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호텔서 지내다 간 노숙자

Jay.B.Lee 2011. 8. 16. 07:44

 

 

 

지난 8월 13부터 15일까지 가까운 수안보 호텔에서  교회여름  수련회를 가졌다.

지난해까지는 강촌 가까이 있는 성공회 "피정의 집"에서 가져왔는데 이번엔 호텔로 옮겼다.

여집사님들이 호텔서 주는 식사를 하며 너무 편안해 했다.

전에는 여집사님들이 직접 식사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그 수고에 미안하고 감사했다.

우리 교회는 교단 어느 곳에서 속하지 않는 독립 교회로 초교파적이라 할수도 있고 연합 교파적이라고 할수 있는 교회다. 

 교파에 관계없이 장신대,서울 신대,감리교 신학대,한국 신학대 교수님들이  목사님들중 한분이 대표 목사직을 맡으시고  네분이 순서에 따라 설교하신다.

 

이번 수련회에  노숙자 한분이 따라왔다. 

지난 겨울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노숙자가 우리 작은 교회 교회에 들어와  구석에 앉았다.

얼마나 몸을 않씻었는지  교회안이 냄새로 가득찼다.

그 날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는 매주일 교회를 찾아 왔다.

늦게와 밥만 먹고 가도 될 터인데 예배에 꼭 참석을 하는 것이다.

예배가 끝난 시간엔  보통 5,6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우선 입구에 놓인 봉지 커피로  뜨거운 커피를  한잔 마시고 챙겨주는 돈을 받아들고는  다른 교회로 부지런히 간다.

이 양반들에게 식사를 권해 봤지만 돈이 더 필요한지 여섯 일곱 교회를  정해 놓고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가끔 교인들이 떡을 내는 날이면 떡 한덩이씩 챙겨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그분들은 어디 사는지 깔끔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한 집사님이 노숙자를 맡아 돈을 주고 목욕을 하고  옷도 깨끗이 입을 것을 권했다.

어느 날 더벅버리를 깨끗하게 박박 밀고는 옷도 깨끗하게 입고 "새사람"의 모습으로 나왔다. 

우선 하나님의 말씀보다  이발과 새옷이 그를 새사람으로 변화시켰다.

그가 이번 수련회에 따라 오겠다고 했다니까  한끼의 따듯한  식사가 그리웠는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해선지 그만 알 노릇이다.

솔직히 모두 그를  꺼려해서 네명이 자는 우리방에 그 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집사님이 알아낸  얘기를 종합해 보면 나이는  64세이고 고향이 충북 음성이다.

 15년전 그곳을  떠났고 고향에는 아무도 없고 초등학교조차 다닌적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가락시장내  이곳 저곳을 찾아  자고 있으며 한쪽 다리가 아파 부지런히 구걸 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했다.

한쪽 무릎위에 깊은 상처가 있다.

그 분은 호텔에서 주는 하얀 이불에 에어컨 나오는 방에서 자며 호텔서 주는 다섯끼의 음식을 먹었다.

담당 집사님 한분이 호텔에 있는 온천 사우나에 데려가 등도 밀어주며 목욕을 시켰다.

처음엔 사우나가 뭐하는곳인지 몰라 안가려 하더니 목욕하며 즐거워 하더라고 했다.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나중에 먹으라고 집에서 가져온 간식과 교회 간식을 부지런히 챙겨주는 일 밖에 없었다.

그 분은 통 말이 없다.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분인지 ,고향을 떠나 15년간 무엇을 했는지,고향에선 노예처럼 일만 했는지 모를 일이다.

"3일간의 호사"가 끝나고   담당 집사님이 승용차로 그분의 터전, 가락시장 근처에 내려주고  그 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주일이면 교회로 또  올 것이다.

그 분이 다른 모습으로 교회를 찾아온  예수님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