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커피를 기대어 찍은 머그는 오래전 고 고우영 화백 1주기 전시회에서 산 "삼국지 "기념품.
출장이 잦은 아들이 콜럼비아를 가며 지나던 뉴욕에서 샀다는 커피다.
라벨에 작은 글씨로 콜럼비아,브라질이 써있는 것을 보면 그 중 어느 나라던지 두나라 커피를 블렌딩한 것으로 짐작이 간다.
나일 먹으면서 받는 선물중 마음에 드는 것이 먹는 것과 돈이다.
상품권보다 돈이 더 좋다,
먹는 것도 과일이 좋고 케익과 빵은 부담스럽다.
해외 여행길에 가져온 포도주는 무거운 것을 들고 수고한 것을 생각하면 더 부담스럽다.
내 스스로 생각해도 이제 속물이 다 되었다.
주던 시절에서 어느사이 받는 입장이 되어 보니 더 그렇게 되었다.
빨간 오린지 레드 색갈의 포장이 마음까지 밝아진다.
작은 구멍을 통해 솔솔 베어 나오는 커피향이 매혹적이다.
이스탄불 이집션 시장 커피집에서 커피콩 볶던 냄새가 죽여주었는데.....
여행길이 아니라면 갓볶은 커피를 사려고 기다리던 긴 줄 뒤에 서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내것과 아내를 위해 커피를 두잔 내렸다.
과일향과 초콜렛 향이 난다.
신맛이나 쓴 맛 대신 뒷맛이 달착지근하다.
맛이 부드럽다.
커피봉지를 새로 헐거나 새 포도주 병마개를 딸 때의 설레임과 기대감.
삶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짧은 순간의 기쁨이요 전율이다.
설레임에 대한 추억-초등학교 시절 단체관람 영화가서 상영 시작 벨이 울릴 때,
첫직장 출근 길,첫 데이트,
소개팅으로 미지의 여자를 만나러 가던 날,
새벽 이슬에 젖은 골프장 잔디를 밟으며 안개속으로 첫 Tee-Off를 했을 때,
새로 산 자동차에 앉아 시동을 걸 때 들려오던 엔진 소리,
오랜 여행 준비를 마친후 드디어 탑승한 비행기가 이륙 할 때.
설레임이 적어지는 나이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서글픈 일이다.
백화점에 가면 여러가지 커피가 있긴 해도 아들이 선물해준 커피는 특별하다.
갓 볶아 낸 커피 원두처럼 더 신선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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