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당고모

Jay.B.Lee 2010. 1. 23. 09:06

며칠전  6촌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당고모의 부음을 전한다.

 당고모부가 돌아가신후 일년 반만이다.

돌아가신 아버님 보다 5살 아래인 사촌 여동생으로 향년 89세.

동서을 터미날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가며  5년전 대구에서 열린 두분의 회혼식(결혼 60주년 기념으로, 앞서 보낸 자식이 없어야 한다) 이 생각났다.

사모 관대를 쓰고 연지 곤지 바르고  오래 해로하신  두분은 마치 새신랑 신부 처럼 즐거워 하셨다.

당고모는 충북 영동 양산면에서 태어나  대구로 시집가 우리는 당고모부의 고향을 붙여 영천 고모로 불렀다.

제일 맏이셨던 고모는 선산고모로 다른 분들은  왜관 고모,부산고모등 작은 할아버지 자손들은 추풍령 고개 너머로 시집가고 또 대구에서 중매를 통해 영동으로 시집을 오기도 했다.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의 경계에 있는 영동에서 타지로 멀리 시집 오가던 일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400년전 합천에서 과거 보러 올라가다  영동 양산에 주저 앉으신 할아버지 .

무남 독녀 외딸을 가지신 최씨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낮잠을 주무시다 동구 밖 정자에 용이 감긴 꿈이 이상해 머슴을 시켜 보내보니 웬 총각이 잠자고 있더란다.

총각이 바로 합천 할아버지로 최씨 할아버지께 불려가  자초 지종을 들은 후  후일사위가 되어  영동 군 양산면에 정착, 일가를 이루어 400년을 살아 온것은 전설아닌 사실이다.

할머니 ,큰아버지 ,큰 어머니 산소가는 밭옆에  지금도 최씨 할아버지 ,할머니 무덤이 있다.

 문중에서 일년에 한번 제사를 드린다.

친 할머니께서는 무주 설천면에서 영동으로 시집 오셔 무남 독녀 외딸 답게  일생을 고고하게 사시다 가셨다.

시카고에서 별세하신 작은 어머님 은 진산에서, 큰 어머니 작은 어머니는 대전에서 우리어머님은 천안 병천에서 다른 작은 어머님 두분은 서울분들이시다. 

 아버님 세대전부터  각지방 사람들이 골고루 섞였는데 우리세대들은 더 복잡하다.

아래 세대엔 이젠 외국인도 섞이고  조용히 흘러가는 물에 하나의 물결이 이루며 가고 있다.

4남 2녀를 두셨던 당고모.

동양화가셨던 남편과  한평생 살았고  아들들은 모두 경북고를 나와 의사 ,한의사등이 되었다.

건축가로 미국이민 30년의 성공적인 삶을 접고 연변 과기대에서 10여년째 가르치며 봉사하는 사위등을 둔   당고모의 여자로서의 삶은 행복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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