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네번째 터키 여행,조지아 여행(2015)

오르한 파묵과 "순수 박물관"(65)

Jay.B.Lee 2016. 5. 9. 02:08

 

 

마침내 찾아간 박물관 앞에 섰다. 

개관 시간까지 5분을 기다렸다.

명동의 중심가 같은 이스탄불 "이스틱랄 대로에서 골목길을 한참 내려가 만난 "오르한 파묵"이 만든 "순수 박물관이다.

2008년 첫 출간된 소설의 주인공 케말( Kemal)은 가난한 먼 친척 처녀 18살 퓌순을 만나 정사를 나눈다.

소설 1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알았더라면 그 행복을  지킬 수 있었고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될 수 있었을까?

그렇다 ,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걸 을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시벨(Sibel)과 곧 결혼할 서른 살의 남자였다.

44일간 사랑을 하고  8년간  결혼한 그녀의 집에 일주일에 서너 번 찾아가 저녁 식사를 하며 그녀의 집에서  추억이 될만한 물건들을 훔친다.

마침내 그녀는 긴 세월 후  파혼하고 케말은 그녀와 결혼을 하지만 그녀는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사고였는지 자살이었는지. 

케말은 소설가 오르한 파묵을 만나 자기의 사랑이야기를 전하고 퓌순을 기억하기 위해 퓌순이 살았던 현재의 이 집-박물관이 된-에서 박물관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개되는 소설에서 이스탄불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는 박물관에서 그들의 지독한 사랑과 추억을 맛본다.

박물관을 만들 것을 기획하고 소설을 구상한 오르한 파묵의 얘기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혼동의 심연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시장엔 소설 전체 83장에 따라 그 한 장 , 한 장의 분위기를 그리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

그의 이야기가 배경이 된 시대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의 시대여서 그는 이스탄불을 상세히 묘사한다.

그는 동서양을 다루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소설가로 부상한다.

한때 알마니아 학살사건과 쿠르드족 학살 사건에 언급한 사실로 터키 민족주의자들에게 비난을 받았으며 국가 명예 훼손죄로 기소되었다가 취하되었다.

작품으로 눈, 검은 책, 내 이름은 빨강 , 이스탄불 등이 있으며 <내 이름은 빨강>은 터키의 세밀화가와 서구에서 배운 화가들의 충돌로 일어난 암살을 다룬 이야기로 중국과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던 소설이다.

내가 그의 소설 중 처음  읽은 작품이다.

 

"나는 장차 이 소설로  기억될 거라고 믿는다"-오르한 파묵

 

 

"순수 박물관"입장권을 내가 읽은 소설책 안에  붙여놓았다.

2015년 11월 18일  25리라 입장료가 선명히 찍혀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내가 가졌던 아니면 가족들이 지녔던 모든 물건들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진다.

다 부질없다는 신념으로 정리하고 버린 것들이 후회될 정도로.

왼편의  것은 순수 박물관을 방문하여 얻은 박물관 안내서다.

 

What is the Museum of Innocence?

"The Museum of Innocence, created by Orhan Pamuk, is a small Museum of Istanbul made up of carefully assembled installations which describes the memories and meanings associated with objects from daily life described in the author's eponymous novel.

Pamuk conceived of novel and museum simultaneously from very beginning , in the 1990s.

The novel was published in 2008, while the museum opened in 2012.

The novel The museum of Innocence has been translsted in just under forty languages worldwide."

 

우리나라 민음사에서 발간한 소설"순수 박물관"1,2권

이난아 (터키 문학 박사) 번역

 

이날 이스탄불 현대 미술관을 방문하여 만난 여대생들.

 그들과 잠시 얘기하며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을 다녀왔다고 혹" 내 이름은 빨강"(My Name is Red)를 읽은 적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카메라 렌즈가 박물관 바닥에 떨어진 뒤 자동 초점에 문제가 생겨 고전을 해야 했다)

 

이런 우연이 있는지 한여 학생이 가방에서 양장본 "내 이름은 빨강(벤 아듬 크므무스)"를 꺼내는 것이 아닌가

우린 모두 함께 웃었고 행복했다.

