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분당 서현 일식집과 베이글집

Jay.B.Lee 2024. 3. 20. 08:00

 

나이가 든 지금에서 돌아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이 작품이고 소설이다.

살아온 생애에 대한 얘기를 듣는 일은 늘  놀랍고 감동적이다

오늘 만난 친구도 그런 사연을 가지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친구 부부와 우리부부가 함께하는 식사 자리를 분당 서현동에  마련했다.

음식도 깔끔하지만 조용한 방들이 있어 좋은 곳이다(3시 넘어 있어도 좋다)

동창 부부들이 식사를 정규적으로 하던 때가 캐나다에서 일하던 때였다.

마침 중학, 고교동창인 친구들이 그곳에서 있어  서로 돌아가며 집에서 식사를 했었다.

친구는 청주에서 목회를 하던 목사의 아들이었다. 

나중에 교회가 크게 부응하여 커졌지만  어린 시절 가난했던 개척 교회의 모습을 얘기한 적이 있다.

그는 대학 졸업후 당시 명성을 떨치던 D기업에 입사했다가  경력 사원으로 종합 상사 설립시 H 그룹에 입사했다.

그가 파리지사를 처음 설립한 후 전출, 다시 암스테르담에 지사를 설립했다.

그 당시  풍문을 통해 그가 나와 같은 그룹사에 입사한 걸 알았다.

그의 부친은  청주에서 저명한 목사였고 동생도 목사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근무할 때  주일마다 유학생, 주재원 등을 모아 예배를 드렸다 한다 .

설교할  분이 없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신학대학에 공부하고 있는 학생을 모셔다가 설교를 듣곤 했다고 했다.

그렇지 못한 경우 본인이 예배를 주관해야 했다고 했다.   

 

회사의 과중한 업무와 예배를 도맡아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서 어느날 한계가  왔다고 한다.

어느 한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친구는 그때 기도하는 중 하나님의 음성을 똑똑하게 들었다 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주님이 베드로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두 부부가 처음 한일은 빌딩 청소였다고 했다.

친구가 사표를 낸다고 했을 때 안정적인 길을 택하지 않고 말리지 않은 사모(친구의 부인)가 대단하다

며칠 전까지 넥타이 매고 일하던 사람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으니까.

우선 모든 걸 내려놓고 일하기 쉬운 청소업을 시작, 빌딩 화장실 변기까지 청소하며 겸손을 배웠다고 했다.

당시 입학할 신학교를 모색하고 있던 중 Toronto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종교 단체에서 신학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했다

친구는 Toronto로 날아와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3년 후 학위를 받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목사 안수식에 우리 부부가 참석했었다)

목사 친구는 작은 교회에 담임 목사로 취임했고 우연히도 다른 친구가 다니는 교회였다.

당시 부부들이 모여 돌아가며 식사를 할 기회를 가졌다.

내가 귀국한후  5년 정도지나  그는 한국  한 대학교에 교목으로 초청받았고 그 곳에서 정년을 맞았다.

현재 자녀들은 캐나다에 있다.

다른 친구도 20여년전 귀국했다.

그 역시 한 자녀는 캐나다에 두고 한 자녀는 한국에서 일한다 

 

목사 친구와 다른 친구는  봄가을 성경 공부 모임에서 만난다.

고교친구 중 기독교인 친구들 10명 정도가  모여 격주로 그가 재직했던 대학에서 작은 강의실을  빌려 공부하고 있다.

물론 목사 친구가 우리를 지도한다

그땐 '목사님'인 거다. 

그러나 친구들 이기에 평소 목사에게 하기 어려운 질문도 하고 분위기는 아주 자유롭다

찬송을 부르 때 한 친구가 번거로움을 마다않고 색소폰을 싣고와  반주 봉사를 해주어 한결 은혜스럽다.

목사인 친구는 일 년에 몇 번 캄보디아에 간다.

처남이 공항 근처에 병원을 설립했고  얼마뒤엔 의과 대학을 설립했다.

현지 의사수가 절대 부족하고 의료봉사 나오는 한국의사와 간호원으로 충족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친구는 그곳에서  행정업무 지원을 하고 온다고 한다.

 

한번은 궁금해 목사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130여 년 전 의료선교활동으로  한국에 의술이 전해진 후 우리가 오늘날에 이른 것같이

100년 뒤 캄보디아에 우리와 같은 결실이 맺어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친구는 캄보디아가 과거의 찬란한 영광이 있었고  영리한 국민이었던 만큼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믿음의 씨가 뿌린 곳에 열매가 풍성하길 믿는다

 

 

얼마 전까지 100세가 가까운 어머니를 모신 목사 부부다. 

지금은 시어머님이 자유를 주겠다며 2년 전부터 친구의 여동생에게 갔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60여 년이란  시간을 통해  청주와  중 교교, Toronro로 이어진 인연이 다시 서울로 이어졌다.

 아름다운 인연이다.

세상은 넓은 것 같으면서 좁다.

앞으로 남은 우리의 삶 속에 풍성한 은혜가 함께 하길  기도한다.

목사 부부에게도 영육 간에 강건하시길! 

 

 

식사를 하고 바로 뒤에 있는 베이글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Tata'S>

보기 좋은 베이글.

안이 너무 부드럽다. 베이글 본연의 맛이 부족하고 너무 가볍다.

Costco 양파 베이글이 생각난다.

베이글 보다 커피가 훨씬  맛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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