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봄이 오는 앞동산과 재건축

Jay.B.Lee 2011. 4. 22. 21:31

 

 

               

 

 

사진:아파트 베란다 앞 동산.

 

작년 여름 태풍 "곤파스"에 앞동산 나무가 이십여 그루가 부러지고 뽑혀나간후 관리사무소에서 나와  밑둥만 남기고 모두 잘라버렸다.

횡해진 앞동산에도 봄은 정확히 찾아왔다.

전에 사다가 내가 심어 놓은 홍매화는 죽었는지 보이지 않고 진달래가 진후 덤불속에서 간간히 피기 시작한  개복숭아꽃이 초라하다.

여름엔 완전히 정글로 변해 사람 통행이 어려워진다.

한철 극성스러운 동네 아이들이 숲속에서 놀이를 하면 이곳저곳에 터널길이 생긴다.

이곳에서 다시  봄을 맞은후  내년말이면 이주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부터였다.

넉넉히 잡아 3년여의 이주기간에 다시 3년여의 공사기간이 소요된다.

빨라야  만 70세에  새 아파트에 입주다.

수명이 늘어 난다 해도  70이면 새 아파트에 새 살림에 즐거워 할 나이가 아닌 것 같다. 

뚱단지 같이 고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 아파트 단지 동일  주소에서 붙박이로 30년 산 그를  누가 놀렸나보다.

아 나같은 사람 하나  더 있다며 내가 생각났다고.

 나는 단지내에서  한번 옮겼고 해외에 다녀온후 단지내에서 다시 이사했다고 경우가 다르다고 변명했지만  사실 그 친구 생각처럼 크게 다를 바 없다.

아이들 교육 ,수영장,교회,또 형제들과 가깝고 두개의 고속도로를 5분이내에 진입한다는 장점과 양수,양평등 교외에 나가기 좋은 곳,올림픽 공원이 옆이어서 편하고 ,지하철 역있고 또 9호선 역이 생기는 곳이라고 이런 저런 변명거리를 찾아본다.

현재 아들,딸과 멀지 않은 거리에 살며 집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내 생각이고   스스로 융통성이 없나 자문한다,

봄이 되니 산비들기들이 날아 왔다가 막 싹이 오르는  나무 가지를 쪼아대다가  날아 간다.

앞동산은  재건축이 되면 공원 부지에 편입되어  영구히 남는다.

이제는 봄을 쫓을 나이도 봄을 다시 기다리는 나이도 아니다.

파릇한  봄을 나른한 눈으로 즐기는 것이 최선이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는 사람처럼.

 

 

 

 

 

'살아온,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롱이와 일주일 함께 살기  (0) 2011.06.14
이화여대 아르바이트생  (0) 2011.05.13
우리랑 똑같잖아!-엄마를 부탁해  (0) 2011.04.16
부안 백합죽  (0) 2011.04.13
미국인 사위 맞은 사촌형  (0) 2011.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