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행·산책

부암동 산책

Jay.B.Lee 2015. 5. 12. 20:07

 

 

       

공간 291을 나서자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1시.

몇번이나 지인들과 다녀온 자하문 손만두 대신 오늘은 혼자서 건너편 정영선 멸치 국수집을 가보기로 했다.

국수집 간판이 자신 만만해 호기심이 있던 곳이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 썰렁한 자리가 미안한지 직원이 오늘같이 바람불고 추우면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미안한듯 얘길 했다. 

국수와 돈까스 그리고 카레의 조금 어색한 메뉴의 조합. 

       

주문한 비빔국수의 비쥬얼이 좋다.

국수가 매끄럽고 설탕이나 조미료를 넣지 않은 순수한 맛이 난다.

고추장 맛이 강해  조금 짜다

다 먹고 난뒤 입안에 매운 맛이 너무 강하게 남는다

매운 것을 좋아 하는 사람은 무난한 맛이나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로선 멸치 국물로 혀를 달래 주어야 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미리 부탁을 하는 편이 좋겠다.

 

넓직한 식탁과 자리들이 여유가 있다.

창밖으로 인왕산이 그림같이 보인다.

출입구가 앞과 뒤 두곳이다.

 

 

그동안 못보던 집이 생겼다.

"부암동 가는 길 "-카페인줄 알았는데 치킨  집이다.

 

지역 음식점 소개에 난 이 치킨 집의 음식은 어느 나라 스타일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외국인들도 온다는데.

다음 기회에 시식을 해보기로......

"부암동 가는 길"의 벽장식

 

지금은 잠시 휴관중인 갤러리.

지붕위엔  박노해 사진전 현수막이 걸렸다.

 

        

          얼얼한 혀를 달래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 "카페 에스프레소"에 들린다.

          창의문이 보이는 창가 별실이 너무 조용하다

인도  밑으로 멋진 건물이 보인다.

무슨 건물일까.

호기심에 내려가 본다.

면세점으로 젓가락(나무 ,금속)만을 파는 쇼핑 센터.

소박한 음식점  "밥쿡스".인테리어에 최소의 비용을 들였다.

셀러드가 7,000원으로 메밀이 들어가다는 젊은 안주인 얘기다.

이 것도  다음 기회에 시식을 해보기로 .....

파스타집

 

서울은 어떻게 보면 흥미로운 곳이다. 몇개월 1년 후면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다.

문을 닫고 다른 업종들이  들어서는 비극이지만.

길을 건너 처음 와본 이곳.

부암동 주민 센터 부근이다. 

스시집이 두곳 보이고

 

오래된 담쟁이 밑으로 "피아노"란 간판이.

 피아노 학원이었을까,카페였을까 흔적없이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After U"

All Day Brunch 카페.

"당신 먼저" 아닌 <내가 먼저 >인 세상에서 "After You" 란 말은 얼마나 우리 삶에 여유와 배려를 주는 말인가.

         

 

         

갑자기 마주한 큰 한옥 기와집-"무계원"이다.

<무계원>은 새로 탄생한 전통 문화원이 분명하나  익선동 (허리우드 극장 부근 )에 있던 오진암에 뿌리를  둔다.

삼청각,대원각과 함께 오진암은 3대 요정으로 요정 정치가 이루어지던 시대를 대표한다.

유명한 명월관이 나중에 오진암으로 바뀌었으며 서울시 등록 음식점 1호다.

대지 730평에 자리한 오지암은 한때 조선 말기 서화가 "송은 이병직"(내시) 이 소유한 적이 있다.

영화계의 대부 "임화수(정치 깡패로 더 기억되며 5.16후 이정재와 함께 사형을 당했다) "가 거주 한 적도 있다.

서울시와 문화재 당국은 역사적 가치를  고려하기보다는  사적인 재산임을 내세워 오진암 자리에 비즈니스 호텔이 들어서는데 아무런 대책도 강구치 않았다.

무계원터는 원래 주차장 으로 지어 사용 하려다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전통 문화원을 건립하여 2013년 준공하였다 한다.

새로 지은 무계원건물에서 역사적 가치가 없다던 오진암의 DNA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  낯이 간지럽다.

 

 

무계원(무계원)

부암도 전통 문화원

개방시간:09시

입장료:무료

휴일:월요일.1월1일,추석 ,설 연휴

 

       

 

 

마당 가운데 두그루의 나무가 있다.

배롱나무(백일홍 나무)와 백목련.

백목련은 원래 있던 것을 살렸다는데 우리나라 정원에서 마당 가운데 보통 큰 나무를 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어색하기 짝이 없다.

건물 전체의 조화를  죽이기 때문이다.

키가 큰 나무들은 집 뒤 뜰에 심기 마련이었다.

건축가들도 고심했겠으나 좀 더 미래를 내다 보아야 했다.

 

근대 한옥 형식이라 툇마루는 없고 마루에 루를 달았고 마루엔 유리문을 달았다.

오지암에서 뜯어온  목재를 일부 사용한 모양이다.

너무 반듯한 댓돌.

조금 자연스럽게 옆면을 거칠게 다듬어도 좋았으련만 .

앞의 굴뚝은 일반 사가(私家)보다 궁중의 양식을 좇았다.

정상적인  굴의뚝 기능을 하지 않는 조형적  굴뚝으로  구멍이 없는 모습이  어색하다 

 

 

 

현진건(1900-1943) 집터에 남은 느티나무

 

       학창 시절 .

수험 공부용으로 수없이 읽은 "B 사감과 러브레타"로 더 기억되는 리얼리즘의 대표적 작가다

명문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동아일보 에 근무시 송기정 선수 일장기 삭제 기사를 올린 죄목으로 1년을 감옥에서 복역후 동아일보를 사직하고 부암암동 325-5번지로 이사와 생계를 위해 닭을 길렀다.

동아일보에는 '무영탑"을 연재한다 

아름다운  골목길.서울에 이런 곳이 남아있어 다행이다.

부암동 산책길의 정수.

 

 

 

들어 갈수 없는 사유지 안으로 <무계동>이란 바위글씨가 보인다.

뒤로 보이는 을씨년스러운 옛 한옥은 음침하기만하다

서울시가 사유재산을 사들여 안평대군,옛 한옥,그리고 바위,현진건 집터 와 함께 스토리를 풀어 개발할 여지가 있다. 

마고의 집이라 붙은 하얀 집.

거실에서 보는 사계절의 풍경은 분명 그림처럼 펼쳐지지 않을까

 

무계원을 내려다 볼수 있는 골목길

뒷뜰 사잉이로 보이는 이굴뚝은 실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Livinf studio를  알리는 벽화.

이곳 까지 산책을 끝내고 버스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