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그대의 손 이끌고 이 바다로 나온지
은혼의 세월 꿈같이 지났다
해도 한장 나침반 한점 없이 나온
나의 무지와 오만을 부디
그대여 ,용서해 다오.
계획 없이 닻을 올린 나의 바다
어느 누구의 축복도 꽃이되어
갑판위로 던져지지 않았던 출항
그래도 꿈같이는 살자
멀어져 가는 항구의 불빛에
우리의 순수와 눈물을 매어 두었지
윤이월 바다에 나온 낮달처럼
그토록 높이 내 걸렸던 나의 이상
이제는 추억 속 빛바랜 사진으로
그대 곁에 쓸쓸히 선다
울음 조차 말려 버리는 건조한 항해
그대 장미는 거친 해풍에 산산히 부서지고
가시만 아련함으로 말라가는 이 바다를
나는 이제 화엄의 노래로 덮으려한다
노후농 (1947-2020)
본명 ;노 양한 .
청주 출신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
산사에 들어가 불교 경전 공부를하며 선수행을 했다
고교시절 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던 그는 50이 넘어 시 세계에 접어들었다.
2009년 얇은 시집 " 사랑하는 사람아" 단 한권을 남겼다.
형식상 5,000원이란 가격이 정해진 시집은 남은 사람들에게 선물이었고 그의 삶의 흔적이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담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피토하듯 유언처럼 남긴 노래다.
날이 많지 않음을 내다 보고 있었을까?
파킨스병으로 2020년 타계했다 .
청화 큰스님에게서 법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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