 

 

순수 박물관 내부. 지하 2층과 지상 2층으로 좁지만 전체 건평으로는 꽤 넓은 집이다.

건물의 중앙 내부 공간을 돌며 방이 전개된다 

 

오르한 파묵이 수집한 물건들은 이스탄불과 작가 자신의 일상생활에 대한 추억을 일깨우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15장

 

14장-이스탄불의 거리, 다리, 비 타길, 광장

 

"퓌순은 쿠 우류 보스탄 골목에 있는 담배, 장난감, 문구류를 파는 작은 가게의 주인에게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가련한 '아저씨는퓌순 아버지의 친구였다. 그는 아버지와 가끔 *벡개먼을 하곤 했다" 

*백개먼 -주사위 게임

 

16장-질투

"많은 세월이 흐른 후 박물관의 이 지점에 전시될 수 있도록 화가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며 주문했던 이 그림은 , 퓌순의 집안에 켜져 있는 전등으로 인해 오렌지 빛이 나는 창문 , 달빛이 비쳐 가지가 반작이는 밤나무, 굴뚝과 지붕이 수 놓인 니샨타쉬 하늘 너머 군청색 밤의 깊이를 무척 잘 반영하고 있지만 , 그 풍경을 보고 있을 때 느꼈던 나의 질투심까지 박물관 관람객에게 느끼게 해 줄 수 있을 까?"

 

 

 

 

 

 

 

 

 

 

 

 

 

 

 

49장-그녀에게 청혼할 참이었다.

"위층에 있는 작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나의 삶은 내 손에서 떠났고 , 뤼순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구체화되어가는 무언가로 변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렇세 믿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고, 삶을  견디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울 앞에 있는 작은 선반에 놓인 퓌순씨, 타륵씨, 네씨베고 모의 칫솔, 면도용 비누, 면도기 사이에서 퓌순의 립스틱을 보았다.

그것을 집어 냄새를 맡고는 주머니에 넣었다."

 

소설 "순수 박물관"(빨간 책).

 

 

 

 

소설 42장-가을의 우울

"겨울을 우리끼리 해안 저택에서 보내기 위해서는 퓌순을 잊었다는 것을 시벨에게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도 이즈음이었다.

전기 날로로 난방을 했천장 높은 침실에서의 생활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점점 절망적으로 어색해져 갔고, 옛날처럼 동지애와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껴안고 자는 밤도 드물어졌다"

 

43장- 춥고 외로운 11월

"11월 중순경부터,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 이러한 불행에 대한 반동이나 알코올로 인한 갈증으로 한밤중에 깨어나면 '블라인드'바로 바깥쪽에서  고기잡이 배가 보수 포로수 물에 그물을 던지며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46장-약혼녀를 두고 가버리는 게 정상이야?

"안주를 먹고 야크트 와인을 마시면서 , 시벨은 파리에서의 나날들, 누르지 한 의 프랑스 친구들에 대해 얘기했고 , 파리가 크리스마스에 무척 아름다웠다고 설명해 주었다."

 

 

 

 

 

 

 

 

 

 

마치 퓌순이 입었던 드레스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소설 73장 에 이렇세 묘사한다

"퓌순은 자신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흰 바탕에 오렌지색 장미와 초록색 이파리가 그려져 있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마치 늘 같은 운동복을 입고 훈련하는  운동선수처럼, 브이넥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이 우아한 옷을 그녀는 운전을 연습할 때마다 입고 왔고 연습이 끝날 즈음이면 역시 운동복처럼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나 혼자서 조용히 보고 있던 박물관이 조금 소란해졌다.

나중에 인사를 나눈 이태리에서 온 부부의 수다스러운 말소리 때문이었다.

 

이 침대에 누워 케말은 소살가 오르한 파묵을 불러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루쉰를 추억할 박물관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모두가 허구다.

 

 

 

오르한 파묵의 작품들

 

이 설명문에 매혹되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 허구이고 진실인지 정신이 혼미해진다.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케말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 소설집

 

소설과 동시에 기획한 오르한 파묵의 박물관 설치, 진열 계획안

 

 

 

 

 

 

 

 

 

 

 

 

 

 

 

작품집"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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