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산책

장충단 족발집과 남산의 사랑의 맹세

Jay.B.Lee 2011. 5. 4. 08:05

 

서울에 살면서 자주 오가던 곳도 회사 사무실이 바뀌고 또 은퇴를 하며 동선이 바뀌어 갔다

 자주 오고 가던 곳 -한남동에서 장충단 공원에 이르는 길과 신라호텔.

한달전 친구들과 회현역에서 남산을 올라  숲길을 돌아 국립극장을 거쳐  내려오던 장충단 공원이다.

이제는 잘 정비된 공원에서  배호의"안개낀 장충단 공원"을 상상하기 힘들다.

지반번과 달리 역코스로 잡은 날 ,오랫만에 아내와 장충동 족발집에서 점심을 하고 남산을 돌아 보기로 했다.

장충동에서  족발을 먹고 싶다는 안사람의 말을 기억하고 있어서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어지러운 족발집 간판-서로 배우고 전수되어 그 맛이 그 맛이겠지만 원조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할머니집이요 방송국에서 취재하지 않은 집이 없다.

족발집에서 둘이서 점심을 먹기란 어려운 일임을 처음 알았다.

가장 작은 것이 3만원에 식사로 족발만 먹을 수 없어 만두나 냉면을 하나 시켜 나눠 먹어도 넘쳐나는 양이다.

적어도 단백질과 콜라겐과 탄수화물이 조화는 이루어야 식사다운 식사가 될법하다.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족발집이 아닌 파는 입장만 주장하는 족발집이다.

저녁 아닌 점심에 족발 몇점과 식사를 할수 있는 메뉴는 없다.

*만두(떡만두)국 혹은 냉면+족발 몇점-  10,000원~12,000원 이런 메뉴나

*혹은 족발 15,000-20,000원짜리 +식사 이렇게 시켜 먹을 수 는 없나 .

강제로 칼자루 아닌 칼날을 잡게하는 족발집은  불편하다.

내가 왜 사먹지 않고 얻어먹어야 하는 기분이 들게 할까.

연변 아주머니들이 서빙하는하는 한 반찬이 부족한듯 하면 미리 가져다 주는 센스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저 불러서 가져다 주면 그것으로 감사해야 한다.

맛있으니까 모든 것을 참고 먹으면 건강에 좋다.

버리고 갈 수는 없어 남은 족발을 싸달라고 하자  두말없이 포장하여 Doggy bag에 넣어준다.

 

 해마다 무심코 지나던 5월,생명이 태동하듯  마음이 상쾌하다 .봄에 여행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청계천에 있던  수표교

손님 접대다 출장이다.신차 전시회다 풀방구리같이 드나들던 신라호텔 .결혼식이 있어야 일년에 한두번 가보는 곳으로 변했다.

 

 

 

02번 남산 순환 버스를 타고 타워까지 오른다. 

실력있는 초상화가 앞에 코가 오뚝한 외국 여인이 자릴 잡는다.

그녀는 갔지만 편안히 턱을 괴고 있는 고 장진영의 초상화 .  살아 있는 듯한 그녀의 눈빛

영화 "청연'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마이산 돌탑을 닮은 사랑의 자물쇠 탑.얘기는 들었으나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갑자기 자동차 폐차장과 같은 이미지가 떠 오른다.

바람도 막고 떨어져 죽을 수 있는 위험도 막고 사방이 강화 유리로 둘러 싸였다.

커피를 시켜놓고 맑은 날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보다 좋은 전망이 어디 있으랴

사진 찍기를 원한다면 유리가 가리지 않는 한단계 더 오르면 된다.

사랑의 맹세- 그러나 사랑은 깨어진다.

첫 사랑은 필히 깨어지는 것 

결혼까지 이르렀다면 존경 받아 마땅하나니.

사랑의 언약이 다 자물쇠 회사의 음모인줄 알아야 했다.

자물쇠로 그대들의 마음들을 맺으려 했다면 사랑에 대한 불안이리라

그대들의 깨어진  사랑만큼  자물쇠를 찾아  버릴 수만 있다면 앙상한 가지처럼 남아 있으리라 .

사랑은 그대들의 가슴에 새길 망정, 값싸게 자물쇠에 사랑을 흥정하지 말지니 후일 그대들이 이곳을 다시 찾을 일도 없으리라 .

그러나 나는 안다.

그때 만큼은 그대들의 사랑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

 

 

 

일본 관광객들도 보이고 마음 먹고 일본에서 가져온 자물쇠도  있다.

               

             

남산 공원 전망대터에 자리잡은 대학생들과 교수.

한사람앞에 한병씩 놓인 막걸리와 음료수.

같은학과  학생들인지 아니면 서클 동호회 모임인지.

조용히 인사들하며 모임을 가진 것은 좋으나 이곳이 공공 장소에 공원임을 감안한다면 술자리는 없어야 했다.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이 차세대를 이끌 주역이라면 이런 의식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로는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을 넘기가 힘들다.

이정도야 하고 스스로 알아서 하지 못하고 타인의 신고를 통해 행동에 통제를 받는다면 성숙한 시민이 결코아니다.

외국 관광객들과 시민들 앞에서 치부를 일부러 들어내는 딱한 교수와  대학생들 -학생들은 교수란 지도자 하나 잘못만나도 방향은 틀어지게 마련이다.목표보다 방향이 중요한 세대다. 

남산에 올라 이 많은 집중에 우리집이 하나 없다니 넋두리 하던 소설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은 이많은 빌딩중에 내 빌딩하나 없다니 하지 않을까?

토론토 350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CN tower에 소개되었던 남산 타워.

언젠가 해발아닌 지상높이로 변했는지 탈락되었다.

봉수대

마지막 벚꽃이 남이 있는 남산 숲속이다.내년에는 벚꽃을  남산과 선릉에서 즐겨야겠다.

 

 

오래전 식물원이 있던 자리엔 예쁘게 가꾼 작은 화단이 산책객들을 즐겁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