥타이를 맨 손님이 튀어 나오고 뭐 도와 드릴것 없냐고  친절히 묻는다.

친절과 불쾌의 경험으로 마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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