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약속해 놓은 친구들과 회동이다.
한 친구가 식사만 하기보다 조금 걷고 싶다기에 제시한 세 곳 중 그가 택한 곳이 낙산 공원 산책길이다.
한 친구는 갑작스런 무릎 통증으로 약을 먹고 있다며 불참을 통보해 왔다.
한 친구는 서울 집을 전세주고 뜬금없이 연고 없는 익산으로 이사 간 뒤 연락이 왔다.
즐거운 시간되기 바란다며.
"익산 2년 살아보기"
이게 어울리는 화두가 될만한가.
공무원이었던 관계로 그는 서울을 비롯 , 부산, 울산 , 창원, 경상도 , 강원도 지방에 근무했고 충청도는 고향이라 제외하고 한번 아랫녁에 살고 싶었다 했다.
복잡한 이유없이 말 그대로 믿는다.
단지 제주, 강릉 , 치앙마이 혹은 포르토 (Porto) 일 년 살아보기와 달리 익숙하지 않아서다.
평상시 역사와 여행을 좋아해 익산에 살며 이곳저곳 훼집고 다닐 친구다.
단지 여수나 목포는 손자들 있는 서울과 멀다지만 전주,군산도 아닌 익산 변두리냐는 것이다.
짐작은 했다지만 편의시설은 멀고 맛집이 주변에 별로 없다고 투덜대지 말일이다.
응원의 카톡만 받고 혜화역에서 단촐하게 셋이 모였다.
오랜만에 들여다본 대학로.
부흥기와 쇠퇴기를 거치며 젊음의 자리는 홍대로 이동하고 주말엔 어떤지.
새로 단장한 길들과 팬데믹 후 정비된 업소들이 외관상 좋아 보였다.
늦게 만난 시간이어서 전망대에서 본 시내의 모습이 보얗다.
가을이 지나 보는 북한산의 모습.
혜화문으로 내려가는 성곽길중 가장 아름다운 곳.
동성 중고교 뒷산인 이곳 단풍이 붉으면 더 운치 있으련만 다 욕심이다.
매번 아래로 내려갔는데 다음에는 사진의 일행처럼 혜화문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걸어보기로 하자
마실 카페.
자그마한 카페로 구청에서 지은 건물이다.
펜데믹 동안 문이 닫혔더니 지금은 열려있다.
여직원 한분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전에 보이지않던 주황색 지붕 가옥이 눈에 확 띈다
사유재산이긴 하나 툭 올라온 이 높은 지붕이 얼마나 산을 가리고 풍광을 헤치는지 소유주나 성북구가 고려해 봤는지 묻고 싶다.
혜화문도 공사중이라 올라갈 수 없었다.
친구들을 위해 자주 방문했던 옛 서울시장 공관인 "한성 도성안내소"를 찾았다.
오늘 첫방문객(?)이 반가운 듯 입구 안내소 아주머니가 밖으로 나오셔서 인사를 한다.
한성 도성 안내소는 아직 성곽 공사 중이라 안내소의 절반-뒷마당과 넓은 정원은 막아놓아 볼 수가 없다.
몇 년째 공사 중이다
이층에 오르면 가물 가물한 과거 유명했던 서울 시장 이름들을 알 수 있다.
김현옥, 조순, 고건, 채병렬, 이명박, 박원순 등.
모니터를 통해 죽은 박원순 시장의 얼굴을 대할 수 있다.
이층 도서실엔 정리를 하였는지 근대말 조선을 방문하고 쓴 외국인들의 도서가 모두 사라졌다
"딜쿠샤"(서대문에 있는 대저택)의 여주인 메리 린리 테일러가 쓴 자서전"호박목걸이"를 반밖에 읽지 못했다.
혜화 칼국수에서 점심.
전철 타기 전 혜화 갤러리에 들려 전시작품 감상.
이곳에서 2년 반 그림을 배워 지나는 길이면 들리곤 한다
조각가 유영호 작품 "Greeting Man"
이미 작가는 에쿠아도로, 우루과이에 작품을 기증했고 연천과 헤이리, 금산 하늘 물빛 공원에도 세웠다.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이다"
혜화 갤러리 앞의 그리팅 맨은 가장 작은 규모다.
추영호 작가 <유쾌한 기억 선택증> 전시
귀가 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안내해준 대학로 -낙산 공원- 성곽길-한성도성 안내소- 혜화 칼국수-Ariette Cafe -혜화 갤러리 코스가 재미있었다고.
다음 봄에 무릎 아픈 친구도 함께 만나자고 기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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