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이태리

로마

Jay.B.Lee 2007. 4. 12. 15:05

 

 

사진:로마 콜로세움의 현재 내부 모습

    아직도 외관상으로는 멋진 콜로세움의 모습을 자주 보아왔을 터이지만 길고긴 세월 앞에는 어느것도
   영원할 수 없다.
경기장 바닥이 들어나고 지하층 방과 통로들이 보인다.
    인간이 만든 어떤 건축 구조물도 지구상에서 영원히 존재할 것은 없다던 말이 늘 잊혀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세세 영원토록 서 있으리라.
 

아씨시에서 로마행 기차 좌석을 찾자 옆에 미국인 부부가 앉아 있다.
인사를 나눈다.
미국인들은 대개 외향적으로, 친절하고 쾌활하다.
국민에 따라 사람들이 조금씩 특징이 있다.
한국인 ,일본인,중국인 구별하기 어렵다는 캐나다인에게 구별법을 가르쳐 준 적이 있다.
외관상 특히 머리가 언제나 단정한 모습으로 매사를 조심 조심하며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 일본인,특히 여행객중 치마입은 여자들은 일본인이다.
바지를 입는 경우란 거의 없다.
몸은 호리호리하고 얼굴은 길며 눈은 순둥이처럼 멍청해 보이는 사람들은 광동어(Cantonese)를 사용하는 홍콩계 중국인이다.
멍청해뵈도 실속은 다 차리며 백여년의 긴 상술로 다져온 그네들의 실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 안된다.
 덩치는 좀 크고 행동이 좀 거칠어 보이고 늘 긴장미가 흐르는 동양인은 한국인으로 보면 된다.
그 친구 후일  Asian 감별법(?)이 도움이 되었는지모르겠다.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부인은 이태리계 미국인이 분명하다.
얼굴은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남부 이태리계 여인-이목구비가 유난히 오똑하고 살결이 살짝 검은  여자들로 커다란 눈은 남자들을 뇌살 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전에 함께 일했던 캐나다 여비서 생각이 난다.
이태리 이름인 그녀의  이름은 이젠 기억이 나질 않는다.
캐나다출생 이태리인이다.
그녀는 나에게 한국어를 몇개 가르쳐 달라고  졸라가지고는 출장오는 서울 본사 직원들에게 앞에서, 뒤에서 인사를 하곤 했다.
 그녀의 한국어 발음과 억양은 탁월했다.

"안녕하세요?,피곤하시죠."

 시차를 극복 못한 몽롱한 출장자들이 화사하고 붉은 입술이 특히 매력적이고, 영화배우 뺨치는 용모를 지닌 육감적 여직원한테서 영어 억양이 전혀 없는  우리말로 갑자기 인사 받을 때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재미를 붙여가지고는 비서는 새로운 출장자들이 올 때마다 열심히 인살했다.

로마는  하루 잠만 자고 떠나기로 한 것이어서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다시 가본 콜로세움은 고양이 무리들이 가득하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내부가 공개되고 있었다.
콜로세움이 전체적으로 잘 보여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는 붉은 망토를 두르고 털달린 투구를 쓴 로마정예 군단의 병사 복장을 한 병정 둘이서 칼을 휘두르며 사진을 같이 찍을 관광객들을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포로 로마노"를 돌아 보았다.
이곳에서 결혼 예비 사진을 찍고 있는 신부의 흰 드레스가 옛 유적들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자기들의 사진을 찍어 보는 나에게  미소를 던진다.
15년전  8월 찜통인 로마의 여름날 ,물통을 끼고 진실의입까지 아이들과 걸어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펙과 오드리 헵번이  장난치던 그곳에서 아이들도 즐거워했었다.
"진실의 입"은 로마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 옥상의 하늘 공원에 올라가 보면 "진실의 문" 복제품이 기다리고 있다.
똑같다
손을 한번 넣어 보시도록.

익일 토요일은 벼룩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포르타 포르테세 벼룩 시장은 사람들이 서서히 밀려 들어오고 입구에는 1유로짜리 헌 옷부터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양옆 가게들의 중앙통로인 벼룩시장의 길이는 400여미터에 걸쳐 있고 훔친 디카,캠코더를 팔고 있는 녀석들도 눈에 보였다.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도 지우지도 않고 그대로 판다고 들었다.
관광객,특히 여자들은  배낭을 전부 앞으로 매고 있다.
소매치기에 대한 여행안내서의 주의환기 덕이다. 
벼룩시장을 돌아보고 지하무덤 "카타콤베"를 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마라톤 대회가 로마시내에서  열릴 줄 알았나.
변경된 버스노선을 현지인처럼 찾을 수도 없고 오후 비행기 시간을 감안하여 다시 마음을 접는다.
카타콤베와는 인연이 없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정신을 차려 직행 기차로 40키로 떨어진 "피우미치노"공항(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이라고도 함)으로 향했다.
공항 Boarding 을 하고 있는 줄 옆에는 포도주 가게가 있다.
짐을 실은 뒤라 몸이 가벼운 여행자 최후의 유혹이다.
백포도주 ,적포도주 한병씩을 샀다.
껌과 3개짜리 골프공세트까지 동원, 여행객의 마지막 잔돈푼까지 훑어내던 일본의 과거 나리타공항에 비해서 얼마나 낭만적인가.
혀끝에 녹아나는 백 포도주의 상큼함,입안을 촉촉히 휘감는 적포도주의 떫떠름한 향취가 또한번 이태리를  기억나게 할 것이다.
따끈한 햇빛,푸른 바다며,올리브나무,엉크러진 철로 침목 사이에 빨갛게 피어 여행객을 즐겁게 해주었던 야생 양귀비(Poppy)며.....
이제 국적기 대한 항공에 몸을 싣고 내 나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에 인천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자는 일만이 남았을 뿐이다.
길고 긴 달콤한 잠을 잘 시간만이.<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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