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순댓국 청화옥과 연밥

Jay.B.Lee 2025. 3. 31. 06:30

 

가락시장역에서 하차하여  교회 가던 길.

안사람이  Line Dance 추러 가는 날이라 내겐 차를 쓸 기회가 없는 날이다   

걷는 게 좋고 새로 이사와 이용하게 된 9호선이 편하다  

산수유가 피고 백목련이 망울을 터트렸다. 

지난주 교회 화장실 세면대에 수전이 고장 나 뜨거운 물만 나온다.

교회에 고칠 사람이 없다.

내가 집도 교회에서 제일 가깝고  해서 둔촌 아파트부터 30년 거래해 온 인테리어 사장을 불렀다.

품질 좋은 "대림" 수도꼭지로 교체하고 샤워기도 교체했다.

단순 고장이라 공사가 크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왕 나온 것  교체 작업 하는 동안 교회를 정리하며 두 박스 정도의 불용품들을 찾아 내놓았다.

교회에 습관적으로 "못 버리는 병"들을 지닌 분들이 많아  못 보는 사이 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몇 년 전 목사님 설교중 "잘 버리는 사람이 성공한다"던 말씀을 그들에게 인용해도 감동이 없었나 변하지 않는다.

 

교회일을 끝내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안사람은 딸네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서 회원들과 놀거나 아니면 딸과  시간을 보내 집에 없다

혼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어디서 무얼 먹나 생각하다 9호선 한성백제역옆 "청화옥"본점을 떠 올렸다.

을지로 3가 역 굴짬뽕으로 유명한 "안동장"에 갈 때마다 항시  길게 줄을 선 식당이 있었다.

그게" 청화옥"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청화옥" 본점에서 처음 시식을 해보기로 했다

 

얼큰 순댓국 "특"으로 주문했다.

12,000원

솥밥 정식(순댓국+영양솥밥)도 12,000원이다 

내게 순댓국의 맛의 표준은 충남 병천"충남집'과 "청화"다.

그 맛에 근접하면  상당히 잘하는 집이다

 

차려 나온 한상.

비주얼로 보기에 합격이다.

문 앞에 연속적으로 받은 블루리본이 공연히 붙어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작은 굴로 만든 <어리굴젓>이 반가웠다 

저런 어리굴젓은 인사동  남도 정식 한정식집  "여자만"에서만 맛볼 수 있다.

처음엔 리필도 되더니 물가가 오르자 리필이 중단되었지만.

쌀밥 위에 올려놓고 먹어 본다.

아 ~이런 쌀밥이 꼭 찐 밥 같다.  그리고 찰기가 없다. 질 좋은 쌀이 아니다.

보통 식당에서 이런 게 맛없는  밥을 먹기도 힘들다.

소스는 새우젓, 일본 미소로 만든 소스 두 가지가 있다.

2단계로 중간 정도의 매운맛으로 주문하였다. 

국밥의 안을 숫가락으로 들어 올리자 고추 양념이 두어 스푼 들어 있다.

혹시 매울까 하여 덜어낸 다음 휘젓어 맛을 보았다

 

 

 

휘젓은 순댓국 빛깔이 곱다.

식욕을 자극 색깔과 달리 하는 탁 쏘는 맛이  종전 익숙한 국산 고추맛이 아니다 

매우면서 뒷맛의 여운이 남는 국산 고추 맛과  달라  중국산 고춧가루가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차라리 청양 고추를 주는 곳이 나았다

순대는 무난한 맛이다 

고기 양도 맛도 보통이다. 

깊은 맛이나 부드러운 고기를 생각하면 북창동 "백암 농민순대"가 더 입에 맞는다.

청화옥은 청결하고 넓고 세련된 식당이다

전체적으로 한 끼 식사에 나무랄 데 가 없다 

하나 안사람과 한번 오겠다는 계획은  없던 걸로 해야겠다.

안사람이 지인 따라  다녀왔다는 방이동 순댓국집을 따라가 보는 게 더 재미있겠다

그리고 효창동 유명 순댓국집을 다녀온 후 순댓국에서 입을 떼어도 좋겠다

 


 안사람과  Costco에서 장 본 음식으로 간단히 먹은 저녁 한 끼.

종갓집 무말랭이.-조금 단 게 흠이나 입 맛 돋우는 데 최고다.

딱딱한 편이어서 흔들거리는 치아를 가진 분은 드시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안사람이 집어든 종갓집 열무김치.

김장 김치가 질리는 시기에 짜지도 달지도 적당히 숙성된 맛이 최고다.

처음 진열장에서 발견하고 사온 연밥이다.

연잎을 펼치자 밥에서 연잎 향이 풍긴다.

찰밥에 콩, 호박, 밤, 은행, 해바라기씨가 든 영양밥이다 

한 개에 4.500원 정도였던가.

코스코 쇼핑으로 때운 맛있는 저녁 한 끼였다.

안사람의 일을 덜어주기 위해 이렇게 먹어주는 게 예의 같은 시절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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